20대 항공사 직원의 비행기 일기
처음 공항에서 근무하던 날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항공사에 입사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저는 어설픈 신입사원 그 자체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른 채, 그저 설레는 마음 하나만 안고 공항으로 출근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멋지게만 보였던 비행기.
여행의 시작과 설렘을 가득 안고 타게 되는 비행기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 한 편이 하늘로 오르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정비사는 안전을 책임지고, 승무원은 비행기 운항과 기내를 관리하며,
지상에서는 운송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모두 비행기 한편을 띄우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항공사 직원들 외에도 짐 검사를 하는 검색대, 하늘의 상황을 컨드롤 하는 관제, 공항의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경찰대 등—공항은 말 그대로 ‘사람들의 연결’ 위에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부푼 마음 뒤에는 막연한 불안감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렇게, 나의 공항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대했던 풍경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공항은 생각보다 훨씬 더 바쁘고, 복잡하고, 긴박한 곳이었습니다.
예기치 않은 상황은 늘 발생했고, 매 순간이 ‘비상’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작은 실수가 비행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매일 1000명이 넘는 승객의 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그 무게는 생각보다 무거웠습니다.
스케줄 근무도 쉽지 않았습니다.
9 to 6의 안정적인 생활에 익숙했던 저는 아직 어두운 새벽, 누구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출근길에는 졸린 눈을 비비며, 그날 비행편의 특이사항을 확인하곤 했습니다.
신입이었지만, 어깨 위에는 책임이 가득했습니다.
공항을 울면서 뛰어다녔던 일도 수차례
나는 너무 약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일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왜일까요?
아마도 누군가의 여행길에 제가 작게나마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책임감’이 제 성향과 잘 맞는다는 것도요.
공항은 고정되지 않은 곳입니다. 매일이 새롭고, 사람도 상황도 다채롭습니다.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늘 예측할 수 없기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그 안에서 저는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공항과 항공사에서의 저의 일상, 느낀 점들, 그리고 그 안의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여행이 시작되기 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