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초등학교에서 만나는 K-컬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by Lois Kim 정김경숙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2월 8일 일요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내가 몬테네그로에서 3개월 언어교육을 받는 곳은 작은 마을에 있는 한 초등학교. 학교는 마을이 다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있다. 내가 사는 집에서 볼 때는 저 멀리 성냥갑처럼 보여서 언제 올라가나 싶다. 매일 아침 경사진 언덕 길로 30분 정도 걸어간다. 공동묘지 (좋게 말하면 묘지 공원)도 지나간다. 길거리에는 주인 없는 개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늘 경계하고 다녀야하는 그런 마을(오자마자 광견병 예방 주사를 2번 맞았다 ㅠ.ㅠ - 개 이야기는 나중에^^).


이 마을 학교 중간 휴식 시간과 점심 시간에는 학생들이 모두 운동장에 나와서 축구, 배구, 농구 등을 놀이를 한다. 나도 점심시간이면 새로 배운 몬테네그로 언어 한마디라도 더 연습하려고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간다. “Hi” 혹은 “Dorbo Dan! (Good afternoon)” 하고 인사를 하면 아이들이 주변으로 몰려든다. 어디서 왔냐고 묻는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한국에서 살다왔다고 하면 정말 큰 호기심을 보인다. 한국말을 가르쳐 달라고도 하고, 한국말로 인사말을 어떻게 하는지 묻는다. 또 어디서 알았는지 발음도 제대로 하며 “떡뽂이”를 먹고 싶다고도 한다. 지난 주에는 5학년 정도 된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자고 한다.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드라마를 봤다고 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봤는데, 아는 친구가 없었다. 한국말 전도사가 되어 일단 말 뜻을 알려주고, 그들이 정확히 발음할 수 있도록 떼창으로 연습을 한 뒤, 본격적 게임을 했다. 나라마다 비슷한 게임이 있는 것 같다. 한 아이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발음하기가 어렵다고 “Red light, Green light” 로 외치자고 한다. 넷플릭스 현지어 번역이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내도 나는 어려워도 한국어 발음으로 한번 해보자고 하면서 제대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한국어 발음이 잘 될 때까지 계속 도와줬다. 그렇게 점심시간 내내 신나게 놀았다. 운동장 한 쪽 끝에서 다른 한 쪽 끝까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외침이 울려퍼졌다. 뭔가 애국적인 일을 했다는 느낌 ㅎㅎ. 국뽕인가!!! ^^


이국 땅(몬테네그로와 한국은 수교국이지만, 상주 대사관, 영사관이 없다. 서로에게 아직 ‘멀게 느껴지는’ 나라)에서 한국 놀이로 아이들과 연결되는게 즐거웠다.


예전에 서울에서 내가 살던 아파트 바로 앞에 중학교가 있었다. 운동장이 한 눈에 보이는데, 그 운동장은 늘 텅비었다. 운동장 한쪽 귀퉁이에서 체육 시간 정도 보내는 것을 빼고는. 아이들이 컴퓨터를 좀 멀리하고, 스마트폰을 덜 보고, 그 시간에 우리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는 놀이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AI 시대에 더더욱 몸을 쓰는 놀이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


근데 다음에는 어떤 놀이를 같이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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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한 미디움글을 반갑게 발견했다 _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외국에서는 뭐라 할까? (외부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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