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뇌가 다시 살아나는 순간 - 언어는 결국 사람에게 닿는 일.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2월 18일 수요일
머리를 쥐어 짠다!
몬테네그로 평화봉사단은 정식 파견 전에 3개월간 교육을 받는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8시부터 5시까지 몬테네그로 언어 수업을 갖는데, 정말 인텐시브 과정이다. 2년 과정을 3개월로 축약해놓은 듯, 매일매일의 진도는 무섭게 빠르다. 하루라도 복습을 안 하고 넘어가면 따라가지 못하는 양이다.
영어를 배울 때도 그랬겠지만 몬테네그로어에도 외워야 할 것이 많다. 명사의 성(여성/남성/중성)을 외워야하고, 동사 변화를 외워야한다. 변화 규칙이 있지만 불규칙 동사가 꽤!! 많다. 그리고 형용사도 변화를 한다. 가장 압권은 고유명사도 변한다는 것. 사람이름이나 도시명, 나라명도 변화를 줘야한다.. Emina 는 소유격, 보격, 목적격 등으로 사용될때마다 다른 어미가 붙는다. Emine, Eminu, Eminem, Eminoj, 등등. 물론 여기에도 많은 예외가 있다.
암튼 어렵다는 언어 집중 수업을 3주반을 받고, 오늘 첫 오럴(말하기) 테스트를 했다. 10분 동안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그랬지만 대화에서 결국 더 어려운 것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다. 질문을 알아듣고, 상대방이 뭐라고 말하는지가 들려야 말을 할 수 있다. 가족에 대해, 하루 루틴에 대해, 또 나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고 대답을 했다. 대답은 만족스러웠지만, 질문에 대해서는 서너번 다시 말해 달라고 얘기해야했다.
오럴(말하기) 테스트 후에는 개별 피드백을 받았다.
Unexpectedly, very very good. Excellent 의 답을 받았다!! ==> 야호~~
문법이 완벽했다. 모든 예외를 다 맞게 적용했다. ⇒ 역시, 암기와 문법에 강한 한국인 ㅎ
문장 구성이 화려하고 다양했다. ⇒ 매일 쓰는 일기가 한몫. 나름 작가 ㅎ
듣는 부분만 좀더 향상시키면 좋겠다. ⇒ 역시 귀 트이는게 여기서도 중요!!
언어를 배우는 것은 정말 긴, 지난한 과정이고 인내심을 요구한다. 언어라는 게 배워가면 갈수록 알게된 것에 대한 기쁨도 느끼지만 더 배워야할 부분에 대한 아쉬움과 부족함이 오히려 더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언어를 배우면서 새 문화를 알아가고 사람들고 그 언어로 더 깊게 얘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그 어떤 것과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오늘도 학교에 걸어오는 길에 도로 공사를 하고 현지인을 만나서 더듬거리는 언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현지어 한마디를 하면 너무나 반갑게 맞아준다. 한국에 있을때 외국인이 한국어로 말을 걸면 반갑고 대견하게 느꼈던 그 느낌이다.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면 내가 더 열심히 해할 부분.
평화봉사단이 지역사회에서 스며들어서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선 동화(integration)이 가장 중요하다고 늘 듣고 있다. 그리고 그 동화의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은 그 지역 언어로 얘기하는 것. 그 지역 언어로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 만큼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도 없을 것이다.
낯선 문화로 스며드는 과정,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즐긴다.
Hvala Mnogo (흐발라 므노고, 감사합니다)처럼, 자음이 연달아 나와서 “얼음땡”하게 했던 단어들도 이젠 조금은 익숙해졌다.
50대 후반,
또다른 새로운 언어를,
새로운 문화에서,
3개월 집중 교육을 버텨내고,
테스트를 보고,
피드백을 받고,
또 오늘도 현지인과 더듬거리며 대화하는 사람.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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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몬테네그로어로 쓴 오늘 일기 - 나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