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내가 알던 그 단어가 나를 "배신"한 순간

Sport 가 동사로 사용 되었을 때 얼음땡!!

by Lois Kim 정김경숙


sport가 동사로 쓰이는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잠깐 얼음이 됐다. 너무나 익숙한 단어인데, 전혀 모르는 단어처럼 느껴졌다. 내가 알던 sport(s)는 명사다. 스포츠, 경기. 그런데 찾아보니 해당 문장 속 sport는 “~을 달고 있는, ~을 자랑하듯 하고 있는”이라는 뜻의 동사였다. 그 순간 깨달았다. 단어가 어려운 게 아니라, 내가 단어를 고정해두고 있었던 거라는 걸.


그리고 나서 원어민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sport가 생각보다 자주 쓰인다는 걸 알게 됐다.


한 친구가 로고가 크게 박힌 자켓을 입고 “등장”했다면, wearing 을 사용하는 대신,


“He’s sporting a designer jacket with a bold logo.” (큰 로고가 새겨진 디자이너 자켓을 입고 등장했다)


sporting이라고 말하는 순간, wearing과는 다른 뉘앙스가 느껴진단다. 단순히 입고 있는 게 아니라, 살짝 자랑하듯, 자신 있게 드러내고 있는 느낌이라고.


또 아래와 같이 사용할 수 있다. “She’s sporting a new leadership style.”(그녀는 새로운 리더십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He’s sporting a new title after the promotion.”(그는 승진 후 새로운 직함을 달고 있다.) 일상에서는 더 가볍다. “You’re sporting a new haircut.”(새 머리 스타일 했네.).


avail도 비슷했다. 나는 늘 available만 알고 있었다. 사용 가능한. 그런데 “Please avail yourself of the opportunity.”라는 문장을 제대로 이해했을 때, 또 한 번 멈췄다. avail oneself of는 “~을 활용하다, 이용하다”라는 뜻이다. “Employees may avail themselves of flexible work options.”(직원들은 유연 근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Feel free to avail yourself of our support.”(저희 지원을 편하게 활용하세요.) 단어는 낯설지 않은데, 쓰임은 전혀 달랐다. ⇒ 그런데 avail은 20대 초반 원어민 친구에게 물어보니 본인은 거의 안쓴다고 한다.


game 역시 그렇다. 명사로는 게임이지만, “I’m game.”이라고 말하면 “나 할 의향 있어.”가 된다. “Are you game to lead this project?”(이 프로젝트 맡을 의향 있어?) 이 짧은 문장은 태도를 드러낸다. willingness라는 긴 단어 대신, game 하나로 충분하다.


부모로만 알고 있는 Adult 도 동사(혹은 동명사)로 자주 쓰인다. “I don’t feel like adulting today.”(오늘은 어른 역할 하기 싫어.) 명사가 행동이 되는 순간, 책임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일상의 동사로 바뀐다. 혹은 Why is adulting so hard? (왜 어른 되는 게 이렇게 힘들지?) 이나 “I’m tired of adulting.(어른처럼 사는 거 너무 지쳐.)” 이런 표현에는 어른되는 것에 대한 책임감, 어른 노릇/어른 역할을 얘기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단어를 한 품사로 외운다. 혹은 단어 = 뜻 한개, 이런 식으로 1:1 대응으로 외우다 보니, 뜻밖의 형태를 보면 당황한다. 즉, sport는 명사, green은 형용사, game은 명사. 안전한 정의만 기억한다. 그러나 실제 언어는 그렇게 정지해 있지 않은 것 같다. 단어는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기능에 따라 변신한다.

내가 당황했던 건 영어가 바뀌어서가 아니라, 내가 단어를 하나의 박스 안에 넣어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전을 볼때 앞에 1번만 봤던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렇게 단어가 나를 멈추게 한 그 순간이 좋다. 왜냐하면 그게 이상하다는 것이고,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고, 새로운 단어 표현를 알게 되는 순간이고 또 내 영어가 한 단계 위로 올라가는 순간이니까. 물론 속으로는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해~~ 하는 한숨이 나올 때가 많다ㅎㅎ


로이스의_씨크릿_영어


이전 11화[영어] 시제는 “문법”이 아니라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