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아들아_지금부턴_엄마_아니야
#아들아_지금부턴_엄마_아니야 (4편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가 중요해)
“자기소개 해보세요.”
면접에서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면접을 마치고 나오면서 가장 후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나도 그랬다). 어떤 회사에서 무엇을 했는지를 나열하는 사람, 앵무새처럼 외워 온 문장을 영혼 없이 읊는 사람, 길게 이야기하지만 정작 핵심이 없는 사람, 분명 말을 했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남지 않는 사람. 다양한 유형을 많이 봐왔다.
자기소개는 내가 한 일들의 나열이 아니다. “나”에 대한 브랜딩 스테이트먼트(Brand Statement)이고, 스토리(Storytelling)여야 한다. 즉, 내가 무엇을 했던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시간이다.
경력직에게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취준생 이야기로 좁혀보려고 한다.
대학교나 대학원을 막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이야기할 경험이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우리 아이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을 어려워했다.
“경험이 별로 없어서 할 말이 없어.”
“이 경험은 좀 너무 평범한 것 같아 ”
“이건 다들 하는 얘기 아닌가?”
“그건 그냥 알바였는데…”
이런 말을 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기소개를 잘한다는 건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스토리로 정의해보는 거라고. 경험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리를 안 해봐서 그런 거라고. 브랜드 스테이트먼트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계속 다듬어가는 것이니, 일단 초안을 만들어보라고. 특히 취준생일수록 이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많은 취준생들이 특별한 경험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경험이 없는 게 아니라, 해석되지 않았을 뿐이다. 경험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이해되는 것이고, 그 이해가 쌓이면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예로 들어준 “리타 이야기”가 있다.
미국에서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 일할 때 만났던 10대 수퍼바이저, 리타 이야기다. 리타는 17살에 타코벨에서 일을 시작했다. 반복되는 단순한 업무 속에서도 작은 개선점을 계속 찾았다. 잘 나가는 재료를 더 손에 닿기 쉽게 창고 선반을 바꾸는 식이었다. 이후 더 큰 매장에서 팀 운영을 경험하고 좀더 큰 임팩트를 만들고 싶어 스타벅스로 옮겼고, 수퍼바이저가 되었다.
리타가 가장 신경 썼던 건 보틀넥 없이 돌아가는 팀이었다. 주문이 몰리면 상황을 빠르게 보고 스태프의 위치를 바꿨다. 주문을 잘 받는 사람은 카운터로, 손이 느린 나는(^^) 매장 관리로 보내는 식이었다. 3평도 안 되는 카운터 안에서 사람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고객에게 더 빨리 음료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동선을 바꾸는 것을 상상하고 실행하는 것이 리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고등학교만 졸업한 리타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신입을 뽑는 입장이었다면, 속칭 ‘스펙 좋은’ 대졸자보다 이 친구를 먼저 뽑고 싶겠다고. 단순한 알바 경험이지만 그 속에 이야기가 있다. 이런 친구 만나보고 싶지 않은가?
이렇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을 아래처럼 정리해봤다.
첫째, 직무가 아니라 ‘방식’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카페 알바를 했다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일을 했는지를 떠올려보는 것이다. 리타의 경우 “매일 작은 효율성을 찾아내는 사람”이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중요한 건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는 사람이냐, 이다.
둘째, 한 가지 ‘주제’로 경험을 연결해보는 것이다. 알바든 인턴이든, 내가 가장 많이 고민했던 지점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본다. 리타에게는 ‘효율성’이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문제를 어떻게 발견했는지, 어떻게 바꿨는지, 사람을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게 되었는지를 더해준다. 작은 변화가 결과를 바꾼다는 걸 깨달았는지, 사람을 먼저 움직여야 일이 된다고 느꼈는지,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이게 쌓이면 나의 기준이 되고, 나의 일하는 방식이 된다.
이 세 가지가 연결되면 훌륭한 브랜드 스테이트먼트가 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이걸 한 문단으로 묶으면 된다.
취업은 결국 누가 더 많은 것을 했느냐의 경쟁이 아니다. 누가 자기 경험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설명하느냐의 경쟁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스펙이 아니라 이야기다.
브랜드 스테이트먼트는 대단한 경험이 있는 사람만 만드는 게 아니다. 오히려 경험이 적을수록 더 필요하다. 같은 스펙 안에서 누가 더 선명하게 설명하느냐가 결과를 바꾸기 때문이다. 오늘 한 번, 자신만의 이야기, 자신만의 브랜드 스테이트먼트를 만들어보자.
아들아_지금부턴_엄마_아니야 (4편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가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