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마지막). #아들아_지금부턴_엄마_아니야 (5편 영어, 영어, 영어
#아들아_지금부턴_엄마_아니야 (5편 영어, 영어, 영어)
그룹 1: “영어를 잘하는데 일은 좀 못한다”
그룹 2: “영어는 좀 못하지만 일은 잘한다”
중간 관리자였던 30대 후반까지 나는 이세상 사람(직장인)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생각했다. 그리고 채용할 때 나는 그룹 2, 그러니까 “영어아쉽 밧 일잘" 사람을 당연히 선택했었다. 그런데 인터넷이 들어오고 국가 간 경계가 흐려지고, 글로벌 아웃리치가 너무나 당연해진 세상에 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고객을 이해하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팀과 일할 수 없으면 더 이상 ‘일잘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영어를.
미국 회사에 다니던 나는 예산을 따기 위해서도 영어로 설득해야 했고, 크로스 펑셔널 미팅에서 내가 맡은 프로젝트에 대해 협조를 구할 때도 영어로 설득해야 했다. 모든 이메일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매일 이어지는 아태 지역 혹은 미국과의 미팅도 영어로 이루어졌다. 영어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었다.
영어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직장인 중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챗GPT와 같은 도구 덕분에 언어 장벽이 낮아진 것은 맞지만, 대화와 설득의 순간에 실시간으로 모든 것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대부분이 비언어적 요소에서 나온다는 것을 기억하자. 한 연구에 따르면 메시지 전달에서 말의 내용은 7%밖에 안되는데 반해 목소리 톤은 38%, 표정과 몸짓은 55%를 차지한다고 한다. 결국 감정과 태도를 전달하는 데 있어 약 93%가 비언어적 요소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번역이나 AI가 이 부분까지 대신해줄 수 있을까.
영어를 하면 기회의 문이 넓어진다. 영어는 지구상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이고, 전 세계 콘텐츠의 대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다. 웹사이트 기준으로 보면 한국어 콘텐츠는 1%도 되지 않는다. 한국어만해서는 그 1% 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밖으로 나가야 기회가 열린다. 물론 미국에 가지 않아도,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영어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나오기도 하고, 외국 고객을 이해하고 글로벌 팀과 협업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강연을 갔던 한 중소기업은 하루아침에 글로벌 기업에 인수합병되면서 영어가 회사의 공식 언어가 된 사례도 있었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만들어진다.
영어의 중요성을 안다고 해서 영어를 꾸준히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1년, 2년이 아닌 10년 또 그 이상을 말이다. 아래는 내가 하고 있는 다섯 가지 방법들이다.
1.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하나를 정해서 꾸준히 파고드는 것, 나의 경우는 라이브 아카데미였다. 2. 가능하다면 1:1 튜터링을 해보는 것도 좋다. 줌이어도 좋고, 오프라인도 좋다. 중요한 것은 피드백(코렉션)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20년 넘게 튜터와 함께 공부하고 있다.
3.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파닉스부터 해도 늦지 않다. 나는 마흔에 파닉스를 시작했다. 지금 20대, 30대라면 시간은 충분하다. 마흔 살에 파닉스를 시작한 나에 비해 얼마나 이르게 시작하는 것인가!!4. 내가 관심 있는 콘텐츠를 영어로 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자연스럽게 언어에 노출되는 것이 가장 오래 간다. 일본 만화를 좋아해서 일본어를 마스터한 친구들을 많이 봤다.
5. 함께 공부하는 버디 시스템이 있다면 꾸준히 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된다. 두 명이든, 그룹이든 좋다. 정기적으로 만나도 좋고, 단톡방에서 서로 배운 표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 된다.
영어에 대해서는 그동안 브런치 블로그에 정말 많은 글을 써왔다. 스스로도 ‘한이 맺혔다’고 표현할 정도다. 그런데 지금 나는 몬테네그로에서 평화봉사단 “영어 교사”로 지내고 있다. 영어에 한이 맺혔던 내가 영어를 가르치게 될 줄이야. 정말 상상조차 못했던 일!
결론적으로, 영어, 중요하고, 또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아들아_지금부턴_엄마_아니야 시리즈로 취준생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5편으로 정리해봤다.
1편은 루틴, 진짜 중요해,
2편은 자존심은 잠깐 내려놓으렴,
4편은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
취업 시장이 쉽지 않은 이 시기에, 취준생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s. 이번 글을 연재하면서 글 속에 아이(이제는 다 큰 성인) 이야기가 들어가 있어서 본인에게 조금 조심스러웠다. 최대한 프라이버시를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 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미안함을 느낀다. 글 쓰는 엄마를 둔 것을 숙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