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국회의원 30%, 그런데 집안일은 100%

몬테네그로의 성 기대 역할, 왜 이리 익숙하지????

by Lois Kim 정김경숙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몬테네그로는 가부장적인 가치체계와 생활문화를 갖고 있다. 물론 포드고리차(Podgorica)나 부드바(Budva)와 같은 큰 도시는 조금 다르지만, 국토 80% 이상이 산악지대인 대부분의 몬테네그로에는 예전의 남성 중심적인 가치체계가 많이 남아 있다.


몬테네그로에 와서 문화 교육 시간에 배운 이 나라의 가부장적 성역할에 대한 코멘트들을 정리해보면,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 예전 할머니, 혹은 엄마 세대와 비슷하다. 물론 내 세대까지도 물려받는 것들이 많다.


남성에 기대하는 가치
- 여자애들처럼 울면 안 된다
- 남자는 무서워해서는 안 된다
- 강해야 한다
- 똑똑해야 한다
- 여성을 존중해야 한다 (==> 안타깝게도, 이건 주장에만 그치고, 일상생활에서는 실천으로는 안 나타난다고 ㅜ.ㅜ.)
- 사교 활동을 왕성하게 해야 한다


여성에 기대하는 가치
- 온순해야 한다
- 얌전해야 한다
- 남성이 리드하도록 기다려라
- 우아하게 행동해라. 성적인 면을 드러내지 말라
- 수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 사교 활동은 자제해야 한다
- 술이나 담배를 해서는 안 된다


진짜 이렇게 행동하는가?


현재 자원봉사를 온 동료들은 각기 다른 호스트 가족과 살고 있다. 호스트 가족마다 조금 다른 문화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 여성들(엄마)만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는 호스트맘이 혼자 살기에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남자 동료의 경우는 함께 산 지 두 달이 되어가도 부엌에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다고 한다. 호스트맘이 남자는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한단다. 또 빨래도 직접 돌리지 못하게 한단다.


최근 내가 사는 동네에서 테나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최근 평화봉사단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내 동영상). 10대 아이 둘을 둔 40대 여성으로,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테나는 북쪽 지방 출신으로 결혼 후 해안 동네인 페츄리체로 이사 왔다. 테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가족들 밥을 차리고 도시락을 챙겨주고, 본인도 준비해서 출근한다. 여기는 학교 시작이 8시이다. 그러니 아주 일찍 일어나야 한다.


유치원 수업을 마치고 오후 4시쯤 집에 돌아오면, 아침에 서둘러 나가느라 엉망이 된 집을 청소하고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또 저녁을 먹고 나서는 설거지를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준비를 해놓는다. 전기 심야 할인이 되는 밤 11시가 되면 빨래를 돌린다. 졸린 눈을 비비고 기다렸다가 빨래를 널은 후에야 잠에 들 수 있다. 테나와 그의 남편 모두 직장 일을 하지만, 테나만 집안일을 한다.


“남자들이 집안일을 하지 않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냐?”라고 물으니, 자기 의무라고 생각한단다. 그리고 아이들 세대는 어떨 것 같냐고 물으니, 아이들은 자기처럼은 살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몬테네그로 국회의 여성 비율은 30퍼센트 정도라고 한다. 한국이 20% 정도이니 이 비율은 고무적이다. 다만 가사 노동에서의 민주화는 조금 더딘 것 같다.


다음 주부터는 정식 발령지인 폴리짜(Polica)라는 북쪽 시골 마을로 간다. 내가 머물 호스트 가족은 아버지, 딸 부부 그리고 손녀 1명, 이렇게 4명으로 이루어진 가족이다. 새로 만나는 가족들에 대해 기대가 가득하면서도, 어떤 생활 문화를 갖고 있을지 걱정도 된다. 서로에게 건강한 문화를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사진

1) 테나 집에 놀러갔을 때 직접 만든 케잌을 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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