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make it bad
Hey Jude, don't make it bad
헤이 쥬드,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슬픈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좀 괜찮아질 거야
Remember let her into your heart
그녀가 네 마음속에 있다는 걸 잊지 마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
그러면 넌 다시 시작할 힘이 날 거야 _The Beatles, Hey Jude(1968)
멀리서 버스킹 하는 가수의 노래가 들려온다.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는 5월의 리버풀은 뽀송뽀송 기분 좋은 햇살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타고 Hey Jude를 부르며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가수의 담백한 목소리가 귀를 살랑살랑 간지럽힌다.
맨체스터 빅토리아 기차역 Victoria Station에서 익스프레스 열차를 타고 35분이면 리버풀 라임역 Liverpool Lime Station에 도착한다. 영국은 기차의 나라답게 국토 전체가 기차 노선으로 촘촘히 연결된다.
예전 영국 여행에서는 자동차로만 이동해서 잘 몰랐는데 이번 방문에 기차를 타게 되면서 말로만 듣던 기차의 나라를 체감했다.
비틀즈 동상이 세워져 있는 바닷가 앞 광장에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는 얘기를 들어서 살짝 걱정했는데 점심시간대에 도착해서 그런지 오히려 한산하고 버스킹 하는 가수가 왠지 외로워 보인다. 맨체스터 근교에 리버풀이 있고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투톱인 축구 클럽이 있는 두 도시가 축구 마니아들에게 성지라는 것 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리버풀이 비틀즈의 '탄생지'라던가 '고향'이라 불린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맨체스터에 왔으면 비틀즈의 고향인 리버풀도 가봐야지, 남편이 맨체스터행 비행기 안에서 얘기할 때, 비틀즈 고향? 내가 놀라며 반문했다. 고향이면 태어났다는 건데 비틀즈가 리버풀에서 결성됐다는 건가, 공항을 나와 호텔로 가는 길에 비틀즈의 고향을 검색해 봤다. 그러니까 리버풀은 엄밀히 따지자면 존 레논의 출생지이면서 비틀즈가 결성될 때까지 존 레논이 살았던 곳이다.
사실 나는 비틀즈를 듣고 자란 세대는 아니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의 변진섭을 흠모하고 '난 알아요'의 서태지와 아이들에 열광하고 '담다디'의 이상은 언니를 추종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나에게 비틀즈는 그냥 비틀즈였고 BMW 미니와 폭스바겐 비틀즈 중 고르라면 둘 다 갖고 싶어를 외치는 수준에서 비틀즈를 좋아한다.
그리고 지난주 리버풀의 비틀즈 동상 앞에 섰다. Hey Jude를 들으며. 존 레논이 아들을 위해 만든 곡이라고 한다. 가사를 읊어보니 실연의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나 보다. 참 멋진 아빠이지 않나. 존 레논이 아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곡을 만들어 직접 들려주는 모습을 떠올려 보니 존 레논의 아들이 참 부럽다. 순간 비틀즈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같이 찍는 아들의 옆모습을 힐끗 올려다봤다. 나중에 아들이 실연으로 힘들어할 때 나와 남편은 어떤 방식으로 아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The Beatles Pier Head
Liverpool's Waterfront
Liverpool L3 1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