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4구
대략 서울 면적 6분의 1 크기인 파리는 20개 구區로 쪼개어져 있다. 18세기 말 12개였던 구區획은 반세기가 흐른 19세기 중엽 지금과 같은 20개 구區로 확대되었다. 확대 직후만 해도 1,2,3,4,5,9구에 인구 밀도가 집중되어 있었고 대략 15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며 20개 구 전체 골고루 거주민이 증가하고 분산됐다. 파리 수도권에 정착한 후 13년 이상 생활하며 파리의 다양한 민낯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생활 이방인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파리의 줌인 줌아웃을 공유한다.
퐁피두센터 광장에서 나는 친구를 기다린다. 낮게 드리운 구름 사이로 듬성듬성 보이는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파랗다. 연일 일교차가 크더니 절기로 여름 초입인 5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정말 오랜만이다. 괜히 설레서 약속시간보다 조금 빨리 도착해 광장을 서성인다. 내가 왜 설레었는지 광장에 다다라서 알았다. 거칠고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커피를 마시고 맥주를 마시고 블라블라 수다를 떨며 하하호호 깔깔낄낄. 불면 날아갈 듯 잡으면 터질 듯 하늘하늘 가벼운 청춘이 거기에 있었다. 형형색색 곱디고운 무지갯빛 에너지가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눈이 시리도록 빛나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나는 청춘이라는 말을 차마 뱉어내지 못하고 입안에 머금고만 있었다.
퐁피두센터를 마주 보며 서있는 거대한 환기구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두 개가 쌍을 이루어 서있는 모습이 미래도시의 감시자처럼 보여 순간 가슴이 서늘했다가 또 어찌 보니 영화 E.T. 에 나오는 귀여운 E.T. 눈 같아 보여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현대 예술을 다루는 퐁피두센터 광장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서성 거리기도 잠시 곧 친구와 합류하고 알 수 없는 에너지에 빨려 들어가듯 퐁피두센터로 진입한다.
이번에 관람한 전시는 찰스 레이 Charles Ray 작가의 소규모 기획전이다.
찰스 레이는 미국 시카고 출신의 예술가로 '조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기로 유명하다. 피노 컬렉션 Pinault Collection에서도 여러 작품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퐁피두센터 기획 전시에서 그중 몇몇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으로 담아온 그의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 Plank Piece I and II, 1973
black and white photograph
* Shoe Tie, 2012
stainless steel
*FAll '91, 1992
mannequin and clothes
찰스 레이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면 퐁피드센터 꼭대기 층 전면 유리창이 눈앞에 펼쳐진다.
와아아, 감탄이 쏟아지고 반사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들어 사진으로 기록한다.
좌측 멀리 몽마르트르 언덕 위로 사크르퀘르 대성당이 파리의 지붕들을 굽어본다.
연한 회색빛 구름들이 자연조명을 만들어 주고 파리의 회색빛 지붕들이 은은한 빛을 발산한다.
조금 전 퐁피두센터 광장에서 나의 잃어버린 청춘이 가여워 눈가가 살짝 촉촉해졌는데, 이젠 멀리 보이는 사크르퀘르 성당을 최대한 두 눈에 담아보려 연신 눈을 깜빡이다 보니 또다시 눈에 눈물이 고이려 한다. 이래저래 눈물샘이 마르지 않겠네.
여기가 바로 파리 뷰맛집이구나!
*Le Centre Pompidou
Place Georges-Pompidou 75004 Paris
open: 수요일-월요일 11:00-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