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는 머구나물(머위나물)을 좋아하셨다.
어릴 적 나에게도 자주 먹어보라 권하셨지만,
나에겐 너무도 썼다.
대체 이걸 어떤 맛으로 드시나, 어린 나는 자주 고개를 갸웃했다.
어른이 되어, 가지를 빼고는 웬만한 나물을 잘 먹는 지금에서야
비로소 그 씁쓸함 속에 숨어 있던 봄의 향을 알게 되었다.
무침으로 먹어도 좋고, 비빔밥에 넣어도 참 맛있다.
여전히 쓴맛이 먼저지만, 뒤따라오는 계절의 맛은 잊히지 않는다.
엄격했던 외할아버지와 쓴 머구나물,
무서웠던 그 시절의 맛이
봄내음과 함께 천천히 익어가며 나도 나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