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흐려지는 것

by 지구

이발을 배우며 ‘질감 처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머리카락을 잡아보면,

끝이 붓처럼 흐려질 때 형태가 가장 자연스럽다.

생각해보면 이건 이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관계도, 글도, 많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끝이 흐려진다.

당장은 아쉬워도

조금씩 놓아지게 되고,

몸의 힘은 빠지고 마음에는 여백이 생긴다.

그래도 괜찮다.

뿌리는 여전히 단단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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