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올랐다
이름 없는 바람이 내 어깨를 두드리고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 것들이
땀이었는지,
눈물이었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산을 올랐고
산은 나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내려오는 길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 머물던 나는
이제 내 발끝을 바라보며
조금씩 앞으로 걸음을 떼었다
무너졌던 마음의 조각들이
한 걸음, 또 한 걸음마다
조용히 맞춰지는 듯했다
괜찮다고,
가끔은 눈물로 쏟아내도 된다고,
그 감정들은 헛된 것이 아니라고,
언젠가 다시 웃게 될 거라고,
산은 말없이
나를 품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