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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emoiselleB Feb 04. 2016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ICELAND

꽃보다 청춘 시리즈


꽃보다 할배(2013~2015년)

꽃보다 누나(2015년)

꽃보다 청춘(2014~2016년)

시리즈로 연이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나영석PD의 책.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를 리뷰해보고자 한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나영석 지음


"마케팅하기 좋은 시기에 release하느라.
어찌보면 날로 쓴 글을 편집해서

한권의 책으로 엮은것이 아닌가 아녀? "
첫 책장을 펴자마자 뇌리를 스쳐가는 생각.
아놔. 그정도로 나영석 피디의 입담은 엄청나다 ㅋㅋ





어제의 시련은 오늘의 오로라를 위한 전주곡.
단, 오로라는 가슴속에 두발은 다시 땅위에.
바로 key message이지 않을까 싶다.

그의 현실성 있는, 혹은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 술술~~ 풀려져 있다
읽는 재미가 쏠쏠할정도로..


그의 커리어, 1박 2일은 물론

서른 넘은 남자의 뇌가득찬 고민, 그리고 짧은 휴가까지
에피소드들이 얽히섥히 엮어져서

제법,유익하다 느껴지게 된다.


아래는 내 눈에 쏙 들어온 글귀들을 담아보았다.


#1


휴가란 원래 그런 것이다.
기억의 서랍속에 넣어두고 있다가

힘들때마다 꺼내어 보는 것
삶의 아픔을 모조리 치유하는 마법의 묘약.
대충 정해도 돼.
여행은 어차피 떠나는게 목적인 것이다.
그리고 심심하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적 하나만 들고 가면 그만.


#2


서른 중반이 넘어가면서 조금씩 의문같은것이 생긴다.
그중 큰것 하나.
과연 그사람이 종사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일이란 돈을 벌기 위한 작업에 불과한가.
아니면 끈질기게 추구하는 삶의 목표로서 기능하는가.
더 구체적으로는 이상을 실현해가 위해 일을 하는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가.
5:5 냐 7:3이냐 6:4냐 정도의 차이


서른 일곱이란 아무래도 그런 나이인것 같다.


시속 200킬로미터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라도,
조금만 엑셀을 더 밟으면

레이스에서 골 1등을 할 것만 같은 순간이라 할지라도

잠시 차를갓길에 멈추고 시동을 끄고
차 주위를 한바퀴 돌며

먼지라도 툭툭 털어줘야 할 것 같은 나이.
달리면서 내가 혹시 다른 사람을 친것은 아닌지
길을 멀쩡히 걸어가던 사람에게

본의 아니게 불을 튀긴건 아닌지
잠시 고민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나이.


그리고 다시 시동을 건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앞으로 30년은 더 달려야 한다.
하이고 많이 남았다.



#3


비슷한 느낌의 대체제를 찾아보내기 보다는

원석을 발굴하자는 것
그만큼 위험부담이 따른다,
원석인줄 알고 주워들었는데 돌멩이 일수도 있는 것이다.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과도 같다.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고

시간과 공을 들여 우량주로 만든다.
그런 과정을 통해 원석이 다이몬드로 거듭나기만 하면

폭발력은 엄청나다.


일반론을 따르라.
정석대로, 원칙대로 하면

예상외로 길이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4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는 것을.

 프로리그는 한없이 마음 좋게 기다려주는 곳이 아니다.
기다려주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음을.
정석보다 빠른 길을 택해야 한다.


얼른 제몫을 해내는 선수로 키워야 하는 것이다.


냉정하고 빨랐다. 절대 아무에게나 볼을 주지 않았다.
모든건 팀을 위해 그게 모토였다.
공을 돌리는 건 쉽다.


문제는 공을 받는 선수가

패스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경기력은 가지고 있는지
그날의 컨디션은 어떤 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어떤지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단, 하나하나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빠른 패스를 받아낼 수 있는 지,

패스를 받아 그날의 경기를 승리로 가져갈 수 있는지.
그정도 기량이 있음을 증명해내는 그 순간을.


증명하기만 하면 어차피 패스는 꽂히고

찬스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공정함이다.

집중과 편애는 한끗차이다.
공정함을 잃는 순간 오해가 만들어지고 팀워크는 깨진다.
기회를 받을 기량이 있기 때문에 주는 것이다.
너도 저 기회가 탐이 난다면

최소한 패스를 받을 기량 정도는

스스로 터득해서 갖춰야 한다.
그것만 갖춘다면 언제라도 너에게 공을 주겠다.




#5


최소한 돈값은 하는 제대로 된 기능인이 되자

꿈이나 이상같은것은 다음에 생각하자. 그렇게 다짐한다.


직업인은 그 직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완벽히 습득하는것에 그치지만,
장인은 습득한 그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가를 고민한다.


기술이라는 노를 평생 저어

과연 어디에 닿을수 있는 가를 고민한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하나의 직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가 된다.


평생의 노력으로 부족한 점을

끊임없이 채워넣어야 하는 그런종류의 우주.
어쩌면 모든 제대로된 성인의 목표는

"우주 정복"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6


피디는 리더이고 대장이고 최종 결정권자이지만,
그 모든것에 우선해서는

크리에이터여야 한다는걸 배웠다.
뭔가를 창작해내는 사람, 새로운걸 보여주는 사람


#7


올바른 결과물을 내놓는 방법.
먼저 결론을 예측하지 말 것.
결론을 정해놓고 이야기를 끼워맞추지 말 것.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그 안에 묵직한 직구를 던져넣고 나머지는 그저 기다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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