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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emoiselleB Mar 03. 2016

잘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

"I have an outstanding long-term memory
for anything that holds energy for me."

_ "Weinberger on writing -

: The fieldstone method" 중에서.
pg 63.



어렸을때 국내-해외로 전학을 많이 다녔던 터라

친구들보다 어린시절의 주위환경과 소소한 사건사고를 잘 기억하는 편이다.

새 터전에 적응하는 매 시기가 이전의 기억을 떠올리고

되새김질하는 기회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움은 좋은 에너지였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서 그런지

기억되새김질을 할때가 참 많다.


그러던중 공병각 책이 눈에 띄었고, 망설임없이 클릭

- 구매해버렸다. 때마침 도착한 시기는 바로 어제저녁.

정리할것도 많고 피곤했지만 결국 한번 손에 쥔 책을

놓치 못하고 단번에 쭈욱 읽어냈다.




한때 나에게 전부였던 사람.
지금은 기억마저도
가물한 당신.


과거형, 과거완료형 따위는 집어치고

이젠 -ing에 집중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얄밉게도 지난 사랑,

끝이 나버린 사랑,

그리고 시작하는 사랑.


굳게 봉인되었던 내 사랑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아니 내 사람일지도 모르겠군.
(그래. 난 아직도 이나이 되어도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다)


같은 손글씨, 같은 말이라 하더라도
눈에 혹은 마음에 쏘옥 들어오는

페이지가 예전과는 다르다,


시간이 약이라더니..

세월이 흐르면서 그때는 미처 이해하지 못했거나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되는 걸까?

과정을 통해서 성장 혹은 성숙해지는 거겠지.


못되고 어리고 철부지였던

20대 초반의 나를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마음속으로 그대들의 안부를 한번 되물어 본다.


잘 있었니, 하고 묻는다
나없이 잘 지낼 수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
행복하니,하고 묻는다
행복하게 해줄 수도 없으면서
내가 부르면 언제라도 와줄거지, 하고 묻는다
부를 수 있는 이름도 갖고 있지 못하면서
창백한 달처럼 기울어져 가는 가을
우연히도 만나지 못할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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