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문득 살아나는 순간
환기를 시키려고 낮에 창문을 열었더니, 바람이 차다..
분명. 하늘을 바라보면 가을이 맞는거 같은데
몸과 얼굴에 스며드는 한기는 겨울이라 느껴지는
마치 2개의 계절이 혼재되어 있는 애매한
즉, 딱 가을이다 혹은 겨울이다라고
극단적으로 규정될 수 없는
날씨가 요즘 계속 되고 있다
책상서랍을 뒤집어서, 정리했다.
내 책상서랍 한칸은 씨디들이 가득 들어가고,
나머지 두칸은 내가 간직하고 싶은 것들이
그득그득 쌓여있다..
고등학교때 매일매일 떡볶이나 햄버거를 먹으며
의례히 한판 박았던 스티커 사진들 틈에서,
1-2학년때 머리 빨갛게 노랗게 초록으로,파랗게등등..
염색 했을때 찍은 스티커 사진이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 머리가 개털인 이유를 -_-: 알겠다..)
그땐 그런게 정체성이었다.
파란색 머리라던가. 하얀색 셔츠.
가끔씩 악세사리 하는 정도.
핑크색 옷은 입지 않는다. 이런 거.
헐렁한 슬리퍼. 잘 웃지 않는 얼굴.
한때 무지 힘들었었고 방황도 했었고..
어떤 음악을 들을 때 문득,
특정한 순간의 기억이 플래쉬 백 하듯이
확.온몸으로 다시 기억날 때 가 있다.
마치 그런 때 처럼.
지금하고는 제법 다른 그때 의 나.
내가 느꼈던 세상. 공기. 주변 사람들.그 시간들.
어떤 시간이듯 지나고나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추억이지만,
정말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쓸데없이 힘들었었고,
쇼팽의 에튀드중 아주 신경질 적인 9번을 되풀이 듣고,
롤러코스터의 러브 바이러스. 자우림의 파애등등....
이런 걸 되풀이해 들었다.
좋다 나쁘다, 가 아니고. 그저 그랬다는 얘기다.
시간이 흘렀고, 힘들었던 시간은
내가 변하는, 성장하는, 혹은 잃어버리는 경계점이 됐다.
내년에 어떤 회상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