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 in 3D
사람들 눈에 비친 나
혼자있을때 바라본 내 자신
웹상에서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 내가 쓴 글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회사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의 내 모습은 너무나도 다르다.
내가 진짜인지헷갈릴때가 있다.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그의 단면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3차원 입방체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 12면체의 주사위 꼴.
혹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기형의 다각형.
아니면 무한한 면들의 조합이 완만하지만
뚜렷한 곡률을 이루는 구.
인간이라는 3차원의 도형 속에서 한 번에 단 한 부분만,
2차원의 세계로 한 차원 내려서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한계라고 생각한다.
보이는 자, 또한 한 번에 1가지만을 내보일 수 있으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 ,
또한 한 번에 1가지 이상을 받기가 버겁다.
관계 속의 소통이란
그것이 서로의 마음을 관통하는 의미이든,
지극히 피상적인 스침일 뿐이든, 3차원 속의 2차원만을 포착하며 진행된다.
하지만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조금 더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그림자를 그려 낼 수 있다.
그와의 관계 속에서,
혹은 그와 이미 관계를 짓고 있는
다른 이와 그의 공통 영역 속에서,
흩어진 2차원의 조각을 찾을 수 있다.
한 사람이 그가 지닌 모든 것을
한번에 내보일 수 없는 것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타인의 의외의 모습에 크게 놀랄 필요는 없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았다고
그를 이중적인 인간이라 말 하는 것이나,
혹은 숨겨진 가면 속에서 불쾌한 가식을 발견했다고
움츠릴 필요도 없다.
그의 형태를 전부 알지 못했단 자신의 무지가
한꺼풀 더 벗겨졌음에 기뻐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인간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곧이어 알게 될 그의 미발견 영역은
여전히 3차원 속의 2차원마냥
그 안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