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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Oct 31. 2017

재물색깔?

런던 에세이

사진: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2017.


중국인들은 붉은색을 참으로 좋아한다. 빨간색은 그들의 전통이고, 미신이고, 희망이며 행복이다. 중국 레스토랑 벽에도, 테이크-어웨이 숍 장식에도, 일반 중국 가정집에도 붉은색은 이곳저곳 만발해 있고 새빨간 색으로 도배해 놓아 가끔 어지럼증이 도발하기도 한다. 심지어 크리스마스 카드도 붉은색이었고 중국의 국기 '오성홍기'도 별을 빼면 다 붉은 색이다. 우리에겐 피의 색이라 죽음도 뜻하고 빨갱이 공산당이란 말처럼 불편했던 붉은색이 중국문화권에선 이렇게 다르다.


중국 음력설이나 명절엔 '복'자가 또렷이 인쇄된 붉은색 봉투에 돈을 넣어 선물로 준다. 만다린 발음으로 홍바오(hóngbāo) 그리고 복건성 또는 호키엔 발음으로는 앙빠우(âng-pau)로 발음된다고 한다. 또 이 빨간 봉투는 세계 어디에고 차이나타운이 있으면, 그리고 중국인이 살고 있으면 어김없이 볼수 있다. 런던 차이나타운에도, 홍콩에도, 싱가포르에도... 이 붉은색 봉투는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재물'로 번성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재물을 바라는 이는 중국인 뿐일까?


재물과 행복은 정비례하진 않다고 다들 큰소리로 외치지만 재물이란 개념에다 건강과 수명 그리고 가정과 사회적 관계까지 포함시킨다면 그럴듯도 하다. 특히 요즘같이 돈으로 무엇이든 환산하는 시대는 특히 더하다. 축구 선수의 가치도, 한 나라의 살림살이도... 그래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재물만능주의 교육을 시켜야 할까? 재물에 집착해 일생을 '돈벌고 불리는' 기계로만 살아가는 세대을 만들지는 않을까? 그런 아이들의 미래를 상상하면 정말 끔찍하다.


영어에 이런 좋은 말이 있다.


"Don't educate your children to be rich.

Educate them to be Happy. So when they grow up they will know the value of things, not the price.(자녀에게 부자되라 말고 행복하라 가르쳐라. 그럼, 자녀들이 자라 재물의 '가격 대신' 그 '가치'를 알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젠 너무 들어서 식상해진 '행복을 돈으로 살수없다'란 경구도 다시 새길 필요가 있어보인다. 이게 얼마짜린지 따지고 비교하기 보다 그 '가치'를 따지는 현명함을 길러주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다 자란 어른은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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