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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Jun 07. 2017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지랴?

예술사-베난조 크로체티의 '마리아 막달레나'



'베난조 크로체티(Venanzo Crocetti. 1913–2003)'는 이탈리아 조각가이다. 바티칸의 "성사의 문(The Door of the Sacraments)"을 1966년에 제작한 유명한 예술가였다. 이 외에도 그는 여러 유명한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 '마리아 막달레나(Mary Magdalene)'도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신약성서에 가끔 언급(12번 정도)되나 몇 중요일화에 나타남으로  중요한 인물이다. 예수의 여제자로 '막달라'라는 동네 출신이라고 해서 '막달라 마리아'라고 하며 정확한 정보는 없다. 그리고 마리아라는 이름은 당시 유대인 여자 이름으로 너무 흔해서 신약성서 복음서에도 여러명이 나온다. 그래서  복음서에 나오는 몇 일화로 그녀의 삶을 어리짐작해 볼수있다. 예를 드면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Luke 7:36-50. John 8:7)'라고 한 일화의 바로 그 여자로 나오며, 십자가 아래에서 끝까지 있은 세명(예수의 어머니 성모, 요한 제자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중의 한명이며(제 글, 루벤스의 '십자가 내림'을 읽어보심) 또 중요한 것은 예수의 부활을 처음 목격한 분으로 나와있다. 그만큼 중요한 부분마다 나와서 여러 속설도 많이 생겼다(다빈치 코드에 나오는 어이없는 얘기까지 포함해서). 서양 미술사에선 수많은 회화나 조각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를 표현했다. 르네상스 조각가 도나텔로의 조각이 물론 가장 유명하다(아래 사진). 굴곡진 그녀의 삶이 예술가들의 눈을 끌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윤락녀로 나오나 그녀가 막달라의 마리아인지는 확실한 정보가 없다. 6세기 그레고리 대교황

(Pope Saint Gregory the Great. 540-604)의 '강론집'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회개한 창녀로 나오며 신앙의 본보기로 언급한 부분이 이후 유럽에서 기정사실화 되었고 그녀의 이 드라마틱한 삶때문에 유럽미술의 단골 소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 교황이 언급한 마리아 막달레나의 삶이 정확한지는 사실 의문점이 많다. 그리고 예수가 잡히기 전 유대인 전통인 기름으로 닦아주는 복음서 부분의 주인공이기에 서양회화에선 마리아 막달레나 옆에는 항상 '오일병(oil jar)'도 함께 상징적으로 나온다.


이 조각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얼굴을 보이지 않은 뒷모습으로 나온다. 그리고 두 팔로 그녀 얼굴뒤를 덮고 있다. 차마 얼굴을 들수 없을 만큼의 죄를 상징한다. 그녀의 '아이코노그라피(Iconography)'인 긴 머리는 서양 미술사의 전통 표현 그대로 따랐으며 사치와 욕망의 상징인 그녀의 드레스는 바람에 휘날린다. 그래서 그 사이로 그녀의 몸이 드러나며 이 모든 것이 참을 수 없는 육체의 욕망과 또 그 욕망 뒤에 남는 결과물인 허무와 죄를 상상하도록 만든다. 이 조각은 이 휘날림의 극적인 표현으로 동적인 즉 움직이는 찰나를 역동적으로 잘 표현했으며 그래서 흔들리고 깨어지기 쉬운 인간임을 관람자에게 그대로 전해준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인간내면 깊숙이 잠복해있는 욕망을 휘날리는 바람에 드러난 그녀의 몸으로 읽을 수있으며, 또 욕망이란  거센 바람에 휘날리지만 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신앙(faith)'도 여지없이 읽을 수있다. 이 세찬 바람에 넘어지지 않고 굳건히 서있으려는, 흔들리는 몸 전체를 균형 잡으려 안간힘 쓰는 그녀의 두 발을 보라. 대지에 두 발을 굳건히 짚고 있는 그녀를 통해 어떤 고통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래서 마리아 막달레나 성인은 죄인이면서도 또 혹독한 세찬 바람에 맞서려는 회개하는 신앙인의 표상이다. 들어 올린 그녀의 두 팔은 남김없이 인간본성의 본연 그대로를 보여주고, 부끄럽지만 '이 본연이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임을 거리낌없이 '고백'한다. 그래서 관람자는 이 조각을 보면서 마리아 막달레나가 드러내는 인간조건, 즉 흔들리고 깨어지기 쉬운 우리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가감없이...


그래서, 들었던 돌을 슬그머니 내려놓게 한다...



조각: 'Mary Magdalene' by Venanzo CROCETTI. 1973/1976. The Museum of Modern Art, Saitama, Japan.


도나텔로의 '마리아 막달레나'. 처음보는 순간, 충격적일 것이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회개를 도나텔로는 이렇게 표현했다. 특히 그의 유명한 '다비드'조각과 비교해도 의미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바실리카의 '성사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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