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국 유학이 실패로 남은 가장 큰 이유는 수업 석사 과정의 본질을 단 한번도 스스로 깊이 고민해 보려 하지 않은 것이다. 나에게 석사를 공부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를 스스로 알려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들었다.
킹스 컬리지 런던(KCL) 교육학(교육사회학) 수업 석사의 목적은 다학문적 (사회, 정치, 경제, 철학) 관점에서 교육의 사회적 역할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 가는 것이다. 비판적 교육학의 핵심 질문은 교육 시스템에 숨겨진 권력 구조나 사회적 불평등을 직시하며, 우릭 배우는 지식이 누구를 위한 지식인가? 이다. 즉, 학교는 평등한 공간이 아니라, 사회 계층 구조를 영속시키는 장치임을 비판하며, 교육이 정말 평등한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들에 스스로 답을 찾아보려 했는가를 물어 본다면, 나는 없기 때문에 실패했다.
다시, 학교에서 배운 질문들을 생각해보면 교육의 불평등을 이 견고한 구조 속에서 교사, 학부모, 그리고 학교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를 재정의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생각한다. 이미 단단하게 굳어버린 시멘트 같은 구조 자체를 단번에 혹은 바꾸려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그래서 구조의 완고함을 인정하고, 그 주변에서부터 변화된 사회에 맞게 정의를 변화해 나가는 것이 미래 교육사회학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수업석사 과정의 본질은 한정된 기간 내에 방대하게 배우는 커리큘럼 속에서 내가 진짜로 알고 싶은게 무엇인지를 낚아 채 답을 찾는 것이다. 낚시할 때 처럼 고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도구로 사냥을 하러 나가는 것이다.
취업을 위한 석사 졸업이었다면,
취업을 위해 선택한 석사였다면, 학위 취득 외에도 실질적인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졸업하면 다 잘 될꺼라는 나의 오만함은 내가 왜 성장해야 하는지 그 이유조차 생각하지 못하게 했다.
내가 석사를 하며 본 동료들은 절반 이상은 나와 같아 보였다. 취업을 더 잘 하기 위해서, 더 좋은 학력을 가지기 위해 왔다. 그 이외는 정말 자신의 길을 더 넓히고자 온 것이다. 어쩌면 더 좋은 취업을 위한 것도 자신의 길을 넓히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여기서 태도가 차이가 날 것이다. 그런 친구들은 끊임 없이 교수에게 메일로 혹은 마치고 질문을 한다던지, 튜터를 찾아가 지속적으로 문의를 한다던지.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알기 위해 거의 4개월 (학교를 다니는 기간)을 보낸다. 혹은 석사 과정 중에도 궁금증이 생겨 그것을 알고자 하는 자신만의 답을 내리는 길이 졸업 논문으로 이어진다.
중요한 건 졸업 논문은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철저히 준비를 해와야 한다. 나처럼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에겐 문헌조사를 하고, 그에 대한 비판적 관점으로 쓰기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해 오지 않은 석사 과정
내가 석사의 본질을 알았더라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고 움직였을 것이다, 비록 100% 완벽한 상태의 준비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60-70%의 기반은 닦아좋은 채 유학길에 올랐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본질을 생각하지 않은 채 뛰어 들었다는 증거다.
한국은 직장생활이나 학교에서도 멱살을 잡고 끌고 가려 하지만, 영국은 방목형이라는 걸 제대로 인지하지 않았었다.
석사를 하고 나서 어떤 길을 가고 싶은가?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여기 와서 찾게 됐다. 한국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였지만, 중요한 건 내가 정말 실력을 쌓으려 하는 것인가이다. 특히, 졸업 후라도 내가 공부했던 것을 계속 생각해보고 정리하며, 블로그나 어디에 드러내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었지만, 나는 내 갈 길을 가야한다 생각하며 조금씩 행동에 옮기고 있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유학 실패길을 글로 옮기면서 이전과 비교해서 아주 조금 달라진 건 게을렀던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뭐라고 하려는 자세라 생각한다.
영국에 있는 동안 내가 얼마나 소중하고 천문학적인 기회들을 날렸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상심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남은 영국 생활 동안 아주 조금씩이라도 목표에 맞게 조금씩 꾸준히 나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