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유학길에 실패하다. - 네트워킹 학교편

네트워킹, proactive한 자세를 길러서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by 수in런던

학교편


나의 네트워킹은 사실 석사 학기를 시작하자마자 거의 실패했다.


환경적 요인을 변명하자면, 국제학생으로서 유학을 오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런데 오리엔테이션 날 나는 매우 놀랐다. 학생들의 거의 70%가 중국에서 온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통이라도 어느 정도 되면 될텐데, 그들 중 절반 이상은 어떻게 합격을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적어도 그룹을 지어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에는 거의 말도 하지 않거나, 옆에 친구에게 숟가락을 얹어갔다.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사람들은 그룹 톹론에서 서로의 말을 잘 듣고 이야기하던 사람들이었다. 한 명은 20대 때 필리핀에서 영국으로 간호사로 이민을 왔다고 했다. 결혼하여 아이도 있고, 멀리서 통근하며 파트 타임으로 수업을 듣기에 거의 한 수업에서만 만났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에 학교 밖에서 같이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맥주를 한 잔 하거나, 밥을 먹으러 가거나 할 수가 없었다. 성격이 아주 활발한 중국 학생도 있었다. 거의 옆에 앉아서 수업을 듣곤 했지만 학교에 거의 드문불출하였다. 미국에서 온 한 학생은 너무 많은 아시아 학생들만 있어서 그런지 벽을 쳤다. 그리고 수업 3회차 때 저녁 수업반에서 오후 수업반으로 옮기며 이미 친해져 있는 사이들 사이에 끼이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다. 그래서 거의 마음의 문을 닫고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찾아야 했던 돌파구는 질문을 자주 하고, 영어가 조금 서툴더라도 자신감 있게 참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1학기가 지나고 나서야 그것을 후회했다. 석사과정까지 공부하러 온 사람이 학생들의 국적 같은 것을 핑계 삼으며, 정작 자신을 드러내고 어필할 수 있는 기회들을 스스로 날렸기 때문이다.


석사 생활을 함께 그리고 친하게 지낼 친구를 사귀는 것은 거의 1학기 첫 번째, 두 번째 수업에서 결정난다. 그 후로 쭉 가게 된다. 왜냐하면 한 학기 마다 9주의 수업이 있다. 1학기가 끝나면 겨울 방학 한 달을 지내고 2학기의 9주 수업이면 학교를 나오는 것은 끝이다. 나머지 3학기(약 4개월)는 졸업논문을 쓰는 기간으로 본국으로 거의 다 돌아간다. 코로나 이후 교육 환경에서도 온라인 미팅이 활발해지면서, 슈퍼바이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환경적 변수들을 마주했을 때, 나는 내가 편한 방식을 택했고, 이는 목적이 있는 유학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내가 그때 환경 탓만 하기보다, 이 안에서 나는 어떻게 나를 어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학교생활에 임했다면 결과는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과의 인연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고, 서로를 소개받으며 관계가 확장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중국에서 온 친구들은 거의 대부분 결국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와중에 런던에 남아 있는 또 다른 친구들이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는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서 링크드인을 알게 됐다. 학기 시작할 때 알았더라면, 링크드인 핑계로 팔로우를 하자고 여기저기 요청하고 다녔을 수도 있을텐데... 2023년도에 한국에서 링크드인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고, 사용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요즘은 조금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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