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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희준 Feb 29. 2016

길위에서 시간을 만나다

- 소설가 노희준의 전국책방탐방 프로젝트 1


  땅끝의 서점을 만난 건 작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안돼서였다.


  모든일이 잘 풀리지 않아, 이제는 소설을 그만 써야할까 싶던 무렵이었다.우연히 길 위에서 용기를 얻었고 내가 받은 위로를 나누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전국책방탐방 프로젝트다. 단순히 책방을 탐방하고 끝낼 게 아니어서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이름표를 달았다.


  책방 탐방이 끝나고 나면 재밌는 일을 벌일 생각인데 그게 무언지는 다음 편에.


  오늘 첫번째로 소개할 서점은 괴산에 있는 "숲속작은책방"


  과연 이런곳에 책방이 있을까? 싶은 곳에 정말 책방이 있다. 주변에 깔끔한 펜션과 분위기있는 카페도 있어서 연인이나 가족나들이로도 충분한 곳이다.


  책방이 없을 것 같은 이유는 너무 예쁜 마을이기 때문이다. 정말 이런곳에? 를 반복하다보면 예쁜 풍경과 책방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나에게 있었음을 알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방과 아름다운 풍경은 결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느새 내가 도심속의 커다란 책방에 길들여졌을 따름이지.





   책방은 입구부터 남다르다. 왜 주말에 문을 여는지? 에 대해서는 읽다보면 아시게 될 거에요.




   동화속같은 입구를 지나... 그 뭐죠? 미국영화에 등장하는 어린아이들의 오두막 같지 않나요?




   두번째 사진의 처마에 무당벌레 보이시나요? 어째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드시죠? 그렇습니다. 이것은 놀랍게도 미니처어입니다. (진짜 속으신 건 아니죠? 조명입니다 조명 ㅋ)


  자 여기까지는 이 집의 정체가 뭐지? 싶기도 한데요...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탄성을 내지르게 됩니다.





   책, 책, 또 책입니다. 저 천장까지 닿아있는 책들 좀 보세요. 왼쪽 아래 사진에 뒷모습이 남사장님의 모습입니다. 또 한분은 여사장님인데 이날은 뵙지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제 머리는 왜 저 모양인 것일까요 ㅜㅜ)


   이미 기사화되기도 했고, 책으로 출간되기도 한 사연이라 짧게 얘기하자면, 부부는 오랫동안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해오셨다고 해요. 독서율이 떨어지고 공립도서관이 많아져서 사립도서관 운영하기가 힘들어져서 구상하신 것이 서점이었다고 합니다. 그냥 서점은 싫고, 도서관처럼 사람들의 시간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꿈꾼 것이 지금의 숲속작은책방이 되었다지요.


   유럽 전역의 책방을 도셨답니다. 거의 일년동안? 정말 대단하죠?





화각이 안나와서 다 못찍었는데 "앨리스의 서재"는 숲속책방을 열기위한 공부의 흔적이랍니다. 도서관과 책방에 관한 백여권의 책이 모여 있었습니다.



   아까 잠깐 예고하긴 했지만 이 서점이 주말에 문을 열 수밖에 없는 것은 이층에 있는 공간 때문일 겁니다. 유럽의 책방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신 거라고는 했지만 과연 그럴까요? 숲속작은책방의 자랑, "북스테이"의 공간인데요, 다음번에는 꼭 이곳을 이용하고야 말겁니다.



   하룻밤을 묵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에 있는 책은 다 읽을 수 있답니다. (세상에 저 선풍기랑 에어컨 커버 좀 보세요 ㅋ)



  이렇게 예쁜 햇조각이 떨어지는 테이블과 방명록도 있습니다. 제 또래가 제일 많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어린아이들과 이십대의 글이 많이 남아있어서 놀랐어요. 어쨌든 방명록 읽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방명록 내용 중 하나는 밑에 공개하도록 하죠. (위에 사진도 잘 확대해보시면;;)



   혹시 방이 하나라고 생각하셨습니까? 방을 나와 책장인줄 알았던 문을 스윽 밀면...




    진귀한 책들이 가득한 공간이 나옵니다. 우리나라것은 물론 전세계의 구하기 힘든 동화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고 할만하죠?


   하지만 어쩌면 시간을 사는 상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 이곳을 거쳐간 사람들이 남긴 기록입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도 보이고요.



그나저나 몇년전만 해도 안그랬는데, 저는 왜 자꾸 이런 애들이 좋아지죠? ㅜㅜ


주책없이 이 아이 저 아이 쳐다보다 발견한 아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 아입니다. 쪽지를 잘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인빈이가 숲속책방에 선물한 아이입니다.


북스테이를 하고나더니 얘는 저랑 있는 것보다 여기 있는게 더 행복할 거에요, 했다는군요.


왠지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어른이 남기고 간 선물도 있습니다. 캔디 만화책을 잔뜩 읽고 갔다더군요.







* 노희준의 책방탐방 프로젝트는 매주 계속됩니다!


* 5월 초에 벌어질 본 프로젝트의 두번째 이벤트는 다음주에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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