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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카당스 Mar 23. 2024

좋은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7원칙 (1)

성공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필독서 - 프레젠테이션 #8

프레젠테이션은 철저하게 청중을 위해서 만들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발표자는 청중에 비해 발표 내용을 더 잘 안다. 그러다 보니 발표자는 청중이 내용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까먹고 프레젠테이션을 하곤 한다. 망하는 프레젠테이션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또한 보통 청중의 집중도는 매우 떨어진다 (물론 발표자가 정우성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겠다. 에토스!) 간신히 집중을 시키더라도, 발표 내용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도가 무척 떨어진다.


필자는 지난 13년간 수많은 실무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필자가 정의한 좋은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대원칙은 다음과 같다: 청중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 것


이 대원칙에 따라 좀 더 실용적인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원칙들을 아래와 같이 7가지로 정리해 봤다. 바로 "좋은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7원칙"이다.


좋은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7원칙

원칙 1: 표준 폰트와 제한적인 색을 사용한다.

원칙 2: 최대한 많이 쓰이는 차트를 사용한다.

원칙 3: 애니메이션은 극히 예외적으로만 사용한다.

원칙 4: 그림과 사진은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만 사용한다.

원칙 5: 한 페이지에 한 가지 메시지만 넣는다.

원칙 6: 논리적 연결은 한 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

원칙 7: 회사에서 정한 템플릿이 있으면 무조건 사용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각 원칙에 대해서 살펴보자.




원칙 1: 표준 폰트와 제한적인 색을 사용한다.


첫 번째 원칙은 표준 폰트와 제한적인 색을 사용하는 것이다. 표준 폰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게 사람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아래 예시를 한 번 보자.

보다시피 폰트에 따라 가독성이 확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세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파워포인트에서 한글은 "맑은 고딕", 영어는 "Calibri"나 "Arial"이 기본 폰트로 지정되어 있다. 이 기본 폰트가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엄청난데, 폰트를 굳이 변경하는 작업이 귀찮다 보니 대부분의 파워포인트 작업물들이 이 기본 폰트로 되어있다.


즉, 청중들은 대부분 기본 폰트에 "익숙하다."


익숙함은 청중으로 하여금 최대한 뇌를 덜 사용하게 만들어준다. 좀 더 내용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뇌용량을 사용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익숙함이 왜 중요한지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아래 포멜로라는 과일에 대한 설명을 보자.

포멜로라는 과일은 주황색 얇은 껍질이, 마찬가지로 주황빛 혹은 붉은빛을 띠는 과육을 둘러싸고 있는 구형의 과일이다. 맛은 삽싸름하면서 달콤하고, 즙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 설명을 듣고 머릿속에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겠는가? 만약 포멜로라는 과일을 매일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머릿속에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반면, 아래의 예를 보자.

포멜로는 오렌지의 커다란 버전이다. 맛도 오렌지와 비슷하다.

아주 쉽게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가?


이처럼 익숙한 것은 사람들의 뇌를 적게 사용하게 할 뿐 아니라, 이해를 훨씬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아무리 익숙한 내용이라도, 익숙한 폰트를 쓰는 것과 익숙하지 않은 폰트를 쓰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폰트의 사이즈 또한 최대한 통일해야 한다. 다음 예제를 보자.

첫 번째 문단은 4가지 다른 폰트 사이즈를 사용했고, 두 번째 문단은 2가지만 사용했다. 보기에도 위의 문단이 훨씬 정신없어 보이고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글자 크기를 두 가지만 사용했을 때는 훨씬 안정적으로 보인다.


내용을 강조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앞에서처럼 크기를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보통은 굵은 폰트 (볼드체)를 써서 중요한 내용을 강조한다. 아래 예시를 보자.

위의 예시에서, 첫 번째 문단은 볼드체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그 의미를 잃어버렸다. 두 번째 문단에서처럼 볼드체는 제한적으로 썼을 때 더 큰 강조의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색의 사용에 대해서 살펴보자.

마찬가지로 색의 사용도 최대한 줄였을 때 더 큰 강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검은색과 빨간색을 제외한 다른 색들을 이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고, 프레젠테이션을 띄워놓는 환경에 따라 아예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강조법은 볼드체와 빨간색을 함께 쓰는 것이다. 아래를 보자.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가? 프레젠테이션을 실제로 할 때에도 강조한 부분을 위주로 발표하면 청중들의 이해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이 원칙이 반드시 불릿 포인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아래의 표를 한 번 살펴보자.

첫 번째 표는 파워포인트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표를 사용한 것이고, 두 번째 표는 검은색과 흰색의 2가지 색만 사용한 것이다. 첫 번째 표에서는 5가지 색이 사용되었고 두 번째 표에서는 2가지 색이 사용되었는데, 첫 번째 표가 보기에는 더 좋지만 청중들이 이해하기에는 두 번째 표가 훨씬 낫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 두 가지 예시를 보자.



위의 슬라이드와 같은 프레젠테이션은 아마 자주 봤을 것이다. 아기자기한 느낌이 나고 세 개의 문단이 색으로 분리된 것과 같은 느낌이 나서 이런 식으로 프레젠테이션 디자인하는 것을 많이 봤을 것이다. 이번에는 같은 내용과 같은 모양이지만 색만 통일한 슬라이드를 보자.



이제 감이 좀 오는가? 두 번째 예시는 색을 통일했다. 훨씬 프로다워 보인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바로 "에토스" 때문이다. 슬라이드가 전문적으로 보일수록 발표자에게 권위가 실리고, 따라서 청중이 발표자의 목소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색을 사용했을 때의 또 하나의 문제는, 색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 때문이다. 어떤 청중은 그저 보기 좋게 하기 위해 이용한 색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의문을 제시할 수도 있다. 나중에 색 사용에 대해서 더 자세히 다뤄보겠지만, 이처럼 색 사용은 생각보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정리해 보자.

- 청중에게 최대한 익숙한 디자인을 이용해야 한다.

- 강조는 최대한 절제하되, 빨간색 볼드체로만 한다.

- 색은 최대한 적게 사용하고 색 사용은 통일해야 한다.




원칙 2: 최대한 많이 쓰이는 차트를 사용한다.


이번에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자주 쓰이는 차트에 대해서 알아보자.


차트는 보통 데이터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나타낼 때 사용한다. 데이터를 차트로 옮기는 과정을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파고든 책들이 많이 있으니, 가능하면 책을 한 권 사서 공부해 보는 것을 권한다.


광고는 아닌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조나단 슈와비시의 "Better data visualzations (국내명: 어나더레벨 데이터 시각화)"라는 책이 실무에 무척 도움이 되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1776873


차트에 대한 원칙은 매우 간단한다. 최대한 청중들이 익숙한 차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먼저 아래와 같은 데이터가 주어졌다고 하자. 20번의 발표에서 각각 발표 시간과 질문의 수를 기록한 것이다.

만약 발표 시간에 따른 평균 질문 수를 구한다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이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트들을 만들어보자. 먼저 가장 기본적인 바 차트(Bar Chart)부터 시작해 보자.

많이 보던 차트의 형태다. 이번에는 라인 차트, 혹은 그래프로 표현해 보자.

똑같은 바 차트도 이렇게 눕혀서 표현해 볼 수 있다.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이렇게 표현해 볼 수도 있다. 레이더 차트라고 하는데, 보통 게임에서 능력치를 표현할 때 쓰는 차트이다. 이제 슬슬 감이 오기 시작할 것이다.

모두 매우 단순한 데이터를 가지고 표현한 차트들이다. 그런데 차트를 눕히기만 해도 가독성이 확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바 차트를 눕혀서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레이더 차트는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발표자가 청중에게 차트를 읽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해야 할 지경이다.


이런 차트들만 가지고 감이 안 온다면, 좀 더 보기가 어려운 차트들로 넘어가 보자.

일반적인 바 차트가 싫다면 3D 바 차트를 사용해 볼 수도 있다. 물론 가독성과 청중의 집중력을 손해 보고 싶다면 말이다. 이번에는 좀 더 복잡한 차트를 보자. Stacked Donut Chart(쌓여있는 도넛 차트)라는 이름도 어려운 차트다.

이 외에도 수많은 복잡한 차트들이 있지만, 차트가 복잡하면 복잡해질수록, 청중들에게 생소하면 생소할수록 청중들의 가독성과 집중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물론 멋진 차트를 사용해서 다른 직원들의 발표와 차별화하고자 하는 마음은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멋진 차트를 만드는 능력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면, 모든 CEO들은 그래픽 디자이너였을 것이다. 그들보다 더 멋진 차트를 만드는 이들은 없을 테니까.


기본 차트만 가지고도 프로페셔널하게 보일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이번에는 기본 원칙에 대해서만 다루고 넘어가자.


차트 사용에 대한 원칙을 정리해 보자.

- 청중에게 친숙한 기본 차트만 사용한다.

- 바 차트, 라인 차트, 파이 차트 등만 사용한다.

- 멋진 차트는 청중을 떠나게 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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