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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카당스 Feb 29. 2024

미국 - 플로리다 여행의 모든 것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 제대로 여행하기

의외로 미국은 볼거리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없다. 나라가 커서 여행지가 분산되다 보니 더 그런 느낌이다. 주요 여행지라면 캘리포니아와 라스베이거스, 그랜드 캐년, 뉴욕 정도가 떠오른다. 플로리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대표적인 여행지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의외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 플로리다이기도 하다.


혹시나 플로리다로 놀러 오는 분들을 위해 살면서 직접 다녀온 곳만 기준으로 짧은 가이드를 써본다




플로리다 여행지 한눈에 보기


자세한 소개에 앞서 플로리다 여행지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 봤다. 여기에 나오지 않은 유명한 관광지들도 있지만 직접 가본 곳만을 선정해서 종합 추천도와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의 추천도를 적어봤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여행지는 이름도 생소한 "데스틴(Destin)"이다.

플로리다 북서쪽의 팬핸들(Panhandle) 지역에 위치한 도시로, 걸프 해안의 아름다움의 정수라 할 수 있다. 


클리어워터의 해변이 깨끗한 물과 하얀 백사장으로 유명한데, 데스틴의 물은 정말 발가락이 보일 정도로 투명했다. 데스틴의 해변을 가보면 다른 곳의 해변이 별로라고 느껴질 정도.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플로리다를 처음 오는 여행객에게는 오히려 올랜도 쪽으로 여행 가는 것을 추천한다.


디즈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유명한 테마파크, 디스커버리 코브 같은 덜 유명하지만 높은 만족도의 테마파크, 그리고 윈터파크와 레이크 노나와 같은 근교의 소도시들도 훌륭하다.

플로리다의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데이토나 비치나 마이애미보다는 개인적으로 서부를 추천한다. 걸프 해안의 물이 훨씬 깨끗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사람도 적고 비용도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데이토나 비치는 담배와 대마초를 피는 사람들 때문에 아이와 함께한 여행에서는 최악의 기억으로 남았다.


플로리다 여행지 총 정리


참고로, 추천도는 개인적인 주관이 들어갔음을 미리 말해두고 싶다.




걸프 해안이 나은 최고의 걸작 - 데스틴(Destin)



데스틴은 플로리다 서부 걸프 해안이 나은 최고의 휴양지이다.


비록 마이애미나 데이토나 비치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덜 유명하지만, 플로리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바다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10명까지 탈 수 있는 폰툰 보트(Pontoon Boat)를 타고 데스틴 앞바다의 크랩 아일랜드(Crab Island)에서 여유 있는 하루를 즐기면 지상 천국이 따로 없다. 이름은 아일랜드이지만 사실은 바다 한가운데 물이 얕아서 첨벙 뛰어들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동부에 비해 가성비도 뛰어나고, 관광객들로 엄청 붐비지도 않아 여유 있는 한 때를 보내기에 최고의 장소이다. 다만 한국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간의 여유가 있거나 근처 도시를 갈 예정이 있을 때 들르면 좋을 것 같다.


추천도: ★★★★★ - 최고의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아이와 함께: ★★★★★ - 아이와 함께 보트 투어를 즐기고 소라게도 주워보자. 최고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미국 최초의 도시로 시간 여행 - 생어거스틴(St. Augustine)


아기자기한 생어거스틴 거리의 풍경. 밤이 되면 더 아름답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라는 생 어거스틴이다.


생 어거스틴은 플로리다에서 반드시 가야 하는 여행지는 아니다. 플로리다라면 흔히 기대하는 하얀 백사장과 아름다운 바다보다는, 작은 소도시의 느낌이 더 크기 때문에 굳이 멀리서 날아와서 가기에는 부족한 여행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 여행지 리스트에 올린 까닭은, 마이애미나 데이토나 비치 같은 휴양지가 아닌, 플로리다 주민들이 소소하게 즐기러 가는 여행지라는 점 때문이다.


가족 휴가로 가는 여행지가 올랜도라면, 가까운데 사는 친구가 놀러 왔을 때 가는 근교 여행지 같은 느낌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좀 더 플로리디안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여행지라고도 할 수 있다.


흔한 여행지가 아닌, 현지인들이 즐기는 여행지를 즐겨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추천도: ★★★☆☆ - 진짜 플로리디안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 - 오래된 도시를 아이와 함께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레이싱으로 유명한 휴양지 - 데이토나 비치(Daytona Beach)


데이토나 비치의 끝도 없이 펼쳐진 해변.


데이토나 비치는 나스카 레이싱(NASCAR Racing)으로도 유명한 도시이다. 데이토나 비치의 해변은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해변으로도 유명하다. 예쁜 렌터카를 빌려 해변에서 사진을 찍는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데이토나 비치의 해변은 마이애미까지 끝도 없이 이어져있다. 해변 주변은 완전히 상업화되어 시끄럽고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해변을 선호하는지라, 가족 여행으로 가기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추천도: ★★★☆☆ - 플로리다의 끝도 없는 해변을 즐기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 - 너무 시끄럽고 북적여서 가족 여행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테마파크의 성지 - 올랜도(Orlando)


올랜도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로 만들어준 디즈니의 상징인 신데렐라 성


만약 테마파크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올랜도에서만 일주일을 묵어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4개의 테마파크와 2개의 워터파크로 이루어진 디즈니의 오리지널 테마파크, 디즈니 월드가 이곳에 있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물론 중소 테마파크들이 즐비하다.


또한 나사(NASA)의 테마파크인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 또한 볼거리가 풍부하다. 올랜도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플로리다 최고의 여행지이다.


다만 플로리다의 진정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기에, 추천도는 별 네 개를 주었다.


추천도: ★★★★☆ - 플로리다 최고의 여행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다.

아이와 함께: ★★★★★ - 아이와 함께라면 테마파크만으로도 최고의 여행이 될 것이다.


클러버들의 천국이자 젊음의 도시 - 마이애미(Miami)


플로리다 하면 떠오르는 마이애미의 모습.


덱스터, CSI 마이애미와 같은 미드 덕분에 친숙한 마이애미는 플로리다 반도 남동쪽, 부산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


마이애미는 젊은 사람들의 할 거리가 많다. 밤새 클러빙을 해도 되고, 서핑을 즐겨도 좋고, 오션 드라이브 앞 가게에서 브런치를 즐겨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마이애미는 플로리다 최대의 미식 도시이기도 하다. 마이애미 비치의 뜨거운 햇살 아래 칵테일을 한 잔 하고 있노라면, 주머니 사정도 가벼워지고 마음도 가벼워질 것이다.


다만, 가족 여행지로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추천도: ★★★☆☆ - 플로리다의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여행지

아이와 함께: ★☆☆☆☆ - 너무 시끄럽고 비싼 물가 때문에 가족 여행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헤밍웨이가 살았던 미국의 땅끝마을 - 키웨스트(Keywest)


키웨스트의 땅끝마을 표시.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도 유명하다.


마이애미에서 약 네 시간 차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 미국의 땅끝마을인 키웨스트에 도착한다.


키웨스트는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섬으로, 지금은 많이 풀렸지만 예전에는 적국이었던 쿠바까지 작은 보트로도 갈 수 있는 거리라고 한다. 헤밍웨이가 살았던 생가에는 아직도 헤밍웨이가 키우던 고양이들의 후손들이 집을 지키고 있다.


상업화되어 관광지로서의 특별한 매력은 이제 덜 하지만, 여전히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관광지임은 틀림없다.


추천도: ★★★☆☆ - 헤밍웨이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 - 역시 상업화되어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좋은 여행지는 아닐 것 같다.


아름다운 박물관이 있는 휴양도시 - 새러소타(Sarasota)


베네치아의 궁전을 따라지었다는 링링박물관의 하이라이트 카드진 저택. 내부는 예약제 가이드 투어로만 볼 수 있다.


플로리디안들이 사랑하는 작은 휴양도시 새러소타.


걸프 해안의 도시답게 해변의 고운 모래는 케이크의 아이싱처럼 새하얗고, 바닷물은 맑아서 발끝까지 보일 정도였다. 특히 시에스타 키(Siesta Key)의 해변은 너무 아름답고 고요했다.


새러소타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서커스단인 링링 브라더스 서커스(Ringling Bros Circus)의 링링 박물관이 유명하다. 링링 형제 가족이 지은 대저택으로, 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국적인 스타일의 건물들이 매력적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의외의 꿀잼"을 보여주는 도시였다.


역시 플로리다의 도시인만큼 제트스키 같은 워터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었다.


추천도: ★★★★☆ - 은퇴하고 살고 싶어 질 만큼 조용하고 아름다운 해변을 원한다면...

아이와 함께: ★★★★☆ - 조용한 해변에서 아이들과 놀아도 좋고 링링 서커스 박물관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하얀 백사장이 아름다운 도시 - 클리어워터(Clearwater)


클리어워터 해변의 풍경


새하얀 백사장과 맑은 물로 유명한 클리어워터이다.


걸프만 지역의 유명한 해변 중에 그나마 접근성이 가장 좋은 해변이 아닐까 싶다. 차를 타고 끝없는 다리를 건너가면, 그림 같은 백사장이 금세 모습을 드러낸다. 다리 자체도 멋진 볼거리.


새러소타의 시에스타 키 비치에 비하면 사람이 많지만, 데이토나나 마이애미에 비하면 훨씬 관광객도 적고 가성비도 훌륭한 여행지이다.


돌고래 투어나 낚싯배 대여 같은 다양한 액티비티도 꿀잼!


추천도: ★★★★☆ - 가성비가 훌륭한 아름다운 해변 도시

아이와 함께: ★★★★★ -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훌륭한 해변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플로리다 여행 팁 모음


여행은 모르는 장소를 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기 마련.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즐거워야 하는 여행도 힘들게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플로리다 여행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을 모아봤다.


1. 플로리다는 역시 테마파크


올랜도의 테마파크의 양대산맥은 역시 디즈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는 좀 더 아이들의 취향이라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어른들의 취향에 가깝다. 물론 테마파크를 좋아하는 어른이라면 어디를 선택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번에 방문한 디즈니는 몇 년 전에 비해 많은 것들이 바뀌어있었다.


너무 비싸지고, 콘텐츠가 약해졌으며, 기구들이 낡은 그대로였다. 4살 딸아이와 같이 가서 거의 제대로 못 즐겼을 정도로 많은 실망을 안겨줬다.


플로리다 디즈니는 디즈니 월드라고 해서 4개의 테마파크(매직 킹덤, 애니멀 킹덤, 엡콧,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2개의 워터파크로 되어있어 일주일을 할애해야 전부 즐길 수 있다.


몇 년 전에 4개의 파크를 전부 갔었는데, 4개 파크 전부 다른 매력이 있었지만, 매직 킹덤과 애니멀 킹덤은 약간 어린이들을 위한 공원의 느낌이 강하니 참고하시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반대로 어른 취향의 기구가 훨씬 많다. 무엇보다도 해리포터의 팬이라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또한 2개의 파크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루에 2개의 파크를 갈 수도 있지만 제대로 즐기려면 이틀을 할애하는 것을 추천한다.


올랜도 테마파크의 숨겨진 복병은 씨월드와 디스커버리 코브라고 할 수 있다.


씨월드는 범고래 쇼로 유명한 해양 테마파크로, 디즈니와 유니버셜에 비해 가성비가 훌륭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디스커버리 코브는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올 인클루시브 테마의 워터파크로, 티켓 가격에 무제한 식사와 음료, 스노클링 장비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인조 해변에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들을 풀어놨는데, 칸쿤에서 즐겼던 스노클링보다도 더 많은 물고기를 볼 수 있었다.


별도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돌고래 액티비티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으므로, 추천.


엄밀히 말하면 테마파크는 아니지만,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는 갈 수 있는 시간이 되면 무조건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의 앞선 우주산업을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사용했던 우주왕복선과 로켓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스페이스 엑스 프로젝트 때문에 일 년에 몇 번씩 우주선을 실제로 발사하는데, 스페이스 엑스 티켓을 구매하면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 관람이 포함되어 있다.


일정이 맞으면 실제 우주 발사를 보고 스페이스 센터 구경도 할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올랜도 근교의 윈터파크 (Winter Park)나 요즘 떠오르는 레이크 노나 (Lake Nona) 같은 지역에서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좋다.


그러나 역시 비싸진 비행기 값만큼, 테마파크를 목적으로 갔다면 테마파크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


2. 플로리다의 바다를 제대로 즐기려면


일반적으로 플로리다 바다를 생각하면 푸른 바다 앞 칵테일 바와 춤추는 클러버들이 있는 마이애미의 해변을 생각한다. 그러나 플로리다의 면적이 한반도에 맞먹는 만큼, 바다의 모습도 제각각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데이토나 비치부터 시작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플로리다 북동부 해안의 경우 우리나라 동해안처럼 물이 비교적 깊고 차갑다. 4-5월 까지는 수온도 제법 차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조금 어렵다. 그러나 그만큼 관광객이 적기 때문에, 조용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마이애미를 비롯한 남쪽의 바다는 1년 내내 물이 따뜻하다.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딱 그 모습 그대로. 그만큼 관광객이 많고 상업화가 되어있어 가성비가 많이 떨어진다. 전 플로리디안의 입장에서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 바다이다.


굳이 팁이라면, 해안에서 한 두 블록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레스토랑과 바의 가격이 그나마 괜찮아진다는 점일 것이다. '자릿세'라는 것은 글로벌 공통인 셈.


플로리다 남부 바다의 진정한 매력은 완전히 상업화된 마이애미와 키웨스트 중간의 섬들에서 즐겨볼 수 있다.


추천하는 장소는 이름도 생소한 바히아 혼다 키(Bahia Honda Key)로, 제대로 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숨겨진 명소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추천은 역시 플로리다 서부의 걸프 해안이다. 특히 그중에 데스틴의 바다를 추천한다.


멕시코 칸쿤과 이탈리아 카프리와 같은 세계 곳곳의 바다를 가봤지만, 그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본 적이 없다. 물안에 서 있으면 발등 위에 움직이는 물고기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


클리어워터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만족스러운 바다였다. 역시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관광객도 그만큼 적고, 가성비도 훌륭하다. 맛있는 미국 남부의 해물 요리 또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 진정한 플로리다의 바다는 역시 걸프 해안이 아닌가 싶다.


다만, 북동부와 마찬가지로 4-5월까지는 물이 약간 차가울 수 있겠다.


3. 숙박은 어디에서?


코비드 이후, 전 세계의 호텔 값이 엄청나게 올랐다.


물론 플로리다의 호텔들은 코비드 이전에도 가성비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모텔급의 호텔들도 결코 저렴하지가 않다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에어비앤비를 추천한다.

 

또한 어차피 차를 렌트해야 하기 때문에 시내 중심에서 20-30분 정도 떨어진 곳의 숙소를 추천한다. 호텔이 아니다 보니 위치에서 손해를 보지만 대신 가성비가 훨씬 뛰어나다. 실제 미국인이 살고 있는 집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도 장점. 우리 같은 짠돌이 여행자라면, 집에서 아침과 저녁을 해결할 수도 있으니 일석 이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숙소의 치안을 먼저 확인해 보고 예약할 것.


에어비앤비를 두려워하는 여행객들도 있는데, 한 번 에어비앤비를 하고 나면 계속하게 된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만약 디즈니만 즐길 예정이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디즈니와 연계된 호텔을 묵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파크에 한 시간 먼저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라이드를 일찍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라이드가 해당되는 건 아니다!)


현재 지니 플러스 패스의 도입으로 디즈니의 가성비가 어마무시하게 떨어졌다. 어차피 지니 플러스 때문에 파크당 백 달러 이상 지불할 예정이라면, 그냥 그 돈으로 디즈니 연계된 호텔에 묵고 한 시간 먼저 들어가 타고 싶은 라이드들을 즐기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4. 렌터카 빌리는 법


뉴욕 같은 도시가 아니라면, 렌터카 없이 미국 여행은 불가능하다. 아니, 미국에서는 자동차 없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동차의 나라이니만큼, 렌터카 회사의 종류도 다양하다.


엔터프라이즈, 에이비스, 허츠와 같은 메이저 회사부터, 달러, 알라모와 같은 중견 회사들, 그리고 이름 모를 렌터카 회사들도 허다하다.


렌터카 회사에서 직접 빌리는 경우도 있지만 제 3자 사이트를 통해 빌리는 경우도 많고, 요즘에는 투로(Turo)와 같이 렌터카 회사가 아닌, 에어비앤비처럼 개인에게 차를 빌리는 방법도 생겼다.


보험도 헷갈리고 사기도 많다고 하고 걱정이 많은데, 렌터카는 "리스크"의 관점에서 접근을 하면 조금 해결이 쉬워진다.


먼저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유인하는 이름 모를 렌터카 회사들은 무조건 제외해야 한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서비스가 엉망이거나 말도 안 되는 수리비를 물리는 등, 가격이 저렴한 데는 전부 이유가 있는 법. 차량의 상태도 엉망이고 말도 안 되는 보험을 강매하기도 한다.


제 3자 사이트를 빌리는 경우에는 Expedia와 같은 이름 있는 사이트를 통해 빌리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비행기나 호텔과 묶어 번들로 빌리는 경우에는 약간의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익스피디아의 경우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보험도 있기 때문에, 잘 알아보면 비용도 훨씬 아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알라모와 같은 믿을 만한 중견 회사에서 빌리는 것을 추천한다.


우선 가성비가 높고, 사기 칠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네이버 후기나 블로그 정보보다는, 구글 평점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점마다 평가가 다 다르기 때문에, 특정 지점을 검색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이저 회사의 경우는 비싸지만 비싼 만큼 차량의 상태도 훌륭하고 서비스도 훌륭하다.


허츠의 경우, 골드 멤버십을 가입하고 미리 지불을 하면, 주차장에 도착해 신분 확인 후 바로 차를 가져갈 수 있다. 익숙해지면 게이트를 나와 10-15분 만에 차를 받아서 나갈 수도 있는 것. 반납 과정도 엄청 신속하고 클레임도 비교적 공정하게 처리한다.


그러나 역시 비싼 가격이 흠. 사기 치는 경우도 중소 회사에 비해 현저히 낮다.


예전에는 메이저도 사기를 많이 쳤는데,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메이저 회사의 경우 장난질 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마지막으로 투로와 같이 개인에게 차를 빌리는 경우가 있다.


먼저 단점이라면 공항 같은 편리한 장소에서 차를 빌릴 수 없어, 차량 배송비가 추가로 든다는 점이다. 장점이라면 가격이 저렴하고, 벤츠나 테슬라와 같은 매우 좋은 차들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런던에서 몇 번 이용해 봤는데, 불편한 점이 있긴 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갔다.


렌터카를 빌릴 때는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등록한 신용카드에 보통 200달러 정도의 디파짓을 청구한다.


이 금액은 문제가 없을 경우 나중에 정산해서 돌려준다.


어떤 렌터카 회사의 경우는 썬패스와 같은 유료 고속도로 통행증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솔직히 플로리다에서 유료 고속도로를 이용할 필요는 전혀 없다구글 맵을 사용 한다면 유료도로 제외 옵션을 선택하자.


내비게이션을 빌릴 필요는 전혀 없다데이터 로밍을 해올 경우 구글 맵이나 웨이즈 같은 내비게이션 어플을 사용하면 된다. 데이터 로밍을 안 할 경우에도 구글 맵의 오프라인 지도 기능을 활용하면 굳이 인터넷 연결이 되어있지 않더라도 길을 잘 찾을 수 있다.


아이가 있다면 카시트는 반드시 해야 한다.


만 5세 이하의 어린이는 법으로 카시트를 이용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 이 법은 강력하게 집행되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서 여행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만 4세 이상의 어린이는 부스터 시트라는 것을 이용하면 일반 안전벨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부스터 시트는 월마트 같은 곳에 가면 20달러 이내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렌터카 업체에서 카시트를 대여할 수 있는데 상당히 비싸다. 이미 카시트를 가지고 있다면 번거롭더라도 카시트를 미국 입국 시에 가져오는 것이 좋다카시트는 아이가 있는 경우 무료 수하물로 부칠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공항에서 차를 렌트할 것이라면 잠깐 고생하는데 반해 많게는 20만 원 가까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디즈니만 가는 경우라 차를 빌리지 않고 호텔 셔틀 등이나 택시들을 이용하는 경우는 카시트가 필요 없다.


5. 렌터카 자동차 보험은 어떻게?


이 또한 개인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메이저 회사들의 경우 법에서 지정하는 만큼의 보험은 이미 들어있다. 따라서 운전에 자신만 있다면 별도 보험을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보험을 가입한다 한들, 보험 계약에 적혀있는 디덕터블 금액까지는 개인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크게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은 보험의 혜택도 받기 어렵다. 메이저 회사에서 추가로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 그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투로의 경우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보험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역시 그만큼 혜택이 형편없다.


보험 역시 "리스크" 관점에서 접근하면 해답이 나온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미국에서 운전하기가 편하냐 불편하냐이다. 미국은 도로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고, 주차장의 공간도 훨씬 넓다. 그래서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걱정은 훨씬 덜어도 된다.


그러나 마이애미 같은 복잡한 도시로 가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마이애미나 올랜도를 가면 차량이 많고 그만큼 거친 운전자도 많기 때문에 운전의 난이도도 올라가는 법. 우리 같은 경우, 이번 여행에는 복잡한 지역을 가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보험을 전혀 하지 않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카드회사나 제삼자 회사에서 제공하는 보험을 가입하는 방법이다.


미국 한정이지만, 미국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카드의 경우, 아멕스로 렌터카를 결제할 경우 20달러 정도 추가로 내면 자동차 보험을 해주는 혜택이 있다. 익스피디아(Expedia)의 경우도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 추가 보험을 제공해 준다. 따로 렌터카 회사에서 제공하는 비싼 보험을 가입할 필요가 없는 것.


요약하자면, 마이애미나 올랜도 같은 복잡한 지역에서 자주 이동할 것이라면 약간의 보험은 추천한다.


그러나 다른 지역을 여행할 것이라면, 결국 개인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여유가 된다면 보험을 추가로 하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6. 주유는 어떻게?


플로리다의 주유소는 전부 셀프 주유 방식이다.


이제는 한국에도 셀프 주유가 흔해져서 사람들이 익숙하지만, 처음 셀프 주유를 하면 당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해보면 엄청 간단하므로, 걱정하지 말자.


미국은 기름 값이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무척 저렴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런던의 경우 1리터당 1.5파운드(약 2천5백 원) 정도 하는데, 플로리다의 경우 갤런당 3달러 (약 4천 원) 정도로, 리터로 환산하면 리터당 900원이 채 되질 않는다. 주유소도 워낙 많기 때문에, 주유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7. 레스토랑 이용 팁


미국의 레스토랑을 처음 이용하면 매우 당황할 일이 생긴다.


바로 메뉴판에 적혀 있는 가격과 실제 지불하는 가격에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플로리다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경우 부가세가 6% 정도 붙는 데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을 경우 여기에 서비스 차지가 많게는 10%까지 추가로 붙는다.


여기에 미국은 테이크 어웨이 (To go라고 보통 한다)가 아닌 경우 팁까지 줘야 한다. (요즘에는 테이크 어웨이도 팁을 받는 곳이 생겼다고 한다)


예전에는 15% 정도면 괜찮은 팁으로 여겨졌는데 지금은 최소 18%, 많게는 25%까지 줘야 한다. 게다가 인원수가 많으면 일반적으로 팁을 더 넉넉하게 주는 것이 관행이다.


그러다 보니 1인당 20달러의 식사라면 팁과 세금을 포함하면 약 25달러에서 26달러 정도의 가격이 되는 셈.


그러니 세금과 팁을 감안해서 메뉴판의 가격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식당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드라이브 쓰루나 테이크 어웨이가 무척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행자의 경우 괜찮은 식당에서 앉아서 밥을 먹으면 돈도 돈이지만 최소 2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드라이브 쓰루를 이용하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레스토랑에서 콜라와 같은 음료를 시키면 무제한 리필이 가능할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음료로도 리필을 해준다.


게다가 리필한 음료를 밖으로 가져갈 수도 있기 때문에, 무더운 플로리다의 날씨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는 당연히 여기는 일이기 때문에 불편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당당하게 리필을 요구하도록 하자. 식당에서 유리컵에 음료수를 주는 경우라도 테이크 어웨이를 요구하면 보통 일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서 준다.


해산물 식당의 경우 피시 캠프 (Fish Camp) 같은 이름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 많은 식당들이 해피아워 (Happy Hour)를 운영한다. 보통 2시에서 5시 사이의 손님이 뜸한 시간이나, 수요일 저녁 같이 술을 즐기는 손님이 적은 날에 운영한다. 해피 아워에는 주류를 비롯해 저렴한 메뉴를 운영하기도 하므로 알아두면 쏠쏠하다.


마지막으로 플로리다 주민들은 아무리 고급 레스토랑이라 하더라도 정장을 차려입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플리플랍 같은 신발을 제한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보통 고급 레스토랑에도 케쥬얼과 차려입은 사람들이 공존하는 등, 식당에서의 복장 예절이 매우 자유분방한 편이다.


8. 여유를 가지자.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엘에이 같은 대도시와 달리 플로리다에서의 삶은 지루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여유롭고 느긋한 편이다.


심심하면 바닷가에 해변용 의자를 가져다 놓고 음료를 마시거나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주에 비해 물가와 세금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악착같이 일하거나 하는 경우도 많이 보지 못했다.


여행의 목적 중 한 가지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단순히 볼거리와 먹거리뿐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 또한 여행의 목적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 플로리다에 왔으면, 바쁘게 목적지를 찾아다니는 여행이 아닌, 플로리디안(Floridian)이 된 것 마냥 여유 있는 날들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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