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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카당스 May 28. 2019

혹시나 어쩌면 플로리다

혹시나 해서 써보는 플로리다 여행 가이드

의외로 미국은 볼거리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없다. 나라가 커서 여행지가 분산되다보니 더 그런 느낌이다. 주요 여행지라면 캘리포니아와 라스베이거스, 그랜드 캐년, 뉴욕 정도가 떠오른다. 플로리다는 대표적인 여행지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의외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 플로리다이기도 하다. 혹시나 플로리다로 놀러 오는 분들을 위해 직접 다녀온 곳만 기준으로 짧은 가이드를 써본다.




미국 최초의 도시 생 어거스틴


우리가 사는 플로리다 북동부 잭슨빌에서 40분 정도 차를 타고 내려가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정착지인 생 어거스틴(St. Augustine)이 나온다. 스페인 정착지답게 작은 도시의 초입부터 건물의 모습이 다르다. 아기자기한 도시 군데군데 괜찮은 식당과 명소가 숨어있다.

이국적인 생 어거스틴의 풍경
거리가 무척 아기자기하다.
미국에서 최초로 미사가 열린 성지이기도 하다.
라이브 뮤직과 함께 공짜 와인 시음 투어를 할 수 있는 생 세바스티안 와이너리
얼음 공장을 개조한 바. 이처럼 숨은 명소가 가득하다.




끝도 없이 펼쳐진 해변, 데이토나 비치


생 어거스틴에서 남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내려오면 나스카 레이싱(Nascar Racing)으로 유명한 데이토나 비치(Daytona Beach)가 나온다. 레이싱 외에 특별히 유명한 것은 없지만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는 해변, 마이애미까지 이어진 끝도 없는 백사장이 볼만하다.

레이싱 카에 시승하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차를 타고 해변을 달려볼 수 있다. 아무 차나 들어갈수 있는게 아니므로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해변이 마이애미까지 이어져있다. 우리로 치면 강릉 경포대부터 부산 해운대까지 이어져있는 셈이다.




테마파크의 도시 올랜도


만약 테마파크를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올랜도에서만 일주일을 묵어도 시간이 부족하다. 4개의 테마파크와 2개의 워터파크로 이루어진 디즈니의 오리지널 테마파크, 디즈니 월드가 이곳에 있고,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물론 중소 테마파크들이 즐비하다. 또한 나사(NASA)의 테마파크인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 또한 볼거리가 풍부하다.

플로리다 주를 먹여살린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디즈니의 영향력과 인기는 막강하다.
유니버셜 올랜도의 호그와트 성이 빛나고 있다.
범고래 쇼가 유명한 씨월드(Sea World)
인공 스노클링장과 돌고래와의 수영 체험을 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코브. 칸쿤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보다 훨씬 많은 물고기를 보았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는 실제 발사했던 새턴 V 로켓과 퇴역한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 호 등 어마어마한 볼거리가 있다.
스페이스 X 로켓 발사 장면. 날짜를 잘 맞추면 실제 우주선 발사를 관람할 수 있다.
햇살이 따뜻한 근교 윈터 파크(Winter Park)에는 맛집들이 많다.




젊음이 넘치는 활기찬 도시 마이애미


덱스터, CSI 마이애미와 같은 미드 덕분에 친숙한 마이애미는 플로리다 반도 남동쪽, 부산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 마이애미는 젊은 사람들의 할 거리가 많다. 밤새 클러빙을 해도 되고, 서핑을 즐겨도 좋고, 오션 드라이브 앞 브런치 가게에서 브런치를 즐겨도 좋다. 게다가 마이애미는 플로리다 최대의 미식 도시이기도 하다.

화려한 마이애미의 클럽은 힙스터들을 불러모은다. 나는 힙스터도 아니고 클럽도 안좋아해서 사실 안가봤다.
마이애미의 슬럼가를 재개발한 윈우드(Wynwood) 스트리트에서는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마이애미 사우스 비치 근처의 오션 드라이브 거리. 물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1-2블록 안쪽으로 들어갈 것을 추천한다.
마이애미를 대표하는 사우스 비치.
영화 위대한 유산에도 나왔던 비즈카야 박물관
미식의 도시 마이애미에는 맛집이 넘친다. 사진은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인 큐(Kyu). 지갑사정이 여의치않으면 해피 아워를 노리자.




미국의 땅끝마을, 키웨스트


마이애미에서 약 네 시간 차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 미국의 땅끝마을인 키웨스트에 도착한다.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그의 생가에는 그가 키우던 고양이의 후손들이 아직도 집을 지키고 있다.

키웨스트 가는 길에 있는 바히아 혼다 키(Bahia Honds Key)는 스노클링 스팟으로도 유명하다.
헤밍웨이가 살았던 생가. 발가락 여섯개의 돌연변이 고양이의 후손들이 지키고 있다.
미국 최남단을 알리는 표식. 기념사진 찍는 장소이다.
밤이 더 아름다운 번화가 듀발 스트리트(Duval Street)
아름다운 키웨스트의 석양




플로리다 서부의 숨은 진주 새러소타


이번에는 플로리다 서부로 가보자. 플로리다 서부에는 세인트 피터즈버그와 템파와 같은 도시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작은 휴양도시 새러소타가 가장 아름다웠다. 걸프 해안의 도시답게 해변의 고운 모래는 케익의 아이싱처럼 새하얗고, 바닷물은 맑아서 발끝까지 보인다.

베네치아의 궁전을 따라 지었다는 링링박물관의 하이라이트 카드잔 저택. 내부는 예약제 가이드 투어로만 볼 수 있다.
미니어처 장인이 30년 넘게 혼자 만든 서커스 디오라마도 입이 떡 벌어지는 볼거리다.
미술품 컬렉션도 훌륭하지만 정원은 더 멋지다.
새러소타의 시에스타 키 비치는 너무나 아름답고 고요했다.
세인트 피터즈버그의 살바도르 달리 뮤지엄도 볼만하다..
템파의 옥스퍼드 익스체인지란 카페 겸 레스토랑 겸 서점은 세련의 극치였다.




걸프 해안이 빚은 최고의 작품 데스틴


마지막은 우리나라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플로리다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데스틴(Destin)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데스틴은 플로리다 서북쪽에 위치한 휴양도시다. 이곳에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바다를 만났다.

지금껏 가본 어떤 바다보다도 투명하고 아름다웠다.
크랩 아일랜드는 섬은 아니고 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수심이 얕은 지역이다. 반드시 배를 빌려서 가야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바다 한 가운데에 술집 겸 식당이 둥둥 떠다닌다.
무조건 이렇게 생긴 폰툰(Pontoon) 보트를 빌려야 한다. 아무 해변에나 정박하고 놀 수 있다.




마무리: 플로리다만의 매력이 있다.


플로리다에는 뉴욕 같은 대도시의 복잡함과 그랜드 캐년 같은 자연의 웅장함은 없다. 그러나 어딜 가든 따스한 햇살 아래 해변을 거닐 수 있고, 조금은 촌스럽지만 유쾌한 즐거움이 있다.


바쁘게 돌아다니며 모든 장소를 구경하는 것도 좋다. 해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책 속에서 영감을 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플로리다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플로리다만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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