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즐겨보는 본격 할로윈
미국만큼이나 영국 사람들도 할로윈에 진심이다.
미국만큼 대놓고 장식에 목숨걸지는 않지만, 할로윈 당일에는 모든 아이들이 길에 나와 트릭 오어 트릿 (Trick or Treat)을 즐긴다. 지난 할로윈 때는 거의 300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찾아와 결국 사탕이 바닥나는 사태가 벌어질 정도였다.
열기에 힘입어 많은 관광지들도 할로윈 스페셜을 진행하는데, 워릭 캐슬 (Warwick Castle)의 할로윈 스페셜이 괜찮다고 해서 방문해봤다.
워릭캐슬은 런던에서 북서쪽, 버밍엄 근처에 위치한 중세시대의 성으로 1068년 정복자 윌리엄 (William the Conqueror)에 의해 지어졌다. 원래는 나무로 지어졌던 성은 12세기에 다시 돌로 지어지고 14세기 백년전쟁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차를 주차해놓고 입구로 향한다. 표 검사를 마치고 들어서자, 바로 할로윈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성이 제법 넓고 다양한 이벤트들이 곳곳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안내도와 이벤트 스케쥴을 숙지해야 한다. 워릭 캐슬의 메인 이벤트는 독수리 쇼라고 할 수 있는데 독수리 쇼 시간을 잘 파악해두고 성 안 곳곳을 구경했다.
먼저 재미있는 할로윈 장식들을 구경했다. 아이도 처음에는 무서워 하더니, 나중에는 재미있어했다. 아이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을 감안해 아주 무서운 장식은 없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워릭 캐슬 내성 내부로 들어가본다. 먼저 멋진 갑옷과 무기들을 전시해놓은 홀이 눈에 들어온다.
워릭 캐슬 안에서도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중이었는데 아이가 아직 어려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캐슬 던전의 경우 입장료를 별도로 받았는데 예전에 다른 던전을 갔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어린 아이와 같이 갈만한 곳은 아니라 스킵했다.
워릭 캐슬에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이 있어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그 모습을 살짝 담아본다.
영국의 레전드 동화작가 중에 줄리아 도널드슨 (Julia Donaldson)이란 작가가 있는데 서점에 가보면 이 분의 작품을 찰리와 쵸콜릿 공장과 마틸다로 유명한 로알드 달 (Roald Dahl) 못지 않게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줄리아 도널드슨의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로 조그와 하늘을 나는 의사들 (Zog and the Flying Doctors) 이라는 작품이 있다. 우리 아이도 재미있게 봤던 작품 중 하나인데, 워릭 캐슬과 합작을 하여 동화책 테마 놀이터를 운영중이었다.
워릭 캐슬에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다. 글에서 소개하지 않은 활 쏘기, 창술 배우기 등을 비롯해 성 내부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아주 큰 임팩트가 있는 이벤트들은 아니라서 소소한 잔재미를 주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워릭 캐슬의 독수리 쇼만큼은 독수리 쇼를 보기 위해 워릭 캐슬을 방문해도 무방하다 싶을 정도로 멋진 공연이었다.
별다른 기대를 안하고 갔던 곳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정말 만족스러웠던 방문이었다. 딱히 할로윈 스페셜이 아니라 하더라도 충분히 방문할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였다. 특히 마무리로 보았던 독수리 쇼는 계속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게할 만큼 훌륭했다.
글에 딱히 싣지는 않았지만 워릭 시내 또한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영국의 예전 모습을 느껴볼 수 있었다. 시간이 된다면 워릭 시내까지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