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나라.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으로는 휴전선이 있어 육로로 다른 나라를 갈수는 없다. 출생국을 선택할 수 없어 나와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겐 대한민국이 디폴트였다.
그런 나라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미국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이상하게도 영국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영문학의 본류를 찾아 떠난다는 거창함보다는, 그저 한 언어를 전공하고 그 언어로 된 문학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하긴, 교환학교의 교수님도 더블린을 꼭 여행하고 싶다고 하셨다. 예이츠의 나라, 제임스조이스의 나라, 싱스트리트의 나라. 미국인도 아일랜드에 전공자로서의 향수를 느낀다는데 말 다 했지. 천천히 계획 세우며 공부하다보니 영국과 프랑스는 지리적 거리 만큼이나 뗄 수 없는 사이였고 그래서 두 나라를 여행했다.
옆나라를 육로로(물론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는 바다가 있지만, 유로스타를 타고 갔으니 육로이동이 맞기는 하다) 이동하는 경험이 신선했다. 국경이 이렇게나 건너기 쉬운 것이었다니. 국경은 모름지기 공항처럼 특별한 곳에서 복잡한 과정과 비싼 돈을 내야만 건널 수 있는 것 아니었나?
첫 유럽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후로도 쭉 이어질 줄 알았던 여행은 코로나가 막아섰고, 그 이후에는 나처럼 출생국에 대한 선택권이 없어 본인의 의지와 관계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 된 두 아이의 탄생으로 여행을 이어가지 못 했다.
이 글은 이를테면 “그러니까”와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다른 나라 얘기도 좀 하고, 여행에 대한 갈증도 글로 좀 풀고 하렵니다, 와 같은 것. 여행고수와 컨텐츠가 넘치는 세상에 이 글이 대단치는 않겠지만, 날 위한 글쓰기라는 처음 그 취지에 어긋나지 않으므로 괜찮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