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맡겨 주세요
요즘 들어 더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뉴질랜드는 참 ‘삶’이라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라는 것.
한국에서는 연차 한 번 쓰려고 해도
사수 눈치 보고, 팀 분위기 파악하고, 일 손 안 바쁘게 맞춰야 겨우 말 꺼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마저도 미안하다는 말을 꼭 덧붙였고.
근데 여긴 좀 다르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 하루 쉴게요."
"아이들이 방학이라 가족 여행 가요."
"연말연시니까 쉬어야죠."
그냥, 당연하게 쉰다.
이게 아직도 나한테는 조금 낯설다.
며칠 전엔 커스터머 서비스 팀의 한 동료가
다음 달에 2주 휴가를 간다고 했다. 가족과의 시간이라며. 그랬더니 사장님이 나한테 그 기간 동안 업무 좀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
머릿속이 하얘졌다.
고객 응대? Oh my God!!!!!
이건 내가 익숙한 일도 아니고, 실수하면 바로 컴플레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업무인데…
그 순간부터 걱정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그래도 어쩌랴.
그 동료는 여행을 가고,
고객들은 매일 전화를 걸올테고 난 받아야만 한다.
그래서 요즘 전화가 올 때마다 그 동료의 응대 방법을 귀 기울여 듣게 됐다.
그러다 자주 들린 문장 중 나를 살려 줄 말을 찾았다.
"Please leave it with me."
“그건 제게 맡겨 주세요.” 또는 "제가 확인해 볼게요"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생각해 보면 이 말 하나면 대부분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시간을 벌 수 있겠다 싶었다.
모르겠다고 얼버무릴 필요도 없고
헛답을 해서 실수할 일도 없다.
고객: “배송이 아직 도착을 안 했는데요?”
나: “Please leave it with me, I’ll get back to you shortly.”
고객: “이거 교환되나요?”
나: “Please leave it with me. I’ll check and let you know.”
질문을 파악만 해두고 나서, 조용히 숨 고르고, 확인하고, 정확히 답해주면 되는 거다.
여기서는 빨리 말하는 것보다 정확하게 응대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확인해 보고 안내를 해 준다는 건 그렇게 큰 실례가 아니다.
당황하지 않고 그 말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드니
2주간의 대행 업무도 조금은 덜 무섭게 느껴졌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내 심장도 요동치겠지만
티 안 내고 여유 있는 척 이렇게 말해보려 한다 프로페셔널하게
“Please leave it with me.”
사실 내가 바라는 건 Please leave me alone인데ㅎㅎㅎ.
Ep.2 표현 정리
Please leave it with me
→ “그건 제가 처리할게요 / 저에게 맡겨주세요” / 제가 알아볼게요 / 제가 확인해 볼게요
✔️ 고객 응대, 동료 협업, 실수 방지용으로 만능 표현이에요. 당장 해답이 생각나지 않으시면 시간 벌기용으로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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