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fraid I'm not

정중한 거절을 할 때

by Lonely Cat

한국 나이로 서른셋, 나는 준비 없이 이민을 왔다.
그때의 나는 정말이지 알파벳만 겨우 아는 수준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중학교 이후로 영어책을 펴본 적도, 영어를 경험할 일도 없었다.
그런 내가 서른셋에 영어를 다시 배운다는 것은 솔직히, 막막한 일이었다.

문법? 사실 아직도 잘 모른다.
그런데도 지금은 외국 회사에 다니며, 회의도 하고 이메일도 주고받고,
무엇보다 영어로 월급을 받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냐고 묻는다면

나는 영어를 ‘학문’처럼 배우지 않았다.
너무 몰랐기 때문에, 오히려 배운 그대로, 들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잘 말하는 사람, 스마트하게 표현하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들이 자주 쓰는 문장을 하나 정해
내 입에서 툭 튀어나올 때까지 연습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단어만 바꿔서 그 패턴을 썼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효과가 있다.


그런데 가끔, 이해 안 되는 말들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문장이었다.


“I’m afraid I’m not.”


맨 처음 들었을 땐 솔직히 이렇게 생각했다.
“갑자기 왜 무섭다는 거지?”
“무서운 일 있었나?”

하지만 회사에서 무서울 일이 뭐 그리 많겠는가.
곧 이 말이 가진 진짜 의미를 알게 되었다.

I’m afraid I’m not available.
→ 죄송하지만, 그 시간엔 시간이 안 돼요.

I’m afraid I’m not the right person.
→ 실례지만, 그건 제 담당이 아니에요.

I’m afraid I’m not familiar with that process.
→ 유감이지만, 그 절차는 잘 모릅니다.


여기서 “I’m afraid”는 감정 표현이 아니라, 예의 있는 전달 방식이다.
한국어로 치면 “실례지만”, “죄송하지만요”에 가까운 뉘앙스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에는 존대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느꼈다.
영어에는 존대가 아니라 ‘존중’이 있다.

직접적인 표현을 삼가고,

형식적인 언어를 통해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문화가 담겨 있다.

회의와 같은 공식 석상에서는 특히,
이런 정중한 표현을 자주 쓴다.
내 생각을 말하면서도,
상대방을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기술.
실제로 부딪히며 일하지 않았다면

이 표현들이 어떤 감정을 담고 있는지

어떤 뉘앙스로 쓰이는지 나는 결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언어가 그렇듯 단어와 문법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지점들이 있다.

방법이 없다 많이 듣고 많이 말하고 많이 쓰는 방법밖에는


Ep4. 표현 정리


"I'm afraid I'm not..."

“I’m afraid”**는 “두렵다”는 말보단 유감이지만, 정중하게 말하자면이라는 의미예요.


✔️ 공손한 거절 / 부드러운 반대 / 예의 바른 정보 전달

정중하게 거절할 때:

A: Are you joining the meeting at 3?

B: I’m afraid I’m not. I have another call scheduled.


내가 아닐 때 or 해당 사항 없을 때:

A: Are you the one managing the project?

B: I’m afraid I’m not, but I’ve seen someone taking care of it.


의견에 부드럽게 반대할 때:

A: Don’t you think she was too slow?

B: I’m afraid I’m not sure I agree with that.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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