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내려놓기로 했다

‘가짜 같은 나’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중입니다

by 외로우니까대표다

열세살 대표지만, 대표라는 자리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고, 직원도 생기고, 함께하는 고객도 많아졌지만 나는 여전히 두렵다.

부족하고, 실수할까 봐 겁이 난다. 특히 직원들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무언가를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조심스럽다. 실수를 보이면 실망할까봐, 나를 신뢰하지 않을까봐 늘 긴장하게 된다.

겉으로는 성과를 내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 보일지 모르지만, 속으로는 늘 생각한다.

"나는 진짜 대표가 맞을까?"

최근 들어 부쩍 자주 떠오르는 질문이다.


그러던 중 책 한 권에서 낯설지 않은 단어를 만났다. 리사 손 교수의 『임포스터』라는 책이었다. 그 안에서 "임포스터이즘(Impostorism)"이라는 단어를 만났다.

임포스터이즘..

임포스터이즘이라는 말을 찾아보니 자신이 마치 다른 사람을 속이고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학력, 경험, 성취 정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을 사기꾼처럼 여기고, 지금의 성공이 운이었거나 주변의 도움 덕분이었다고 생각하며, 결국 언젠가는 이 가짜 같은 성공이 들통날 거라고 불안해하는 마음이다.

돌이켜보니 이 개념을 처음 접한 건 아니었다. 예전에 아이들이 "어몽어스"라는 게임을 하면서 '임포스터'라는 단어를 자주 쓰곤 했다. 그땐 단순히 게임 용어려니 했는데, 이제 와 보니 그 단어가 이 뜻이었을 줄은..


대표로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기업을 운영하는 많은 분들이 아마 공감할 것이다. 외부에서 보면 "저 정도면 성공했지" 싶은 자리지만, 정작 본인은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 마음. 이것이 바로 임포스터이즘이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인구의 70%가 이 감정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리고 특히 성취 수준이 높을수록, 책임이 클수록, 혼자 감당해야 할 무게가 많을수록 더욱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중소기업 대표에게 딱 맞는 조건들이다.

임포스터 증후군 체크리스트에는 이런 문항들이 있다.

나는 내가 해낸 일이 운이나 우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실수하면, 다른 사람들이 내 능력을 의심할까 걱정된다.

내가 성공한 것은 내 실력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 나를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받은 칭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는 내가 속임수로 주변을 속이고 있는 것 같다.

이 문항을 접하고 나는 간단한 20문항짜리 가면 증후군 테스트를 해보았다. 100점 만점에 61점. 해석에 따르면 "당신은 상당한 수준의 임포스터 증후군을 겪고 있습니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막상 점수로 확인하니 마음이 묘했다. 이제는 이 감정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미 임포스터였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임포스터이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시도하고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다.

첫 번째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직면하는 연습이다. 불안할 때마다 그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를 써본다. 말로 꺼내보기도 하고 일기에 끄적거리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과 감정을 구분하고 나면, 내가 느끼는 두려움이 실제가 아니라는 걸 자주 깨닫게 된다.

두 번째는 내가 해낸 것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무언가 성과가 나도 "좋은 타이밍이었다"거나 "운이 좋았지"라고 넘겨버리곤 했는데, 이제는 "그때 내가 내린 판단이 도움이 되었지"라고 조용히 말해본다. 그런 작은 자기 인정이 조금씩 나를 바꿔놓는다.

세 번째는, 이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대표님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고 안도하게 된다. 이 브런치 글을 쓰는 이유도 사실 그 연장선이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따뜻하게 들여다보게 될지도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나는 완벽한 대표가 아니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실수해도 괜찮고, 모르는 게 있어도 괜찮다고. 중요한 건 그 부족함 속에서 계속 배우고, 성장하려는 마음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씩 믿어보려 한다.

오늘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임포스터이즘에서 한 발짝 더 멀어지려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두려워도, 그럼에도 계속 나로서 버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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