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의 품격에 대한 나의 생각들..
지난 월요일 아침, 회사 1층 커피숍에서 마주한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
아메리카노 두 잔 사이에 마주 앉은 두 남자. 듣는 사람은 다리를 꼬고 앉아 한쪽 귀를 후벼 파고 있었고, 말하는 사람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작은 목소리로 말을 잇고 있었다.
순간, 나는 직감했다.
“아… 이건 대표와 직원의 면담이구나.”
대표로 보이는 그 남자의 자세는 너무나 여유로웠고, 동시에 무례했다.
한쪽 귀를 후벼 파는 그 무심한 손짓, 다리를 꼰 채 시선조차 주지 않는 태도, 상대의 말에 집중하려는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이상하리만치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왜 그 장면이 나를 이렇게 뒤흔든 걸까.
왜 나는 그저 커피를 기다리던 짧은 순간, 이토록 감정적으로 반응했던 걸까.
커피를 사들고 사무실로 올라가늗 엘리베이터 안에서 생각했다.
면담이라는 건 결국 ‘관계’의 자리다.
성과를 논하고, 업무를 지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 대 사람’이 마주하는 시간이다. 또 직원이 용기를 내어 고민을 꺼내고, 속내를 드러내는 자리일 수도 있다.
그런 자리에, 대표가 귀를 파고 있다면? 고개도 들지 않고, 다리꼬고 시선도 맞추지 않는다면?
그건 말하는 사람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나는 대표다.그래서 더욱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절대 대표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 있다.
타인의 말을 가볍게 흘리는 행동, 몸짓과 표정으로 무시를 표현하는 행동,권위를 방패 삼아 타인의 용기를 외면하는 행동들..
면담이라는 이름의 자리는, 결국 ‘듣기 위한 자리’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고자 하는 의지, 그 자체가 리더의 무게이고 품격이다.
물론 나 역시 매번 완벽하진 않다.
급한 마음에 조급하게 말을 자르기도 하고, 집중하지 못한 채 흘려듣기도 했다.
그래서 더더욱 그날의 장면이,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했고, 그만큼 부끄럽고 아프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그날 나는 내 커피가 나오는 걸 기다리며,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듣는다는 건, 곧 마주한다는 것이다.’
다리를 꼬지 않고, 귀를 후비지 않고,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는 그 단순한 행위들이, 누군가에겐 긴장 속 작은 위안이 되고, 누군가에겐 상처받은 마음의 회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대표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을 ‘존중의 눈빛’으로 맞이했으면 좋겠다.
말의 내용보다 더 먼저 전달되는 것은, 우리의 자세다. 말하는 이보다 먼저 말하고 있는 건, 우리의 몸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