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딱히 큰 잘못이나 엇나가는 일은 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집도 있고 직장도 있고 학교도 졸업하고 결혼도 했으니...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크게 후회하는 게 하나 있는데, 청소년기를 고독하게 홀로 보냈다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두려워하지 말고, 먼저 손을 내밀고 먼저 다가갈걸.
우습지만 그 때에는 내가 그들과 선을 긋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할 수 있는데 그저 다가가지 않는 것 뿐이야.
나는 저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아서 그런거야.
그때는 왜 몰랐을까? 인간의 모든 능력은 근육과 같아서
쓰면 쓸수록 발달하고 쓰지 않으면 않을수록 퇴화해 버린다는 것을...
인간관계도, 사람을 대하는 스킬도, (특히 어릴 때일수록) 단련해놓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서 저절로 생기지도 않고, 필요할 때 짠! 하고 나타나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는 정말 몰랐다.
그 언젠가 상담을 받다가 선생님이 그랬다.
우울(증)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는 바람에, 성격의 일부분으로 내재화 되어버렸다고.
슬프지만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든다.
사실 평소에는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어도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다.
어찌 됐든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신경을 많이 써서 쉽게 지치는 편이니까,
혼자 있는게 편하므로.
그런데 때때로 어찌할 바 모르겠는 고독감이 온몸에 사무치게 찾아온다.
그럴 때에 편하게 말을 걸 수 있는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 정말 서럽다.
어린 시절 오만의 댓가는 참으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