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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Nov 01. 2017

을지로 골목 여행

을지로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뒷골목에 은밀히 자리 잡은 젊은 예술가들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 철물점과 인쇄소가 즐비한 잿빛 골목은 어느덧 예술가의 열정과 개성으로 밝게 덧칠해지고 있다.



볼 곳



1. 소쇼룸

소쇼룸 세 번째 전시  ⓒSOSHOROOM
소쇼룸 두 번째 전시  ⓒSOSHOROOM

소쇼룸은 꼭꼭 숨어 있다. 먼저 을지로 대로변의 미광빌딩을 눈치껏 찾아보자. 온갖 상점 간판이 걸린 빌딩 안쪽, 허름한 계단을 올라가면 601호에 소쇼룸이 자리한다. 이곳은 미술 작품에 관심은 높지만, 아직 즐기거나 소비하는 방법에 미숙한 대중을 위한 미술 작품 쇼룸. 아담한 방과 테라스에 작품을 전시하고 그에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을 배치했다. 일상 속에 녹아든 미술을 감상하며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을 얻거나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전시 프로젝트는 6주 단위로 진행하고 매번 다른 작품과 공간을 선보인다. 10월부터 11월까지는 영상 미디어 대관 전시(무료 입장)가 열리며, 12월 중순부터 다시 쇼룸을 선보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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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료 3,000원, 2pm~8pm, 월요일 휴무, 서울 중구 을지로 99-1 미광빌딩 601호, 인스타그램 @ soshoroomseoul




소쇼룸의 김민경 · 황아람 대표 ⓒ 문지연


LOCAL’S TIP

소쇼룸의 김민경 · 황아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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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작업실이 을지로에 있어요. 그곳을 방문했다가 을지로에 매료되어 자리를 잡게 되었죠. 마땅한 공간을 찾던 중 월세가 저렴한 편인 빌딩의 꼭대기, 미광빌딩 601호에 소쇼룸을 열었습니다. 소쇼룸은 미술 작품을 체험하는 곳이에요. 어떤 인테리어에 어울릴지,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지 등 자신의 공간에 걸릴 작품을 상상하면서 능동적인 관람을 하는 거죠. 시간을 두고 천천히 경험하면 더욱 좋아요. 아직 쇼룸이 어색하다면 카페처럼 이용하세요.미술 작품에 둘러싸여 커피와 디저트를 맛보는 동안 편안하게 예술에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최근 을지로에 다양한 아티스트가 모이고 있어요. 저마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작업할 때 필요한 재료를 구하기 편하고, 접근성이 좋으면서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을지로에 이러한 기류를 이끈 힙스터의 성지 신도시에서 인디 밴드나 DJ 공연을 즐기거나, 디자인 스튜디오 겸 인쇄소를 운영하는 코우너스에서 리소 인쇄한 포스터나 문구류를 쇼핑해보세요. 낡은 간판과 노포 뒤에 숨겨진 예술가들의 아지트를 찾아 다니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여행이 될 거예요.”



쇼핑



2. 우주만물

온갖 잡동사니가 모여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우주만물 내부. ⓒ 문지연
고양이 캐릭터 가필드가 그려진 컵과 장난감. ⓒ 문지연

디자이너, 아티스트, 사진가 등 5명의 친구가 자신의 취향이 담긴 물건을 우주만물에 내놨다. 독특한 기념품부터 해외 LP 앨범, 고전 영화 비디오테이프, 손때 묻은 장난감까지 온갖 잡동사니가 작은 공간을 채운다. “괜찮은 물건이 많이 숨어 있어요.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면 좋은 물건을 건질 수 있을 거예요.” 친절한 주인장이 이용 방법을 넌지시 알려준다. 디자이너 브랜드 할로미늄에서 선보이는 개성 있는 옷과 우주만물에서 자체 제작한 모자와 컵, 1990년대 브랜드나 유명 뮤지션이 프린트된 희귀한 티셔츠 등을 추천한다고. 멜론 맛 소다 1잔을 주문한 뒤, 구석구석 물건 더미를 뒤져보자. 운 좋게 보물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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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감 3,000원부터, LP 앨범 5,000원부터, 2pm~8pm, 화 · 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cosmoswholesale



3. 노말에이

안락한 분위기의 노말에이 내부. ⓒ 문지연
노말에이의 인기 도서인 <방람푸에서 여섯날>과 <우리 이제> ⓒ 문지연

노말에이는 디자인 스튜디오 131WATT에서 운영하는 독립 서점. ‘A만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뜻의 이름처럼 전문 서적부터 사진집, 매거진, 에세이까지 다채로운 취향의 책이 책장에 빽빽하게 꽂혀 있다. 디자인 서적, 그림책, 일러스트집 등 아트 북의 비중이 높고 액티비티 북 <아노락(ANORAK)>, <닷(dot.)> 등 흔히 볼 수 없는 해외 독립 출판물도 눈에 띈다. 독특한 인쇄와 제본 방식을 적용한 책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이곳의 매력이라고. 인기 도서로는 태국 여행기를 담은 그래픽 노블 <방람푸에서 여섯날>과 현실적 사랑에 관한 만화책 <우리 이제>가 있다. 9월 1달간 쉬고 10월부터 리뉴얼 오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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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5,000원부터, 12pm~8pm, 토요일 1pm부터, 일·월요일·공휴일 휴무, normala.kr



먹을 곳



4. 혜민당

커피와 디저트를 처음 접한 개화기로 시간을 돌린 듯한 인테리어. ⓒ 문지연
화려한 앤티크 접시에 담긴 디저트. ⓒ 문지연

조선 시대 의원 혜민서가 있던 자리에 양과자점 혜민당이 문을 열었다. 목재 테이블과 공단을 덧댄 의자를 배치하고 괘종시계, 스탠드 등 빈티지 소품으로 고풍스럽게 꾸몄다. 국내외에서 공수한 고가구와 은은한 조명은 마치 개화기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앤티크 접시에 담은 디저트는 양과자점 콘셉트에 맞게 수수한 모양새. 오픈 키친에서 매일 굽는 빵과 케이크는 신선하고 풍미가 좋다. 말린 무화과를 올린 타르트, 프랑스산 크림치즈 안에 산딸기를 품은 프로마주 등을 추천한다고. 음료는 맞은편에 함께 운영하는 커피한약방에서 주문하자. 한약처럼 묵직하고 쌉싸름한 커피가 디저트의 달콤함을 중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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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화과 타르트 3,900원, 프로마주 6,100원, 9am~10:30pm, 070 8833 4242.




5. 녁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식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무실 콘셉트로 꾸민 녁의 내부. ⓒ 문지연
갈버치보 리소토와 샐러드 감감이, 텐커레이 넘버텐 진토닉. ⓒ 문지연

녁은 사장실, 철제 사물함 등을 갖춘 사무실 콘셉트 공간에서 한식을 접목한 이탤리언 요리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갈버치보 리소토’. 탱글탱글한 식감의 보리와 부드럽게 찐 갈비가 상상 이상으로 조화롭다. 제철 식자재를 활용해 계절 메뉴나 가니시에 변화를 주는데, 가을에는 멜론과 감말랭이에 홍시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 ‘감감이’가 제격이라고. 모든 음식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식자재 본연의 맛에 충실하다. 또한 이곳에서는 레스토랑, 카페, 바, 엔터테인먼트가 경계 없이 어우러진다. 바리스타가 내린 커피를 비롯해 와인, 칵테일 등도 즐길 수 있으며 문화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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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버치보 리소토 2만5,000원, 7:30am~12am, 토요일 11am부터, 일요일 11am~9pm, 쉬는 시간 2:50pm~5pm, 인스타그램 @nyugradientable






마실 곳



6. 분카샤

하얀색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분카샤의 내부. ⓒ 문지연
후르츠산도와 오미자 라임 소다. ⓒ 문지연

1970년대 일본에서 유행하던 쾌활한 시티 팝이 흘러나오는 어둑한 실내. 하얀색 네모난 의자 겸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들뜬 모습으로 무언가를 먹거나 사진을 찍는다. 부드러운 빵 사이에 생크림을 가득 채운 뒤 망고, 바나나, 딸기, 키위를 넣고 단면을 고르게 자른 ‘후르츠산도’가 그 주인공. 우유로 만든 생크림과 신선한 과일의 조합은 익숙한 맛이면서도 포크를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수제 오미자청으로 만든 상큼한 오미자 라임 소다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와인, 칵테일, 맥주 등 주류도 갖췄으며, 매장 안쪽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만든 가방, 애견 용품 등의 가죽 제품을 구경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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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르츠산도 8,000원, 오미자 라임 소다 6,000원, 12pm~11pm, 일요일 · 공휴일 6pm까지, 인스타그램 @bunkasha



분카샤 작업실에서 만든 천연 가죽 애견 목걸이. ⓒ 문지연


OWNER’S PICK

“분카샤의 작업실에서는 모자, 목걸이, 목줄 등 애견을 위한 가죽 제품을 맞춤 제작해드립니다.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하는 수입 천연 가죽을 사용해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드는데, 오래 쓸수록 부드러워 애견의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죠.”

By 분카샤의 김상미 대표



7. 호텔수선화

왼쪽부터 디자이너의 감각이 묻어나는 독특한 분위기의 내부. 리치향이 감도는 칵테일 '디타토닉'과 크레커에 베리 크림 치즈를 올린 '베리베리ㅋ'ⓒ 문지연


3명의 디자이너가 의기투합한 곳. 낡은 인쇄소 건물 4층을 개조해 지붕을 맞댄 각각의 작업실을 만들고 한편에 카페 겸 바를 마련했다. 콘크리트 천장에 화려한 천을 씌운 등을 달고 곳곳에 그림을 전시한 감각적 분위기. 호텔 로비처럼 꾸민 바는 무난한 생맥주부터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수제 맥주까지 두루 갖추었고, 톡톡 튀는 이름의 칵테일, 와인, 위스키 등 다양한 주종을 선보인다. 여기에 곁들이기 좋은 간단한 안주와 커피, 티 등 음료도 판매한다. 호텔수선화는 이방인이 드나드는 호텔처럼 모두에게 열려 있다. 전시나 공연 등을 열고 아티스트들 간에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행사 소식을 확인하고 방문하면 더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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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7,000원부터, 안주 8,000원부터, 12pm~12am,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otel_soosunhwa



글.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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