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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Sep 26. 2017

공덕 경의선숲길 골목 여행


옛 경의선 철길을 따라 조성된 숲길이 높은 빌딩 사이를 가로지른다.
양옆으로 아기자기한 한옥과 상점이 달린 안온한 숲길을 거닐면
어느새 마음에 쉼표 하나가 찍힌다.



볼 곳




1. 문화공간 숨도

계절에 따라 추천 도서를 바꿔서 비치하는 책극장. ⓒ 문지연

전시관, 카페, 도서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문화공간 숨도. 바쁜 일상 속에서 전시 작품을 구경하거나 책을 읽고 사색을 하며 숨을 고르기 좋은 곳이다. 숨도의 책극장은 스마트 기기를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책에 빠져들 수 있는 도서관이다. ‘백수 삼촌의 책장’, ‘휴학한 여동생의 책장’ 등 캐릭터를 부여한 책장마다 추천 도서를 비치했다. 반대편의 극장 소우주는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이동 가벽을 펼쳐 공연도 하는 전시관 겸 공연장. 숨도의 철학을 녹인 생태, 문화, 예술 관련 활동을 주로 하며 9월에는 성인을 위한 인형극을 올릴 예정이다.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문학 작품 속 음식을 재현한 카페 메뉴도 흥미를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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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 오이 샌드위치 세트 7,000원, 10am~10:30pm, 토요일 1pm~9:30pm, 일요일 휴무, soomdo.org




ⓒ 문지연


OWNER’S PICK

“하루키의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나온 레시피를 재현해 오이에 마요네즈와 소금, 후추를 뿌린 하루키 오이 샌드위치예요. 책에 나온 글과 함께 내는데, 샌드위치를 먹고 나서 실제로 그 책을 읽게 된 경우도 있죠.”

By 숨도의 공은지 · 박지현 연구원




쇼핑




2. 달콤베이킹스튜디오

소수의 인원으로 꾸려지는 마카롱 클래스. ⓒ DALCOM BAKING STUDIO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프렌치 스타일 마카롱. ⓒ 문지연

머랭을 동그랗게 짜내 오븐에 구운 뒤 부푼 과자 위에 초콜릿, 말차 등으로 맛을 낸 필링을 얹는다. 다시 과자로 덮어 완성한 프렌치 스타일 마카롱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하며, 당도가 낮다. 여기에 벚꽃, 레몬, 밤 등 계절마다 어울리는 식자재를 더하면 풍미가 더욱 좋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수업이 기다리는 이곳은 마카롱 공방. 원데이 클래스는 2회 실습으로 두 가지 맛의 40여 개의 마카롱을, 정규반과 창업반은 4회 실습으로 100여 개의 마카롱을 만든다. 완벽한 수련을 위해 피드백도 철저하다. 이외에도 케이크, 쿠키, 키즈 베이킹 등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고 매장에서 갓 구운 마카롱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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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 원데이 클래스 12만 원, 11am~8pm,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dalcom_baking_studio_





먹을 곳




3. 라꾸르 1912

리엔 셰프의 할머니가 해주셨던 가정식을 재현한 하노이 가정식 덮밥. ⓒ 문지연
한옥을 개조한 외관. ⓒ 문지연

고즈넉한 한옥 안에 또 다른 아시아의 모습을 품은 라꾸르 1912는 베트남 가정식을 선보인다. 베트남 셰프의 손에서 탄생하는 모든 메뉴가 현지 맛 그대로라며 칭찬이 자자하다. 특별히 추천하는 메뉴는 ‘리엔의 하노이 가정식 덮밥’. 다진 돼지고기에 볶은 채소와 달걀 프라이를 곁들인 메뉴로 매콤함이 감돌아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진한 커피에 연유와 코코넛을 넣은 베트남 커피도 별미. 바게트로 만든 반미 샌드위치, 팜 슈거로 맛을 낸 통새우찜 등 색다른 베트남 음식도 꾸준히 개발한다. 현지에서 공수한 식자재를 사용하고 소스까지 직접 만들어 한 끼마다 정성이 오롯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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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엔의 하노이 가정식 덮밥 9,000원, 베트남 커피 7,000원, 1:30am~10pm, 인스타그램 @lacour1912




ⓒ 문지연


LOCAL’S TIP

라꾸르 1912의 박영아 대표와 리엔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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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에 건축한 기록이 남은 한옥을 개조한 라꾸르 1912는 2015년 12월에 오픈했어요. 그땐 경의선숲길도 공사 중이었고, 아파트 근처에 펜스를 설치해 지금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요즘에는 숲길이 정돈되고 아기자기한 점포도 많이 들어서,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산책 오는 사람이 많아요. 제 옆에 있는 분이 라꾸르 1912의 셰프 리엔(사진 왼쪽)입니다.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주방을 책임지고 있죠. 저희 매장은 베트남의 사회적 기업 ‘코토(KOTO)’와 함께하고 있어요. 코토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베트남 청소년의 자립을 돕기 위해 요리, 제빵 등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수익금 일부를 코토에 후원하고 있고, 코토 졸업생 중에 역량 있는 셰프를 3개월간 한국으로 초청해 라꾸르 1912의 메뉴 개발에 참여하게 하는 프로그램도 지원하죠. 리엔 셰프도 코토에서 인연을 맺었답니다. 베트남을 여행한다면 호찌민이나 하노이에 있는 코토 레스토랑에 방문해보세요. 코토에서 실력을 쌓은 셰프의 수준급 요리를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 청소년의 미래도 응원할 수 있어요.”




4. 트라고

야마야 명란 파스타와 차돌 샐러드. ⓒ 문지연
와인과 맥주를 진열한 트라고의 내부. ⓒ 문지연

블랙 앤드 화이트의 모던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트라고는 분위기에 맛까지 잡은 이탤리언 비스트로 펍이다. 최상품 야마야 명란을 사용한 명란 파스타가 대표 메뉴. 유자, 청주와 함께 168시간 숙성시킨 저염 명란을 사용해 짜지 않고 감칠맛이 좋다. 여기에 비냐 마이포 카베르네 소비뇽도 함께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와인의 적절한 산미와 타닌이 느끼함을 덜어준다. 100여 종의 와인과 40여 종의 수제 맥주는 모두 바텐더 출신 주인장이 선별했고, 낮에는 테라로사 로스팅 원두로 내린 커피, 음료 등도 판매한다. 화려한 폴란드산 그릇에 담아내기 때문에 먹기 전 사진 촬영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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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야 명란 파스타 1만7,000원, 비냐 마이포 3만9,000원, 10am~12am, 쉬는 시간 3pm~5pm, 02 704 7375.





5. 누아네

왼쪽부터 검은 고양이가 그려진 간판을 단 외관. 시그니처 메뉴인 파타리로는 단골 손님의 별명을 따서 이름 붙였다. ⓒ 문지연


아직은 더위가 남아 있는 한낮, 길게 뻗은 경의선숲길을 걷다 보면 달달한 디저트가 당긴다. 자연스럽게 멈춘 곳은 검은 고양이 간판을 단 누아네. 쇼케이스에 진열된 11종의 케이크는 아기자기한 모양새만으로도 여심을 사로잡는다. 모든 케이크에는 과일이 빠지지 않는다. 르 코르동 블루 출신 박설화 파티시에가 프랑스식 무스 케이크에 과일을 접목해 산뜻하게 풀어낸 것. 시그너처 메뉴인 파타리로 또한 다크 초콜릿 무스와 캐러멜라이징 바나나를 겹겹이 쌓아 쓴맛을 중화하고 달콤함은 배가했다. 국산 유기농 밀가루, 프랑스산 고메 버터 등 최고급 식자재로 매일 굽는 신선한 케이크는 한입 가득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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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타리로 6,500원, 9am~10pm, 주말 10:30pm까지, 인스타그램 @noirne




마실 곳




6. 사심가득

한옥을 개조해 트렌디한 가구와 소품으로 꾸민 사심가득의 내부.  ⓒ 문지연
트레비어 필스너와 치즈 플레이트. ⓒ 문지연

한옥의 ‘ㄷ’ 자 구조는 그대로 남기되 벽을 허물어 유리창으로 마감하고, 널찍한 마당에 둘러앉기 좋은 큰 테이블을 놓았다. 사심가득은 4명의 친구가 모여 쓰러져가는 한옥을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카페 겸 바.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수국, 가을에는 단풍이 수놓는 숲길이 훤히 보이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낮에는 소금과 연유를 넣은 라테, 생딸기 우유 등 음료를 마실 수 있고, 밤에는 국내 브루어리의 수제 맥주와 와인, 위스키 등 다양한 주종을 즐길 수 있다. 브리, 파르메산 등 6종 치즈와 생고기 햄 프로슈토로 구성한 치즈 플레이트 등 곁들이기 좋은 가벼운 안주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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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비어 필스너 6,000원, 치즈 플레이트 1만8,000원, 11am~12am, 일요일 11pm까지, 인스타그램 @sasimgadeuk




7. 미스터리 브루잉

발효 탱크 15대가 설치된 양조장에선 맥주를 한번에 17톤까지 생산한다. ⓒ 문지연
수제 맥주와 곁들이기 좋은 화덕 피자. ⓒ 문지연

재화스퀘어 1층이 수상하다. 탁 트인 공간에 대형 탱크 15대를 설치하고, 중간에 놓은 바테이블에 화덕까지 올렸다. 이곳의 정체는 브루 펍. 이태원에서 수제 맥주로 유명한 펍 ‘파이루스’ 이인호 대표가 그동안 쌓은 내공을 발휘해 만들었다. 양조장에서 만든 신선한 맥주는 맛을 한층 더 끌어내는 리델 글라스에 담아 최상의 맛을 구현한다. 첫선을 보인 맥주는 총 6종. 효모가 뿜어내는 강한 신맛이 느껴지는 사워 비어부터 바닐라, 커피 향을 더한 스타우트까지 다양하다. 350도 열기의 화덕에서 구운 쫄깃한 피자도 놓치지 말자. 이탈리아식 생소시지 살시차를 올린 피자는 맥주 안주로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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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6,000원부터, 살시차 피자 1만9,000원, 11:30am~12am, 페이스북 @MysterLeeBrewingCompany




글.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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