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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Nov 30. 2017

사직로 골목 여행


고층 빌딩 뒤로 나지막한 한옥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경복궁과 광화문 사이. 정취와 멋을 살린 한옥에서 각자의 분야를 이끄는 장인들이 묵묵히 내공을 쌓고 있다.



볼 곳



1. 알레아 플레이그라운드

하얀 기둥으로 둘러싸인 독특한 인테리어의 테라스. ⓒ 문지연
디자인 가구 비트라 제품을 전시한 쇼룸. ⓒ 문지연

비탈진 언덕 위에 하얀 기둥을 촘촘히 세운 독특한 건물이 서 있다. 존재감이 남다른 건물의 1층과 4층은 미디어 스튜디오 알레아토릭에서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 예술부터 쇼핑, 취미, 미식까지 다양한 하이엔드 문화를 많은 대중이 즐길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개한다. 1층 전시 공간에서는 아트 북을 비치한 라이브러리와 디자인 가구 비트라(Vitra) 쇼룸을 상시 운영하고 전시,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행사도 연다. 4층은 모던한 인테리어에 비트라 가구를 배치한 감각적 분위기의 브런치 카페 겸 바.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테라스와 루프톱에서 광화문 인근 전망을 감상하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한껏 누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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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6,000원부터, 10am~11pm, 인스타그램 @alea_playground




쇼핑



2. 로브26

다양한 보자기 포장 제품을 전시한 로브26. ⓒ 문지연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넣은 젤 캔들과 보자기 포장. ⓒ LAUBE26

3인 3색의 전문가가 천연 비누와 캔들 공예, 보자기 아트, 플라워 아트를 선보이는 로브26. 단정한 기와를 얹은 한옥에서 다채로운 클래스를 열고 아기자기한 수제품을 판매한다. 캔들과 보자기 아트, 디퓨저와 꽃다발 등 여러공예를 결합한 컬래버레이션 클래스를 진행하고 모든 제품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 정규반과 원데이 클래스 외에도 가드닝 체험 후 경복궁 나들이를 가는 키즈 클래스, 웨딩 준비 클래스 등 특별 수업도 진행한다. 천연 재료로 만든 비누, 최고급 소이 왁스 캔들 등은 품질은 물론 디자인도 신경을 썼다. 놋그릇, 꿀 등을 보자기로 포장한 답례품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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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래버레이션 클래스 6만 원, 9:30am~7pm, 토요일 11am~6pm,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laube26_2017




3. 쇼콜라디제이

테이스팅 코스 첫 번째로 아이스크림에 원하는 술을 부어주는 리큐어 아이스볼. ⓒ 문지연
위스키를 넣은 위스키 봉봉과 생초콜릿인 리큐어 파베. ⓒ 문지연

술이 들어간 초콜릿을 만드는 작업실 겸 숍. 서로 팽팽하게 맞서는 술과 초콜릿의 맛을 쇼콜라티에가 정교하게 다룬다. 균형 잡힌 초콜릿의 달콤함이 위스키, 리큐어, 브랜디 등 주류의 풍부한 향미를 살리고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특징. 깨물면 위스키가 터져 나오는 ‘위스키 봉봉’, 샤르트뢰즈나 수정방 등을 부드럽게 녹여낸 생초콜릿 ‘리큐어 파베’ 등을 선보이며 취향에 따라 주류를 고를 수도 있다. 처음에는 테이스팅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보자. 아이스크림부터 핫 초코까지 차갑게 시작해 뜨겁게 끝나는 코스는 술과 초콜릿의 오묘한 조합에 흠뻑 빠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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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 6,000원부터, 테이스팅 코스 3만 원대부터(예약 필수), 

    4pm~10pm, 토요일 2pm부터, 일 · 월요일 휴무, 02 733 7911, 인스타그램 @chocolatdj




먹을 곳



4. 파네트 크루와상공장

아담한 파네트 크루와상공장의 외관. 캘리포니아산 아몬드 슬라이스를 올려 식감과 고소한 풍미를 더한 아몬드 크루아상. ⓒ 문지연


자연 발효 빵으로 유명한 ‘파네트’의 장은진 대표가 사직로에 크루아상 전문점을 열었다. “미국에서 이탈리아

제빵사가 만든 크루아상을 먹었는데 정말 신세계였어요. 그때부터 제대로 된 크루아상을 만들기로 마음먹었죠.” 그렇게 탄생한 프리미엄 크루아상은 풍미가 좋은 프랑스산 고메 버터를 사용하고, 직접 배양한 천연 발효종으로 숙성해 맛과 건강을 모두 담았다. 보통의 크루아상과 달리 바스러짐이 적고 식감이 폭신한 것이 특징. 담백하면서도 깊은 버터 향이 씹을수록 입안을 가득 채운다. 오리지널부터 아몬드, 시나몬, 커스터드 크림 등 다양한 종류의 크루아상에 수제 그릭 요거트와 친환경 샐러드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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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아상 2,800원부터, 7am~8pm, 02 720 5570.




5. 웨스트코너

모던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내부. ⓒ 문지연
캐러멜라이징, 퓌레 등 요리적 기법을 더한 에그 베네딕트와 에그 플로렌틴. ⓒ 문지연

 낮은 고택이 옹기종기 모인 골목 모퉁이에 눈에 띄는 하얀색 이층집. 나무로 마감한 실내에 햇살이 잘 드는 커다란 창을 낸 공간에서 유럽 가정식을 선보이는 비스트로, 웨스트코너다. 정통 파스타는 물론 한식 식자재를 가미하거나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유럽 가정식까지 다양한 요리를 아우른다. 브런치로는 바게트와 페이스트리에 양파나 시금치 퓌레, 수란을 올린 ‘에그 베네딕트와 에그 플로렌틴’을, 저녁 식사로는 스페인산 최고급 가브리살에 된장 로메스코 소스를 곁들인 ‘이베리코 가브리살 스테이크’를 추천한다고. 30여 종의 와인과 맥주, 위스키 등 주류 리스트도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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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그 베네딕트와 에그 플로렌틴 1만4,500원, 11:30am~1am, 

     토요일·공휴일 11pm까지, 일요일 휴무, 02 730 1319. 




마실 곳



6. 나무사이로

현대적인 건물 안쪽에 한옥을 개조한 아늑한 공간이 나타난다. 가을에 어울리는 커피 엘팔동과 수제 티라미수. ⓒ 문지연 


세월이 묻어나는 한옥, 나무 1그루를 심은 마당에서 커피를 마시는 이들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맛과 향을 섬세하게 다룬 완벽한 커피 한잔이 잔잔한 행복을 부른 것. 나무사이로는 갓 출하한 원두를 선별해 전문적인 로스팅을 거쳐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인다. 늦가을에 어울리는 커피로는 다채로운 산미와 달달한 초콜릿, 망고의 향미가 느껴지는 콜롬비아산 ‘엘팔동’을, 카페인에 민감한 이에게는 디카페인 커피 ‘디카프리오’를 추천한다고. 여기에 수제 티라미수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원두, 드립 백, 콜드 브루 등 다양한 커피 제품도 판매하며, 매주 다른 원두를 소량 포장해 정기 배달하는 서비스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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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5,000원부터, 티라미수 6,000원, 10am~10pm, 인스타그램 @namusairocoffee




OWNER’S PICK

“나무사이로는 커피뿐만 아니라 향미와 기능에 따라 블렌딩한 차도 선보입니다. 요즘에는 발효차에 유기농 돌배와 생강을 섞어 감기 예방에 좋은 ‘똘배차’가 좋죠. 매장 한쪽에 마련한 전시 공간 ‘똘배방’도 둘러보세요. 똘배차에 관한 동화책과 포스터를 전시해 꽤 흥미롭답니다.”

By 나무사이로의 배준이 디렉터




7. 코블러

한옥을 개조해 고풍스럽게 꾸민 코블러 내부. ⓒ 문지연
코블러의 시그니처 칵테일인 스모크드 올드패션드. ⓒ 문지연

고풍스러운 가구와 소품으로 꾸민 고즈넉한 한옥에서 바텐더와 손님이 느긋이 대화를 나눈다. 저녁에 먹은 식사,오늘의 기분 등을 묻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바텐더는 대화를 통해 상대의 취향과 상태를 파악한 뒤 맞춤형 칵테일을 만든다. 바텐더의 풍부한 경험과 감각으로 완성한 칵테일은 정확히 취향 저격. 이에 곁들일 안주도 걱정하지 말자. 주문과 동시에 제철 굴을 활용한 요리나 과일을 조려 넣은 파이를 내며, 칵테일에 따라 페어링하기 좋은 요리도 선보인다. 가을에는 버번 위스키를 베이스로 은은한 과일 향이 감도는 올드패션드에 스모킹 건으로 체리 우드 향을 입힌 ‘스모크드 올드패션드’를 추천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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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 1만8,000원부터, 7pm~3am, 일요일 · 공휴일 휴무, 인스타그램 @cobbler_cobbler




코블러의 유종영 대표. ⓒ 문지연

LOCAL’S TIP

코블러의 유종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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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블러가 쉼표 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문장에서 쉼표 뒤에 반전이 일어나는 것처럼, 고단한 하루를 보낸 뒤 힘들었던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거나 기쁜 일이 생겼을 때는 더한 행복을 느끼는 곳 말이에요. 이곳을 열기 전, 오랫동안 바를 운영했는데 어느 날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요리를 내고 손님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조용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아기자기한 한옥이 모여 있는 사직로 골목에 1년 전 코블러를 오픈했어요. 무엇보다 한옥이 주는 특별함과 안정감이 마음에 들고, 여유로운 동네 분위기가 좋았죠. 아무래도 바 문화를 이해하고 소비할 수 있는 연령대와 직장인이 모이는 장소라는 점도 고려했어요. 바 외에도 쇼콜라디제이에서 술과 초콜릿으로 선보이는 또 다른 형태의 칵테일을 경험하거나, 더핸드앤몰트 탭룸에서 수준급의 크래프트 맥주를 맛봐도 좋죠. 한옥이 이어진 미로 같은 골목을 다니다 보면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 거예요.”




글.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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