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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Sep 15. 2015

그 남자의 부산 여행

다른 시선, 다른 취향으로 여행한 남자와 여자의 부산은 얼마나 다를까? 네 가지 테마로 즐긴 그들의 부산 여행을 비교한다. 남자는 해변으로, 여자는 도심으로 갔다.

 고현 ・ 사진 조지영


남구와 해운대 사이를 연결한 광안대교는 효율적인 이동로인 동시에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 조지영


Eating | 태종대 갯바위, 살아 있네


숱하게 부산을 들락날락했지만, 태종대 유원지는 이번이 초행이다. 바다와 해변이 지천에 널린 부산에서 굳이 영도 끝자락에 있는 태종대까지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한 탓이다. 게다가 유원지 특유의 촌스러운 분위기일 게 뻔하다는 선입견도 한몫했다. 그런데 이번엔 주저하지 않고 태종대로 가기로 결심했다. 오로지 해산물 1접시를 맛보기 위해. 1980년대 말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인상 깊게 감상한 이라면, 최민식과 하정우가 매서운 파도가 몰아치는 갯바위에 걸터앉아 회와 소주를 나눠 먹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바로 그 장면 말이다. 마침 태종대 유원지의 영도등대 아래 갯바위에도 그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간이 포장마차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최근 알았다.

태종대 입구에 도착한 순간, 고민에 빠진다. 유원지마다 하나쯤 있는 ‘코끼리 열차’가 태종대에선 다누비 열차라는 이름으로 운행하는데, 이를 탈지 아니면 호기롭게 걸어야 할지 같은 소소한 고민이다. 관광이 주목적이 아닌 이상,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일단 열차 매표소의 줄에 합류한다. 대기 시간을 알리는 전광판을 바라보니 머뭇거리다간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열차 표가 금방 동날 태세다. 열차를 타고 태종대 전망대에 도착하면 대부분의 관광객은 내리자마자 과거 자살바위라 불리던 자리에 세운 전망대로 몰려간다.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전망대의 풍광은 단연 압도적이다. 하지만 오늘은 감탄사를 내뱉는 무리를 뒤로하고, 곧장 영도등대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거침없이 내려간다. 갯바위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영도등대 옆으로 신선바위와 웅장한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 조지영

“삼춘요, 한 접시 하고 가이소.” 계단 끝 갯바위에서 방문객을 맞는 아지매의 호객 소리가 반갑게 들려온다. 여기에도 이곳 나름의 질서가 있다. 태종대 인근 하리(오늘날 지명은 동삼동)에 사는 아지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터라 손님을 오는 순서대로 나눈다. 널찍한 대야에 담긴 멍게, 해삼, 개불, 산낚지, 소라, 광어 등 각종 해산물 중에 원하는 것을 골라 주문한다. “저 할멈은 올해로 여든을 넘겼다 아잉교. 여그 등대 아래서 50년 넘게 장사하는 기라.” 아지매가 한쪽에서 잠시 쉬고 있는 할머니를 가리키며 주문한 멍게와 해삼, 소라를 솜씨 좋게 썰어 낸다.

해산물 1접시에 시원소주를 담은 쟁반을 들고 빛 바랜 돗자리를 깐 평상에 자리를 잡는다. 평상 바로 앞에는 그리던 대로 거친 파도와 짙푸른 망망대해가 에워싸고 있다. 솔직히 이곳의 해산물 맛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운이 좋으면 해녀가 갓 잡은 소라와 전복 등을 맛볼 수 있지만, 대다수 해산물은 이른 아침 항구에서 떼어다 파는 것. 그러니 부산에서 제대로 된 해산물을 맛볼 요량이라면, 자갈치시장이나 광안리의 민락 회센터로 가는 편이 현명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실망하고 돌아가는 이 또한 드물다. 초장을 듬뿍 찍은 해삼 1점을 먹다가 소주를 한입에 털어 넣은 뒤, 몰아치는 파도를 향해 “살아 있~네”라고 외치는 맛이 있으니까.

해산물에 소주를 곁들이니 제법 취기가 밀려온다. 문득 구불구불 이어진 계단을 다시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 한숨부터 나온다. 그러다 뜻밖의 묘수를 발견한다. 태종대 앞바다를 1바퀴 돌아 태종대 입구 근방에 있는 자갈마당까지 가는 유람선 은하수호가 갯바위 바로 옆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갈 때는 다누비 열차, 돌아올 때는 유람선, 그렇게 남자의 로망을 충족시키는 하나의 코스를 완성했다. 은하수호 위에서 조용필이 구슬프게 부르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들으며 태종대의 위풍당당한 비경을 감상하는 일은 보너스다.


인근 하리에서 잡은 멍게는 영도등대 갯바위의 인기 메뉴 중 하나다. © 조지영



Activity | 끝까지 가봐야 하는 산책로


부산에서 산책이라 하면 해운대나 광안리의 해변 보행로를 따라 걷는 일이 전부라 여겨왔다. 실제로 1.5킬로미터에 달하는 두 해변의 깔끔한 보행로는 산책을 즐기기에 손색없다. 물론, 가는 도중 바다 혹은 길 건너편의 호텔이나 식당으로 빠지는 일이 다반사일 테지만 말이다. 만약 제대로 된 하이킹 코스를 찾는다면 도시 외곽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영도의 흰여울길, 해운대 달맞이고개의 문텐로드, 가덕도의 둘레길 등 곳곳에 훌륭한 해안 도보 코스가 숨어 있다. 그중 용호동의 오륙도 해맞이공원과 동생말 사이를 잇는 이기대 해안 산책로는 과거 군사지역에 속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즉 자연이 제대로 보존되어 있는 길이라는 의미다. 또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770킬로미터가량 이어지는 해파랑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총 4.7킬로미터의 이 해안 산책로는 순환 코스가 아니기에 한번 발을 내딛는 이상, 끝까지 가야 한다.

광안리와 해운대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이기대 어울마당. © 조지영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하이킹을 시작한다면 워밍업 차원에서 바로 앞에 있는 오륙도 스카이워크에 올라보자. 35미터 높이로 솟은 절벽에 설치한 유리 전망대. 발 아래로 철썩거리는 파도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유리 전망대에 오르려면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스머프가 신을 법한 검정 덧신을 신발 위에 감싸야 한다. 아찔한 전망대 위에선 점점이 떠 있는 오륙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헤아려본 섬의 수는 달랑 5개뿐. 오늘처럼 물이 차오른 날에는 육지와 가장 가까운 방패섬과 솔섬이 하나의 섬처럼 보여 5개 혹은 6개의 바위섬이라는 의미에서 ‘오륙도(五六道)’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왼쪽으로는 기암절벽이 오른쪽으로는 망망대해가 끝없이 펼쳐진 해안 산책로를 한참 오르내리면 자연스레 숨이 거칠어진다. 길 이름만 믿고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을 즐기러 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 초입에 있는 해파랑길 관광안내소에선 성인 남자는 1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고 알려줬지만, 이는 순전히 앞만 보고 전진 또 전진했을 때의 얘기다. 곳곳에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는 데다, 해안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빼어난 풍광을 곁에 둔 이상 누구라도 걸음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산책로 중간 즈음에 있는 치마바위에 다다르자 길 바깥의 갯바위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현지인이 드문드문 눈에 띈다. 바위 위에 서서 가만히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꾼의 모습이 좀 고독해 보이는 한편, 내심 부럽게 느껴진다. 그들이야말로 낚싯대 하나만 어깨에 멘 채 이 길을 여유롭게 산책하듯 오갈 테니까.

길 막바지에 있는 이기대 어울마당에는 널찍한 갯바위와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매점 겸 쉼터가 하나 나온다. 그리고 그 앞으로 멀찍이 광안대교와 함께 초고층 빌딩이 스카이라인을 채우는 해운대 마린 시티가 펼쳐진다. 거친 대자연과 초현대적 도시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부산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직 힘이 남아 있다면 기세를 몰아 종착지인 동생말에서 언덕길을 따라 백련암까지 올라보자. 전망이 끝내주는 곳이라고 택시 기사가 일러준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딱 여기까지다. 자고로 남자란 맺고 끊을 줄 알아야 하니까. 결코 다리에 힘이 풀려서가 아니다.


(왼쪽)오륙도 스카이워크는 이기대 해안 산책로 하이킹의 출발지다. (오른쪽)바다의 절경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책로 © 조지영



Nightlife | 리얼 부산 맥주


부산에서 택시를 타면 다소 위축이 된다. 일단 된소리가 잔뜩 섞인 기사님의 사투리가 귓가에 울리는 순간, 서울말로 대꾸하는 일이 좀 부끄러워진다. 어디 그 뿐인가? 택시를 타고 부산 시내를 통과할 때 대수롭지 않게 골목 사이를 헤집고 질주하는 운전 솜씨엔 혀를 내두르고 만다. 그렇다고 마냥 뜨내기 티를 낼 수만은 없는 법. 일단 기사님께 광안리 갈매기 브루잉으로 가달라고 부탁하자. 그럼 십중팔구 “거가 어딘데예?”라고 되물을 것이다. 그럴 때 “진주아파트 앞으로 가주세요”라고 아는 체하며 덧붙이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액셀을 밟을 것이다. 갈매기 브루잉 앞에 도착한 뒤에는 안으로 들어가 서슴없이 갈매기 IPA 1잔을 주문하면 된다. 뜨내기에서 조금은 벗어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왼쪽)갈매기 브루잉의 아늑한 1층 바. 안쪽에는 브루어리 시설이 있다. (오른쪽)탭에서 직접 내려 주는 돌잔치 더블 IPA 맥주 © 조지영


칭다오(靑島)에 칭다오(Tsingtao) 맥주가, 캘리포니아에 인디카(Indica) 맥주가 있다면 부산에는 갈매기 맥주가 있다. 크래프트 맥주 애호가 사이에서 최근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갈매기 브루잉의 맥주. 이름만으로 당연히 부산 토박이가 만들었겠거니 짐작했는데, 이를 탄생시킨 이는 캐나다에서 온 스테판 터코트(Stephane Turcotte)다. 9년 전 영어 강사로 부산에 온 그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뒤 아예 부산에 정착했다. “캐나다에서 제가 살던 곳은 밴쿠버 아일랜드(Vancouver Island)의 빅토리아(Victoria)예요. 부산에 온 순간 고향과 꼭 닮은 도시의 풍경이 마음에 쏙 들었죠.” 여기까지는 보통의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정착하는 과정과 흡사하다. 그러나 이후 터코트의 행보는 좀 남다르다. “캐나다나 미국의 각 도시에는 저마다 특색 있는 브루어리가 있어요. 부산에도 그런 로컬 맥주가 하나쯤 있었으면 했죠. 그래서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를 이름으로 내걸고 브루어리를 열었어요.” 홈 브루잉에 관심이 많던 그는 아내와 함께 작은 펍을 운영하다 1년 전 브루 펍(brew pub, 직접 만든 맥주를 파는 술집) 갈매기 브루잉을 차린 것이다.

“한국 남자는 맥주에 관해서라면 좀 보수적인 것 같아요.” 터코트는 자신의 브루어리에서 양조하는 에일 맥주를 흥미롭게 즐기는 여자 손님에 비해 남자 손님 대부분은 기존의 라거 맥주를 선호한다고 덧붙인다. 맥주는 목넘김이 부드러워야 한다는 선입견 탓인지 홉의 쓴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에일 맥주는 처음 접한 이에게 좀 낯설게 다가오게 마련. 마침 오늘은 터코트가 직접 양조를 담당한 날이다. 갈매기 브루잉을 연 지 1주년을 기념해 제조한 ‘돌잔치 더블 IPA’를 1잔 내어 준다. 맥주치고는 알코올 도수가 제법 높은 8.5도의 에일 맥주다. 첫맛은 예상대로 씁쓸함이 강하게 풍기는데, 이내 복숭아와 살구 향이 은은하게 입안을 감돈다. 보란 듯이 1잔을 시원하게 비운다.


갈매기 브루잉에서는 돌잔치 더블 IPA를 포함해 블론드 에일과 페일 에일, 스타우트 등 총 아홉 가지 크래프트 맥주를 양조한다. 또 터코트의 첫 번째 펍인 인근의 탭 하우스에선 다른 브루어리에서 양조한 맥주 또한 취급한다. 이쯤 되면, 갈매기 브루잉을 시작으로 하룻밤에 여러 펍을 순례하며 다양한 맥주를 마시는 ‘펍 크롤(pub crawl)’을 시작해도 좋겠다. 1블록 너머에 있는 보틀 숍 식스팩에선 세계 각국의 듣도 보도 못한 진귀한 병맥주를 구경하고 맛볼 수 있다. 밤이 차츰 깊어가고 광안대교에 알록달록한 조명 빛이 더해질 즈음에는 광안리해변가에 있는 HQ 광안으로 향할 차례. 창밖으로 보이는 광안대교의 야경과 부드러운 오트밀 스타우트 맥주의 궁합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이런 밤에는 맺고 끊을 줄 몰라야 더 유쾌한 법이다.

HQ 광안에서 바라본 낭만적인 광안대교의 야경 © 조지영

Shopping | 서핑하듯 쇼핑하라


요즘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액티비티를 하나 꼽자면 역시 서핑이다.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또한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 호에 ‘서핑 초심자 가이드’ 기사를 선보이지 않았던가. 사실 우리나라 서핑의 역사는 그리 긴 편이 아니다. 이른바 서핑 1세대라 불리는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서핑을 시작한 때는 2000년대 초. 갓 10년을 넘긴 정도니 대중적인 액티비티로 자리 잡았다고 하기엔 아직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부산의 송정 해변에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산에서 처음 서핑이 시작된 곳이자 오늘날 12개의 서프 클럽이 들어선 이곳은 양양의 죽도, 제주 중문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 서핑 해변으로 거듭났다.

최근 부산에는 서퍼를 위한 색다른 공간 하나가 문을 열었다. 도시 한복판의 롯데백화점 광복점 건너편에 들어선 킬러스웰. 부산의 로컬 브랜드 안티도트에서 만든 서프 숍 겸 카페다. 3년 전 남포동에 남성을 위한 패션 제품을 선별해 판매하는 편집매장 고사우스를 연 안티도트는 그 연장선상으로 서핑에 집중한 공간을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그런데 뜨겁게 서핑 붐을 일으키고 있는 송정이 아닌 도심 속에 터를 잡은 사실이 좀 의아하다.

킬러스웰 운영을 맡은 박재현 씨는 부산에서 12년 동안 서핑을 즐겨왔다. © 조지영


“해외의 유명한 서핑 도시에서 서핑 전문 숍은 모두 시내에 위치해 있어요. 좀 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서핑 정보와 장비를 제공하려면 보다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도심이 여러모로 나으니까요.” 부산의 서핑 1세대이자 킬러스웰을 운영하는 박재현 씨가 설명한다. “부산을 여행하는 이들이 한 번쯤 가볍게 들렀으면 좋겠어요. 부산으로 처음 서핑 여행을 왔다면 출발지로 삼기에 제격이죠. 일종의 인포메이션 센터처럼요.” 숍 안에는 서프보드부터 슈트, 쇼츠 그리고 서프보드 핀 같은 액세서리까지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꼭 서핑 관련 제품뿐 아니라 도심 속에서 즐겨 탈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를 비롯해 파나마 해트, 셔츠 같은 스트리트 패션 제품과 가방, 수제 비누 등 아기자기한 소품도 판매한다. 숍 중앙을 차지하는 바에선 커피와 맥주를 주문해 잠시 쉬어 가는 것도 가능하다. 즉 이곳은 서퍼와 서핑에 호기심을 보이는 이가 자연스레 뒤섞일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실 부산에는 송정 말고도 서핑을 즐길 만한 해변이 무궁무진해요. 일반인은 잘 모르는 광안리, 다대포, 해운대 등지에도 숨은 서핑 스폿이 있지요.” 박재현 씨가 부산 곳곳에서 즐겨 타던 자신의 서프보드를 꺼내며 말한다. 왁스에 닳고 닳은 보드의 표면은 그의 오랜 경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처음 서핑을 했을 때, 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이 무척 강렬했어요. 바다와 나 그리고 보드가 하나가 된 그 순간에는 정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죠. 일종의 해방감을 준다고 할까요? 아마 그 느낌 때문에 서핑은 평생 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수록 서핑에 도전하고픈 마음이 샘솟는다. 남동풍이 부는 여름은 부산의 해변에 가장 높은 파도가 밀려오는 시기. 그러나 정작 해수욕장 개장과 맞물리면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 서핑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그 때문에 파도의 힘이 아직 남아 있고, 관광객이 빠져나가는 9월과 10월 사이가 가장 이상적인 타이밍이라고 한다. 이번엔 여정 막바지에 호기심이 동해 잠시 들렀지만, 다시 부산을 찾는다면 아마 가장 먼저 킬러스웰로 향하지 않을까? 일단 아쉬운 마음에 벽에 멋스럽게 진열해놓은 서프보드 핀 하나를 집어든다. 언젠가 내 서프보드에 꽂을 날이 오길 바라면서.

자신의 체형에 맞는 커스텀 보드를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 조지영


+ 킬러스웰 11:30am~9pm,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대로 24.



그의 기념품

© 조지영

킬러스웰에서 판매하는 캡틴핀의 서프보드 핀. 꼭 서프보드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장식용으로도 그럴 듯하다. 1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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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부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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