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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Oct 12. 2015

제주의 가을을 품은 맛

가을 정취를 가득 담은 먹거리부터 이색적인 볼거리, 낭만 가득한 산책 코스까지. 지금 이 계절, 제주를 찾은 여행자를 위한 명소를 소개한다.



귤밭에서 마시는 커피 테라로사

쇠소깍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한국 커피의 비약적 부흥을 이끈 강릉 테라로사의 제주 지점으로 지난해 문을 열었다. 고즈넉한 귤밭 한가운데 붉은 벽돌을 쌓아 만든 건물은 묘하게도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린다. 높은 층고 덕분에 탁 트인 실내에는 이국적 느낌의 빈티지 가구와 각종 커피 도구가 멋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원이 내다보이는 통창을 마주하고 계단식 테이블이 놓여 있다. 소규모 하우스 콘서트를 열어도 좋을 분위기다. 볕이 좋은 날에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 짙은 초록의 청귤이 다닥다닥 달린 귤나무밭 사이에서 커피를 즐길 수도 있다. 강릉 본점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고 있으며, 짙은 풍미의 치즈케이크와 티라미수 등 몇 가지 베이커리는 직접 구워낸다. 

핸드 드립 커피 5,000원부터

9am~9pm

064 733 0252

서귀포시 칠십리로 658길 27-16.


여행자의 카페 겸 충전소 유동커피

로스터이자 바리스타 조유동 씨가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서귀포 이중섭거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카페를 오픈했다. 제주에서 커피 좀 마신다는 이들 사이에선 이 집 커피를 ‘부심커피(로스터와 바리스타의 자부심이 넘치는 커피라는 의미)’라 부르며 그 맛을 인정한다. 스페셜티 급의 품질 좋은 원두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하고 핸드 드립 커피는 크게 세 가지 타입 중 선택할 수 있다. 개성 넘치는 외모와 친절함으로 무장한 주인장이 손님의 취향에 맞게 커피도 추천해준다. 특히 이 집만의 베리에이션 커피는 꼭 마셔볼 것. 농밀한 거품의 카푸치노 또는 차갑고 부드러운 거품의 비엔나를 맛보면 절로 엄지가 척 올라간다. 

카푸치노 3,500원, 카페 비엔나 3,800원

11am~11pm

064 733 6662

서귀포시 태평로 406-2.


바다를 통째로 전골에 담다 만민식당

한림항 인근에 위치한 해물 요리 전문점이다. 온갖 해물을 산처럼 가득 쌓아 올린 해물전골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다. 전복과 문어, 조개, 딱총새우 등 각종 해산물을 듬뿍 넣고 끓인 터라 짭조름하면서도 시원한 바다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해물을 다 건져 먹은 뒤 남은 국물에 끓여 먹는 라면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 해물찜과 해물뚝배기, 성게국과 갈치조림 등도 준비돼 있으며 인심 좋고 손맛 좋기로 유명한 안주인이 만드는 정갈한 밑반찬도 인상적이다. 아직 여행자에겐 덜 알려져 있어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데다가 여느 관광지의 맛집에 비해 저렴하고 푸짐해 더없이 마음에 든다. 

해물전골 3만 원부터

9:30am~9pm, 둘째 수요일 휴무

064 796 4473

제주시 한림읍 한림중앙로 53.


제주의 별과 바다를 품은 스시 스시 호시카이

지난해 문을 연 정통 스시집. 단정한 외관과 여백의 미가 녹아 있는 젠 스타일의 실내에 마음을 빼앗기고, 곧이어 오랫동안 일본과 서울에서 스시를 만들어온 임덕현 조리장의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스시를 만드는 전문가의 손길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스시 바에 앉아 오마카세를 주문할 것. 매일 새벽 어시장을 돌며 깐깐한 눈으로 제주의 제철 생선을 고르고, 하루 이상 저온 숙성을 거쳐 ‘네타(밥 위에 얹는 재료)’를 마련한다. 금태, 다금바리, 새끼 참다랑어, 벤자리, 백조기, 옥돔, 돌돔, 뿔돔 등 육지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재료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10년 이상 장기 숙성한 ‘아카스(적초)’를 사용해 깔끔하면서도 특유의 감칠맛을 내는 ‘샤리(스시의 밥)’를 곁들이면 이 집만의 스시가 완성되는 것. 점심에는 오마카세나 스시 코스 외에 전복죽과 제주흑돈스키야키, 참돔머리조림 등 단품 요리도 즐길 수 있다. 

오마카세 9만 원부터, 단품 1만8,000~3만5,000원

점심 식사 12pm~3pm, 저녁 식사 6pm~10pm

064 713 8838

제주시 오남로 90

jejusushi.com


맛있는 술과 안주가 있는 낭만 주점

선선한 가을바람 속 풀벌레 울음소리가 묻어나는 밤에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한잔하고 싶다면 가문동 포구로 가자. 술집 닻은 애월-하귀 해안도로 끝자락의 가문동 포구 앞에 들어앉아 있다. 바다에 어룽대는 달빛 아래 포근한 포구의 정취를 만끽하며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곳이다. 진하고 시원한 국물과 푸짐한 해산물이 어우러진 나가사키짬뽕탕에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앉은 생맥주를 곁들이면 달콤하고 시원하기 그지없다. 제주의 딱총새우를 채소와 함께 버터에 볶아 내는 딱총새우 버터구이와 신선한 연어를 듬뿍 올린 샐러드도 훌륭한 안주다. 홍대에서 활동하던 DJ와 셰프가 의기투합해 2년 전 제주에 문을 열었는데, 운이 좋으면 디제잉 박스에 선 훈남 주인장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고요한 포구의 밤을 즐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귓가에 찰랑인다. 

연어샐러드 1만8,000원, 나가사키짬뽕탕 1만9,000원

7pm~2am, 부정기 휴무

070 4147 2154

제주시 애월읍 가문동길 41-2.


제주 스타일의 덮밥 요리 공새미 59

검은 모래가 아름다운 공천포해변에 자리 잡은 공새미 59는 제주식 덮밥 요리 전문점이다. 이 섬에서 나고 자란 건강한 식자재로 맛을 내는 밥집이자 란실리오 커피 머신으로 내린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는 카페기도 하다. 오래된 전통 현무암 돌집을 정성 들여 고치고 가꾸어 식당을 열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서까래와 건물 앞뒤에 자리한 정원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한국식 덮밥과 칼국수 그리고 맥주에 곁들이기 좋은 오징어볶음, 돼지고기간장구이 등 일품요리가 이곳의 메뉴. 그중 제주산 성게알, 문어, 돼지고기, 딱총새우, 오징어 등을 듬뿍 얹은 덮밥과 보말, 성게알 등의 해산물과 표고버섯으로 맛을 낸 칼국수가 인기다. 고소한 맛이 진하게 풍기는 전복죽은 유독 아이들이 좋아한다. 식사 후에는 커피를 즐기며 공천포 앞바다를 산책할 것. 

덮밥 7,000~8,000원, 칼국수 7,000~8,000원

9:30am~10pm, 둘째·넷째 화요일 휴무

070 8828 0081

서귀포시 남원읍 공천포로 59-1.


가정식 수제 버거 두봄

오설록티뮤지엄으로 가는 길, ‘오소록(조용하고 구석진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하게 들어앉은 수제 버거 전문점. 근대식 주택을 간결하면서도 개성 있게 개조했다. 노란색으로 칠한 외관은 산뜻하면서도 따뜻한 인상을 준다. 정원에 들어서면 오래된 벚나무 2그루가 시선을 끈다. 봄이면 바람에 흩날리는 두 벚나무의 분홍 꽃잎 때문에 카페 이름을 ‘2개의 봄’을 뜻하는 두봄으로 지었다고. 사방으로 나 있는 파노라마 창문 덕분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실내에 가득 밀려드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기분 좋은 나른한 기운은 인공 조미료나 화학 첨가물 없는 건강한 버거의 맛과 잘 어울린다. 제주흑돼지햄버거와 샐러드, 콩고기로 고기의 식감을 잘 살려 만든 콩버거 등이 이름난 메뉴. 더치 커피를 베이스 삼은 다양한 커피 메뉴도 함께 주문해보자. 

두봄버거 8,500원, 콩버거 6,000원, 까망버거 8,000원

10:30am~7:30pm, 일요일 휴무

064 792 4222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남로 123.


돌문어비빔밥과 추어탕 상춘재

본래 통영에서 공수해온 싱싱한 멍게를 듬뿍 얹은 비빔밥으로 입소문 난 곳이다. 하지만 제주를 찾은 여행자에겐 상춘재의 돌문어비빔밥을 추천한다. ‘늘 봄이 머무르는 집’이라는 이름답게 소박하고 멋스러운 실내 분위기가 이 집 음식과 꼭 닮았다. 찬으로 내는 따끈한 고추장떡과 방금 무쳐낸 새콤달콤한 소스의 채소 샐러드, 장아찌 등 정갈한 반찬 몇 개가 나오고, 큼직한 대접에 돌문어비빔밥이 보글보글 끓는 추어탕과 함께 등장한다. 비빔밥에 딸려 나오는 추어탕은 이 집만의 별미. 독특한 향의 초피잎과 들깨 가루를 듬뿍 넣은 이 추어탕을 맛보기 위해 상춘재를 찾는 이도 꽤 많다. 고추장 넣고 쓱쓱 비빈 비빔밥을 한 숟가락 크게 떠 넣으면 쫄깃한 문어의 식감이 그야말로 꿀맛이다. 여기에 진득한 추어탕 국물이면 비로소 봄 맛이 완성된다. 

돌문어비빔밥 1만2,000원, 멍게비빔밥 1만 원

10am~10pm, 첫째·셋째 일요일 휴무

064 725 1557

제주시 중앙로 598.


떡볶이와 김밥고기쌈 맛연구소

맛연구소는 ‘모닥치기’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제주식 분식의 진화를 보여준다. 분식 요리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떡볶이와 김밥을 ‘요리’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날치알과 매운 고추를 넣어 둘둘 만 김밥을 구운 돼지고기와 함께 싸 먹는 ‘김밥쌈’은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메뉴다. 돼지고기는 주인장이 직접 구워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잘라준다. 함께 나오는 파채를 쌈에 곁들이면 2배로 맛있다. 양배추와 깻잎을 수북하게 넣은 즉석떡볶이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여느 분식집과 달리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덕분에 눈도 즐거운 곳. 초등학생 때 쓰던 비커를 이 집에선 물잔으로 쓴다. 분식의 색다른 변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봐도 좋겠다. 

김밥쌈 7,000원, 즉석 떡볶이 1만2,000원

12pm~3pm, 5pm~9pm, 일요일 휴무

064 755 0324

제주시 신성로 109.



특별한 제주식 육개장 우진해장국

최근 인기 있는 요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수요미식회>에서 고사리육개장 맛집으로 소개한 곳이다. 몸국과 함께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사리육개장은 육지에서 먹는 붉은색 육개장과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질 좋은 돼지 사골을 푹 우려낸 뒤 가늘게 찢은 돼지고기와 고사리를 듬뿍 넣고 메밀가루를 섞어 뭉근하게 끓여내는 것. 보기에는 걸쭉한 죽처럼 생겼는데, 뜨끈뜨끈한 국물에서 느껴지는 깊고 진한 맛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이 집에선 고사리육개장은 물론 시원하고 얼큰한 사골해장국, 몸국, 고소한 녹두빈대떡도 맛볼 수 있다. 새벽부터 자정까지 문 여는 터라 해장하기에도 그만이다. 

제주육개장 7,000원, 사골해장국 7,000원, 녹두빈대떡 1만3,000원

5:30am~12am

064 757 3393

제주시 서사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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