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완의 원시 섬, 양평의 클래식 드라이브, 디트로이트의 레트로 호텔 등. 주목해야 할 휴가 여행지.
환경 정화를 위한 보라카이 폐쇄 조치 때문에 최근 필리핀으로 향하는 여행자의 발길이 주춤했던 게 사실. 하지만 7,000여 개 군도로 이뤄진 이 섬나라에는 보라카이를 대신할 파라다이스가 무궁무진하다. 필리핀 남서부의 팔라완 군도는 떠오르는 차세대 휴양지 중 하나. 이미 필리핀을 수차례 다녀온 이들이 ‘필리핀이 숨겨둔 마지막 보석’이라 추켜세울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팔라완의 주도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는 액티비티의 천국으로 통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 강 동굴을 탐험하며 야생동물을 만나거나, 집라인에 올라타 사방 비치(Sabang Beach)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가로질러보자. 이와힉강(Iwahig River)의 맹그로브 사이에서 아름다운 밤을 밝히는 반딧불 투어도 놓칠 수 없는 경험이다. 좀 더 느긋한 휴양을 누리고 싶다면 팔라완 북부의 엘니도(El Nido) 군도(사진)로 향하면 된다. 기암절벽이 둘러싼 아름다운 원시 섬을 둘러보고, 펍이 늘어선 해변에서 칵테일을 홀짝이며 필리핀의 새로운 지상낙원을 만끽해보자.
① 인천국제공항에서 팔라완의 푸에르토프린세사국제공항까지 필리핀항공이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약 38만 원부터, fly.philippineair.co.kr).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엘니도까지 자동차로 5시간 정도 걸린다.
②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 강 국립공원(Puerto Princesa Subterranean River National Park)은 하루 900명만 입장 가능하며 예약이 필수다. 투어 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한다. 2,200필리핀페소(약 4만5,000원), ppur.com.ph
③ 2017년 개장한 캔버스 부티크 호텔(Canvas Boutique Hotel)은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숙소다. 로컬 디자이너가 자연 환경과 문화유산을 모티프로 작업한 핸드 페인팅 작품을 객실과 복도, 레스토랑 등 호텔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푸에르토프린세사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불과 5분 거리에 떨어진 위치도 장점이다. 4,400필리핀페소(약 9만 원)부터, canvasboutiquehotel.com
여름은 노르웨이의 피오르와 백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완벽한 시기다. 국내선 항공편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구입해 취향에 맞는 노르웨이 종주 계획을 세워보자.
약 200km로 이어진 송네피오르(Sognefjord)의 지류에 속하는 에울란스피오르(Aurlandsfjord)의 장엄한 풍경. ⓒ LUKAS BISCHOFF PHOTOGRAPH / SHUTTERSTOCK
1. 스타방에르(Stavanger) 외곽의 예렌(Jæren) 해변에서 파도를 가르는 서퍼와 함께 아웃도어 여행을 시작하자. 하이킹 애호가는 2. 올레순(Ålesund)을 동선에 넣어야 한다. 순뫼레 알프스(Sunnmøre Alps)에서 링겐 알프스(Lyngen Alps)까지 약 90킬로미터로 이어지는 트레일은 대자연의 경이를 선사한다. 노르웨이 중부의 3. 트론헤임(Trondheim)으로 향하면 니델벤강(River Nidelven)을 따라 카야킹을 기자(trondheimkajakk.no/en). 노르웨이 북단의 4. 로포텐(Lofoten) 제도에서는 150미터 높이의 스볼베르게이타(Svolværgeita) 등 클라이밍 루트로 각광받는 암봉에 오를 수 있다.
1. 오슬로의 스카이라인을 뒤바꾼 모던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Oslo Opera House)에서 여름 동안 진행하는 야간 오페라 공연을 감상하자(operaen.no/en). 그리그 인 베르겐(Grieg in Bergen) 기간에 2. 베르겐으로 향하면 노르웨이의 국민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Edvard Grieg)의 작품 세계에 심취할 수 있다(grieginbergen.com). 3. 몰데(Molde)로 이동한 뒤에는 제임스 브라운, B.B. 킹 등 전설적 재즈 뮤지션이 모이는 몰데재즈(Moldejazz) 축제를 즐기자(moldejazz.no/en). 지구에서 가장 한적한 곳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을 상상한다면 노르웨이 중북부의 군도 4. 트레나(Træna)가 답을 제시할 것이다(trena.net/Home).
1.오슬로에서 보트를 타고 피오르 여행을 시작하자. 자연보호구로 지정된 그레스홀멘(Gressholmen)이나 모래사장이 깔린 랑괴예네(Langøyene)에서 여유롭게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노르웨이 최남단의 2.크리스안산(Kristiansand) 일대는 백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려는 피서객이 가득한 곳이다. 피오르지형에 드문드문 놓인 등대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자. 3.플로뢰(Florø)에서 배로 약 30분 거리에 떨어진 크반호브덴 등대(Kvanhovden Lighthous)가 프라이빗 숙소를 제공한다(visitnorway.com). 노르웨이 북단의 4.베스테롤렌(Vesterålen) 일대는 한여름 고래 관측을 떠나는 사파리 투어가 인기를 끈다(whalesafari.no).
익스플로어 노르웨이 티켓(Explore Norway Ticket)으로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주 동안 노르웨이 전역의 비데뢰에(Widerøe) 항공사 국내선 항공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비데뢰에가 취항하는 노르웨이 42개 도시를 3개 존으로 나눠 차등 요금제로 운영한다. 1개 존은 3,460노르웨이크로네(약 46만 원)이며, 2개 존은 4,070노르웨이크로네(약 54만 원), 국토 전역을 이동할 경우 4,680노르웨이크로네(약 62만 원)다. 이용 기간을 1주일 연장하고 싶다면 2,040노르웨이크로네(약 27만 원)를 추가하자. ⓘ wideroe.no/en/tickets/explore-norway-ticket
국도를 따라 느릿느릿 달리는 드라이브 여행은 아련한 추억을 선사한다. 경강국도로 불리던 6번국도 또한 마찬가지. 인천에서 시작해 서울을 지나 강릉에서 종착하는 이 기나긴 국도의 이용객은 지난해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급감했다. 이런 변화 덕분에 6번국도가 관통하는 양평에서는 고전적 드라이브 여행의 낭만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시작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제격. 400년 넘도록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온 느티나무와 황포 돛단배 너머로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이른 아침 근사한 정경을 자아낸다. 인근에 한강의 정화를 주제로 연꽃과 수생식물을 식재한 세미원 공원 역시 고즈넉한 산책 코스로 손색없다. 옥천면으로 접어든 뒤에는 한국전쟁 이후 황해도 출신 피난민이 뿌리를 내린 옥천냉면을 맛보고, 짜릿한 여름 물 축제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자. 6번국도에서 37번국도로 갈아타고 북쪽으로 거슬러 오르면 물줄기가 경쾌하게 흐르는 사나사 계곡에서 느긋하게 피서를 만끽할 수 있다. 서종면에 이르러 벽계구곡을 향해 구불구불 이어지는 86번지방도는 청량한 드라이브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①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서울에서 6번국도를 타고 신양수대교를 건너면 출발지인 두물머리에 닿을 수 있다. 시외버스나 중앙선 전철로 이동한 뒤, 양평읍 일대에 있는 쏘카존에서 카 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 자동차 여행을 시작해도 된다(socar.kr).
② 옥천레포츠공원과 사탄천 일대에서 8월 3일부터 5일까지 양평물축제를 진행한다. 과거 진상수로 귀하게 여긴 옥천수를 주제로 소원풀이 물싸움을 펼치고, 아수라장 물놀이 존을 설치한다. 카누 체험, 버스킹 공연 등 흥미로운 부대 이벤트도 준비한다. okcheon.or.kr
③ 옥천면사무소 일대에 냉면집이 모여 있다.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넣은 굵은 면발과 돼지고기로 우린 진한 육수의 조합이 옥천냉면의 특징. 여기에 노릇하게 구운 고기 완자와 기름기를 쏙 뺀 돼지고기 편육 또한 별미다. 지난해 신축 건물로 이전한 옥천고읍냉면은 현지인과 외지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식당으로 꼽힌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섬 울릉도에서 남다른 하룻밤을 경험해보자. 송곳처럼 뾰족하게 솟아오른 송곳산 자락에 세운 부티크 리조트 코스모스(KOSMOS)에서 말이다. 춤을 추듯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나선형 파사드, 벽과 지붕의 경계가 사라진 둥근 형태로 이뤄진 이곳의 객실에서는 250만 년 전화산 폭발로 형성된 송곳봉과 코끼리바위 등 울릉도가 품은 원시적 풍광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실험적 디자인을 선보이는 김찬중 건축가가 건물이 아닌 ‘기’를 담는 그릇이라 여기며 설계했다고. 그는 천문기상대의 컴퓨터를 이용해 해와 달, 별의 움직임을 파악한 뒤, 그 궤적을 땅에 옮기는 작업을 통해 독특한 건축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리조트 1층에 위치한 카페 울라(Café Ulla)에서는 투숙객에게 아카시아꽃전과 부지깽이김치, 추산미역국 등 울릉도의 제철 식자재와 특산물을 이용한 조식을 제공하며, 콜드 브루 커피를 캔에 담아내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호젓하게 주변 자연에 파묻히려는 휴양객은 물론, 성인봉 원시림, 신령약수터, 관음도 등 울릉도 북면으로 트레킹을 떠나는 이에게 이상적인 휴식처가 될 듯하다.
① 서울경부고속터미널에서 울진고속버스터미널까지 고속버스로 약 4시간 30분 걸린다(2만4,700원, hticket.co.kr). 울진 후포항에서울릉도까지 제이에이치페리의 초고속선 씨플라워호가 매일 1회 출항하며 약 2시간 10분 걸린다(편도 6만 원부터, jhferry.com).
② 코스모스 리조트는 풀 빌라형 객실 A동 빌라 코스모스(Villa Kosmos)와 펜션 형태의 B동 빌라 테르(Villa Terre)로 나뉘어 있다. 저녁 식사로 울릉칡소 편백나무찜을 예약할 수 있다. 비성수기 35만 원부터, 성수기 45만 원부터, thekosmos.co.kr
③ 코스모스 리조트에서는 울릉도 북면의 주요 관광지를 잇는 다섯 가지 트레킹 코스를 안내한다. 나리분지와 용출소를 지나는 추산길부터 성인봉 원시림과 신령약수터를 지나 추산으로 내려오는 신령수길, 풍혈과 관음도, 죽도, 삼선암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석포전망대길까지 주변 트레킹 정보를 확인하자.
헬로키티 마니아라면 올여름 오사카 혹은 후쿠오카행 항공권을 부지런히 예약하자. 헬로키티 콘셉트의 신칸센 500 시리즈 고속열차가 신오사카(新大阪)역과 후쿠오카의 하카타(博多)역 사이를 달리니 말이다. 분홍색 리본으로 단장한 열차 외관은 승차 전부터 마니아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열차에서 가장 먼저 둘러봐야 할 곳은 1호차에 자리한 ‘헬로! 플라자(HELLO! PLAZA)’. 일본 서부의 8개 지역을 돌아가며 소개하고 특산품을 판매하는 지역 홍보 칸인데, 첫 번째로 돗토리(鳥取)현과 시마네(島根)현이 매력을 뽐낸다고. 바닥부터 좌석까지 온통 헬로키티로 꾸민 2호차 ‘카와이! 룸(KAWAII! ROOM)’도 그냥 지나치면 아쉽다. 이곳에는 아기자기한 포토 존도 설치해 헬로키티 마니아의 기분을 더욱 들뜨게 한다. 열차 밖에서도 헬로키티와 함께하는 여정이 계속 이어진다. 하카타역에 헬로키티 신칸센 카페를 개장한 것은 물론, 6월 말부터 굿즈 숍도 운영한다. 주고쿠(中国) 지방을 순회하는 JR 버스는 헬로키티 캐릭터를 래핑한 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① 인천국제공항에서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까지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직항편을 운항한다(32만 원부터, flyasiana.com). 오사카에서 후쿠오카까지 신칸센으로 약 4시간 10분 걸린다.
② 6월 30일부터 헬로키티 신칸센이 운행을 개시한다. 총 8량으로 구성된 열차는 신오사카역과 하카타역 구간을 하루 한 번 왕복 운행하며, 승차권은 온라인이나 창구에서 구매 가능하다. 정확한 열차 운행 정보와 정차 시간은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자. jr-hellokittyshinkansen.jp
③ 헬로키티 기차 여행 전, 오사카에서 하룻밤 머물 계획이라면 게스트하우스오도리(Guest House Odori)를 추천한다. 80년 된 전통 가옥을 개조한 곳으로 다다미방에서 고즈넉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매화, 별꽃나리, 단풍 등 계절마다 다른 정취를 풍기는 3개의 정원도 매력적이다. 4인용 도미토리 2,500엔, odori-osaka.com
왼쪽부터, 미드타운의 옛 공장을 개조한 서드 맨 레코즈 (Third Man Records). 뉴욕 브루클린의 젊은 디자인 회사 애시 NYC(ASH NYC)가 더 사이렌 호텔의 디자인과 운영을 맡았다.ⓒ CHRISTIAN HARDER, AUBRIE PILONELY PLANET
수십 년간 침체돼 있던 ‘모터 시티’ 디트로이트가 트렌디한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해 가을 소방서 건물을 개조한 디트로이트 파운데이션 호텔(Detroit Foundation Hotel)에 이어 올해 초 오픈한 더 사이렌 호텔(The Siren Hotel)을 주목해보자. 30여 년간 버려져 있던 월리처 빌딩(Wurlitzer Building)에 들어선 이 호텔은 기존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에 파스텔 톤 색과 레트로풍 디자인을 가미해 지역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내년에 오픈하는 루프톱 바를 포함해 총 7개의 레스토랑과 바, 카페가 호텔 내에 들어설 예정이라고. 리사이클링 호텔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낸 뒤에는 최근 운행을 재개한 전차에 올라타 박물관과 미술관이 즐비한 미드타운(Midtown)으로 향하자. 자동차 판매점을 개조한 디트로이트 현대미술관(MOCAD)은 현대미술 전시를 비롯해 영화 상영, 패션쇼 등을 개최하며 지역의 문화 허브로 자리 잡았다. 도시에 방치된 폐허 중 하나인 패커드 플랜트(Packard Plant)에는 사무실과 엔터테인먼트 단지로 개조하는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① 인천국제공항에서 디트로이트국제공항까지 델타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161만 원부터, ko.delta.com
② 디트로이트 현대미술관의 전시 관람은 무료지만 방문객에게 기부금 5달러를 권장한다. 미술관 내에 세련된 카페 바도 있다. mocadetroit.org
③ 퓨어 디트로이트(Pure Detroit)는 포드의 T 모델을 최초로 생산한 공장을 비롯해 도시의 유명한 폐허를 둘러보는 건축투어를 선보인다. 대부분의 투어가 무료지만 패커드 플랜트 투어는 1인당 40달러다. puredetroit.com
④ 더 사이렌 호텔은 미드타운 인근의 부티크 호텔이다. 106개 객실과 오픈 키친을 갖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칵테일 라운지, 편집숍이 들어서 있다. 139달러부터, thesirenhotel.com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와 함께 최고의 여행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