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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Mar 04. 2019

극한직업, 론리플래닛 에디터

다섯 여행 에디터가 말하는 여행 취재라는 '아찔한' 경험. 

올해 3월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가 창간 8주년을 맞이했다. 
마냥 즐겁고 좋았다고 기억하기엔 너무 긴 시간.
자축 삼아, 다섯 에디터가 지난 8년간 맞닥뜨린 가장 큰 고난을 털어놨다. 






CASE 1. 분실물 사태 목록

취재에만 몰두해 다니다 보면, 간혹 물건을 분실한다. 한번 잃어버리면, 일정상 되돌아가서 찾기란 불가능하다. 매우 아쉽다. 가만히 집구석에 있었으면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을. 연차가 쌓이니 분실물도 늘어난다. 출장 중 잃어버린 나의 분실물은 다음과 같다. 속물처럼 보이겠지만, 아쉬움(?)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브랜드도 공개한다. by 편집장 허태우


애플 아이팟 U2 에디션(프랑스 어딘가에서)

애플 맥북 에어 13인치(미확인. 인천공항일지도)

폴 스미스 드레스 셔츠(파리에서)

DKNY 팬츠(홍콩에서)

나이키 러닝셔츠(런던에서)

브라운 버펄 지갑(스위스에서)





CASE 2. 무모한 삼해 맛 기행 

통영의 다찌집. ⓒ 정수임


창간 3주년 때 일이다. 삼해 바다의 진미를 찾는 취재를 기획했고, 6곳의 식당을 물색했다. 강릉에서 포항을 거쳐 통영, 장흥, 영광, 서산으로 이어지는 맛 기행. 의욕에 찬 편집부 막내이던 난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도합 1,800킬로미터를 달려야 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일정은 지체되기 일쑤였고, 거나하게 차려진 산해진미를 맛볼 틈도 없이 다음 장소로 떠나야 했다. 광란의 질주 끝에 기어코 최종 목적지인 서산 게국지집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밥 3공기를 게걸스럽게 해치웠다. 이틀 동안 굶은 사람처럼. by 에디터 고현 






CASE 3. 그런 사람 아닌데요 

터키 안탈리아의 Mehmet Kesikci 초등학교. ⓒ 오성윤


늘 곤란한 건 ‘촬영해도 되는 것’과 ‘촬영하면 안 되는 것’ 사이의 무엇이다. 이를테면 학교같은 곳. 학교를 촬영해도 되는가에 대해서는 나라별로, 개인별로 인식이 천차만별이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어느 행인이 나를 거칠게 멈춰 세운 이유도 담 너머의 학교를 촬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영어를 하지 못했고, 필름 카메라로 찍던 터라 촬영 결과물을 보여줄 수도 없었다. 그 와중에 타투가 빼곡한 그의 팔은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구글 번역기와 능청의 협업으로 벗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아찔하다. by 에디터 오성윤 





CASE 4. 좌충우돌 칭다오 

칭다오의 해안 풍경. ⓒ 임학현


창간 5주년 특집 취재를 회고해본다. 감기 몸살에 시달리는 사진가, 디자이너와 떠난 ‘55만 원 칭다오 여행’. 당시 칭다오에 상상을 초월하는 꽃샘추위가 닥쳤는데, 해안가에서 일몰을 기다리며 생존하기 위해 사진가와 되도 않는 스윙 댄스를 췄다. 지금도 디자이너 양 선배는 알코올에 약한 나와 사진가 때문에 칭다오 맥주를 혼자 마셔야 했던 것을 원망한다. 그것이 그에게는 추위보다 더한 극한 경험이었던 것이다. by 에디터 이기선






CASE 5. 타버린 머리는 어떻게? 

인천 부평의 재즈 바. ⓒ 문지연


부평 골목 취재에서 영상을 찍겠다며 호기롭게 액션캠을 들고 나갔다. 가방, 카메라, 액션캠까지 손이 모자랄 만큼 짐을 들고 온종일 정신없이 골목을 누볐다. 마지막 취재지인 재즈 바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넘은 상황. 서둘러 짐을 푸는데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나는게 아닌가. 원인을 찾아 고개를 드는 데 갑자기 어깨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테이블 위의 초 때문에 머리에 불이 붙은 것이다. 다행히 불은 재빨리 껐지만 타들어간 내 마음을 어디에도 티 내지 못하고 삭여야 했다. by 에디터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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