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더로드 Aug 29. 2019

제주의 섬에서 섬으로

제주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 떠나는 여행. 

제주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나보자.
제주의 부속 섬은 저마다 다른 강렬한 개성을 품고 있다.
시원한 바람과 매혹적인 풍광은 물론이고.




우도

(좌) 우도 전체와 제주 본섬이 보이는 쇠머리오름. (우) 우도 일주에 알맞은 환경친화적 소형 전기차. © 안수연


제주섬의 동쪽 끝,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섬이자 제주의 부속 섬 중 가장 큰 우도는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해 활기 넘치는 여행지다. 걸어서 한 바퀴를 돌기에는 면적이 넓어 차를 가지고 입도하거나 섬에 도착한 후 자전거나 스쿠터, 소형 전기차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다. 제주 본섬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쇠머리오름에 오르면 우도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각각 스타일이 다른 해수욕장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우도의 장점이다. 서쪽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조단괴의 서빈백사, 쇠머리오름 바로 밑에는 검멀레해수욕장 등이 자리한다.

우도에는 천진항과 하우목동항 2개의 선착장이 있다. 섬의 끝에 있는 천진항보다 가운데 위치한 하우목동항에 내려 우도 여행을 시작하는 편이 섬 전체를 둘러보기에 수월하다. 우도로 가는 배는 성산항과 종달항에서 탈 수 있는데 성산항이 더 자주, 늦은 시각까지 배를 운항한다. 종달항은 보다 한적하고 조용하게 입도할 수 있어 좋다.

ⓘ 성산항, 종달항에서 배편으로 10분 걸린다. 성산 대합실 064 782 5671, 종달 대합실 064 782 7719.



밤수지맨드라미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작고 따뜻한 섬 책방’이라는 소개가 저절로 이해되는 우도 유일의 독립 서점. 하우목동항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자전거로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독특한 책방 이름은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종인 분홍색 산호에서 따왔다. 독립 서점답게 아기자기하고 톡톡 튀는 콘셉트의 책이 가득하다. 드립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와 전시 공간도 갖췄다. 사진, 드로잉, 회화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제주를 테마로 작업하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며 비정기적으로 심야 책방 ‘책 헤는 밤’을 열기도 한다. 책방 앞에 우도 바다가 정원처럼 펼쳐져 우도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제주 독립 서점 순례의 인기 스폿이기도 하다.

ⓘ 이벤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한다. 10am~6pm, 010 7405 2324, 제주시 우도면 우도해안길 530, 인스타그램 bamsuzymandramy.bookstore



하하호호 우도 본점

하하호호 카페의 고소한 땅콩 아이스크림. © 안수연


밤수지맨드라미 서점 옆에 나란히 자리 잡은 하하호호 카페는 월정리와 우도에 지점을 둔, 수제 햄버거와 땅콩 아이스크림 맛집이다. 땅콩으로 유명한 우도에서 땅콩 아이스크림은 꼭 맛봐야 할 명물. 여느 크리미한 땅콩 아이스크림과 달리 이곳의 땅콩 아이스크림은 얼음 알갱이가 씹히는 셔벗 스타일이다.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 깔끔하고, 아작아작 씹히는 식감이 매력. 조금 생소하지만 마늘을 튀겨 만든 칩과 꿀을 얹은 구좌 마늘 아이스크림에도 도전해보자. 고소하게 튀겨내 마늘 맛이 거의 나지 않는다. 카페 앞 우도 바당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전망은 우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절경 중 하나. 복잡한 천진항 주변의 맛집 대신 한적하게 우도를 즐기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아이스크림 4,000원, 11am~5:30pm(영업시간 계절별 상이), 010 2899 1365, 제주시 우도면 우도해안길 532, 인스타그램 hahahohocafe





비양도

청록빛 바닷물에 비친 비양도 전경. © 안수연


<어린왕자> 속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닮은 섬 비양도. 흰 모래사장과 일몰로 유명한 금릉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섬의 풍경은 유난히 인상적이다. 비양도는 사람이 거주하는 제주의 부속 섬 중 가장 작다. 섬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아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아담하며 마을회관도, 소방서도, 보건소도 실제보다 축소해놓은 듯 작다. 오름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데다, 대나무 숲길, 무인 등대, TV 드라마 <봄날> 촬영지 등 은근히 볼거리가 많다. 다이내믹한 트레킹 코스를 따라가면 도착하는 비양봉 꼭대기에서는 시원한 바람과 제주 본섬의 아름다운 경치가 기다린다. 작지만 요망진(제주어로 똑똑하다는 뜻) 섬인 셈.

ⓘ 한림항에서 배편으로 10분 걸린다. 하루에 네 번 출항. 064 796 7522.



비양도 백패킹

제주에는 비양도가 2곳 있다. 금릉과 협재 바닷가에서 보이는 작은 섬 비양도 그리고 우도와 연결된 백패킹의 성지 비양도. 우도를 찾은 여행객이 서둘러 마지막 배를 타고 섬을 떠날 때, 바로 그 배를 타고 유유히 입도하는 큰 배낭을 맨 이들이 바로 비양도로 향하는 백패커다. 우도에서 한라산을 배경으로 바라보는 일몰과 일출은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1-3(천진항에서 오른쪽 방향에 위치).



카페 비주비주

피크닉 카페 비주비주. © 안수연


아날로그 감성의 피크닉 카페. 비양도처럼 작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여럿 있다. 미리 주문하면 피크닉 도시락을 제공한다. 비양봉에서 내려온 후, 선착장에서 5분 거리인 이곳에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비양도를 닮은 앙증맞은 녹차 파운드케이크 1조각으로 에너지를 충전하자. 큰 통창이 있는 1층과 가림막을 설치한 2층에서 그림 같은 청록빛 바다가 바라보인다. 핑크빛 벽 앞에 조성한 포토 존은 인증샷 포인트다. 카페 사장이 직접 채밀한 감귤 꽃 꿀도 판매한다.

ⓘ 음료 5,000원부터, 9:30am~4pm(휴무 시 인스타그램에 공지), 064 796 5565,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길 32, 인스타그램 cafe_beejubeeju



호돌이식당

호돌이식당의 간판 메뉴인 보말죽과 호돌이물회. © 안수연


제주의 대표 맛집으로도 손색없는 곳. 식당 벽에 그린 88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정겹게 느껴지는 역사 깊은 식당인데, 이곳 때문에 비양도에 다시 오고 싶어질 정도로 맛있는 메뉴가 가득하다. 비양도 해녀가 채취한 톳과 생미역 초무침, 고소하고 바삭한 겡이(작은 게) 볶음 등 기본 반찬부터 먹음직스럽다. 보말을 넉넉히 넣은 진하고 고소한 보말죽, 간판 메뉴인 호돌이 물회를 꼭 맛보자. 성게, 소라, 전복을 듬뿍 넣고 국물을 살짝 얼려 내는 담백하고 차가운 물회를 입에 넣는 순간, 청정한 제주 바다가 짜릿하게 전해진다.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겡이 볶음은 워낙 인기가 좋아 따로 포장해 판매할 정도. 순식간에 자리가 꽉 차곤 하니 식사 시간을 피해 들르는 게 좋다.

ⓘ 보말죽 1만 원, 9am~3pm, 064 796 8475,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길 284.



비양봉

무인 등대를 보며 트레킹할 수 있는 오름 비양봉. © 안수연


300개가 넘는 제주 오름 중 비양도에 있는 유일한 오름으로, 2개의 분화구를 품고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 코스가 두 차례 이어지며 제주 본섬과 바다의 풍광이 나타났다 사라져 더욱 신비롭다. 그늘을 따라 시원하게 걸을 수 있는 대숲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오름 등산을 시작하게 된다. 두 번째 오르막 코스는 나무 계단으로 되어 있어 한결 수월하다. 무인 등대가 서 있는 비양봉 꼭대기에서는 시원한 바람과 제주 섬의 풍광, 운이 좋으면 웅장한 한라산 전망까지 어우러져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비양봉에서 내려오면 바닷가를 따라 비양도를 한바퀴 도는 올레길이 시작한다. 올레길을 걸으며 화산 지질층, 호니토 등 원시 화산 활동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글/사진. 안수연




'제주의 섬에서 섬으로'에 이어진 이야기

제주의 섬에서 섬으로 pt.2 - 가파도, 마라도, 차귀도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와 함께 최고의 여행을 만나보세요.

▶ 론리플래닛 코리아 웹사이트

▶ 론리플래닛 코리아 페이스북  





작가의 이전글 괌과 카메라와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