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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Sep 19. 2019

여행을 위한 공상들

유명 디자이너들이 최근 발표한, 여행을 둘러싼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5.

벼랑 끝의 하룻밤

Cliff Concept Boutique Hotel by Hayri Atak Architectural Design Studio

노르웨이 로갈란주의 바위 절벽 프레이케스톨렌을 배경으로 한 상상의 건축물 클리프 콘셉트 부티크 호텔. ⓒ HAYRI ATAK


익스트림 스포츠를 촬영한 사진 중에서도 섬뜩하기로 손에 꼽히는 것들이 있다. 바로, 까마득한 절벽에 매달린 채 잠을 청하는 클라이머의 사진. 대개는 그렇게 해야만 정복할 수 있는 루트를 오르기 때문이지만, 더러는 단순히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낭떠러지에 잠자리를 꾸리기도 한다. 터키 이스탄불 출신의 건축가 하이리 아타크(Hayri Atak)는 노르웨이 로갈란주의 바위 절벽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에서 엉뚱한 영감을 얻었다. 절벽 꼭대기에 절벽과 일체형인 호텔을 만드는 것이다. 그가 구상한 클리프 콘셉트 부티크 호텔은 604미터 높이의 절벽을 파내고 내부에 건물을 조성해 옥상을 통해 객실로 진입할 수 있다. 대체 누가 이런 곳에 묵을까 싶지만, 세상은 넓고 용자는 많은 법. 몇몇은 기꺼이 절벽 끝으로 길게 뻗은 막대형 글라스 수영장에도 들어가려 할 테다.

hayriatak.com



꼬리 칸의 재구성

MOVE by Layer Design

알루미늄과 탄소섬유로 만든 프레임에 하이테크 니트를 씌운 비행기 이코노미석 콘셉트 디자인 무브. ⓒ LAYER DESIGN


비행기 이코노미석은 오늘날의 형태가 최선일까? 팀 하퍼드 같은 경제학자는 항공사가 일부러 이코노미석을 열악하게 만든다고 의심한다. 상위 클래스와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콘셉트 디자인 무브는 최 신 기술을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비행기 좌석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정체는 디자이너 벤저민 허버트(Benjamin Hubert)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의 요청으로 구상한 이코노미석 디자인. 알루미늄과 탄소섬유로 만든 프레임에 하이테크 니트를 씌워 견고하면서도 가볍고, 인체에도 편안하다. 승객은 스마트 디바이스를 좌석에 연동해 각자 시트 강도, 온도, 압력을 조정할 수 있다. 설정에 따라 니트에 탑재된 센서가 설정을 자동 조정하기도 한다.

layerdesign.com



하늘 위를 수영하는 법

Infinity London by Compass

55층 호텔의 옥상에 설치될 전면 인피니티 풀 인피티니티 런던. ⓒ COMPASS


인피니티 풀의 묘미는 내 몸이 담긴 물이 하늘과 연결된 듯 보이는 착시. 수영장 제조사 콤파스가 내놓은 인피니티 런던은 4면이 인피니티 풀인 수영장이다. 전후좌우가 모두 하늘과 이어진 수영장이니 흡사 공중에 떠서 수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기술이 필수다. 물을 빼고 채우는 것만 해도 신기술이 필요하고, 건물 아래로 물이 넘쳐 흐르지 않도록 바람 세기를 감지하며 그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대체 저 수영장에 어떻게 들어가느냐 하는 것. 비밀은 바닥이다. 잠수함 출입구처럼, 계단형 입구가 솟아오른다. 빛을 물과 비슷한 파장으로 투과하는 주조 아크릴을 외장재로 사용하며 바닥까지 투명하게 만든다고 한다. 콘셉트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런던 중심가에 새로 짓는 55층 규모 호텔 옥상에 시공할 예정이다. 아직은 위치도 미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compass-pools.co.uk




관광객과 시민을 위한 공공 미술

SolarCLOUD by superspace

태양열로 작동하는 공공 미술품 겸 대형 캐노피 솔라클라우드. ⓒ SUPERSPACE


도시 입구에 방문자를 환영하듯 수천 개의 풍선을 띄운다면 어떨까? 그 풍선이 결코 터지지도 않는데다, 심지어 시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까지 준다면?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스페이스가 발표한 솔라클라우드는 아부다비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의 입구에 솔라 패브릭 소재 풍선 1,500여 개를 띄우자는 아이디어다. 솔라 패브릭은 천과 흡사한 재질과 물성을 지녔지만 태양광 패널처럼 햇빛에서 에너지를 얻는 신소재. 풍선은 태양열을 많이 받을수록 높이 떠오르고, 밤이 되면 다소 가라앉지만 낮에 비축한 에너지로 조명 쇼를 선보인다고 한다.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는 것은 물론 햇볕이 강렬한 마스다르 시티에서 대형 캐노피 역할을 한다는 게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superspacearch.com



미처 세상에 없던 도시

Oceanix City by BIG

비야르케 잉엘스가 UN 뉴욕 본부에서 발표한 오셔닉스 시티 프로젝트. ⓒ BIG


명실공히 당대 최고의 스타 건축가 중 한 명인 비야르케 잉엘스(Bjarke Ingels). 이 남자가 얼마 전 UN 뉴욕 본부에서 발표한 ‘오셔닉스 시티’ 프로젝트는 일종의 도시계획이다. 특정 도시를 재정비하는 수준을 말하는 게 아니다. 6개의 거대 섬 형태 구조물로, 지도상에 없던 해상 도시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이 도시는 인류가 성취한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기술을 망라한다. 우선 자원 대부분을 자급 자족한다. 에너지는 태양광에서 얻고 물은 비, 바다, 하수, 공기 등을 재처리, 가공해 얻으며, 섬 내에서 어업과 농업도 이루어진다. 섬 모듈은 바이오락(철근 구조물에 전류를 흘려 바닷물 속 미네랄을 굳힌 것)으로 해저에 고정되며, 일반 도시보다 홍수, 쓰나미, 태풍 같은 자연재해에 훨씬 강하다. BIG가 공개한 렌더링 이미지에서 다양한 인종이 등장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고급 리조트가 아닌 해수면 상승에 위협받는 지역 주민을 위한 이주 도시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모듈식 구조로 세계 정세에 따라 확장하고 변형할 수 있다 하니, 다양한 인종이 모여 어떤 문화를 형성할 지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big.dk



글. 오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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