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골목 여행

새로운 로컬 문화를 만들어가는 동네 '상도로 골목여행'

by 온더로드


한강대교가 준공되면서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섰던 상도동에는 지금도 당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옛 골목을 누비며 새로운 로컬 문화를 만들어가는 동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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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곳

1. 우나앤쿠

음악 복합 문화 공간 우나앤쿠에서는 다채로운 공연이 열린다. © 우나앤쿠
우나앤쿠는 공연 외에도 대관, 플리 마켓, 전시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 우나앤쿠

우나앤쿠는 2013년에 문을 연 음악 복합 문화 공간이다. 재즈 뮤지션 겸 공연 기획자인 김민규 대표는 이곳을 ‘뮤지션의 놀이터’라고 소개한다.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재즈 공연을 통해 뮤지션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악기 연습실을 운영하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 또한 역량 있는 뮤지션을 발굴해 대중에게 알리기도 한다. 올해 5월부터 시작한 우나살롱은 실험적 공연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음악 낭독극, 퍼포먼스를 결합한 즉흥 연주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음악 콘텐츠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대방동과 상도동 주민의 경우 공연 티켓을 할인해주니 참고할 것.


ⓘ 공연 티켓 1만 원부터, 인스타그램 @unanqu





쇼핑

2. 대륙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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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간판을 그대로 내건 대륙서점은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동네 책방이다. © 문지연

대륙서점은 1987년부터 상도동을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학생들이 참고서를 사고, 서점 앞 알록달록한 차양은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쉼터가 되어주던 곳. 2015년 폐업 위기에 처한 서점을 박일우 대표가 인수해 지금껏 운영하고 있다. 주인은 바뀌었지만 동네 주민을 위한 공간임에는 변함이 없다. 동네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서가를 구성하고, 주민 기자단을 꾸려 상도동 이야기를 담은 독립 출판물을 제작하는 등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독서 모임, 독립 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는 문화 행사도 꾸준히 개최한다. 서가에서 종종 발견되는 동네 주민의 서평은 책을 고르는 재미를 더한다.


ⓘ 2pm~10pm, 한 달에 2회 휴무, @daeruk_books





3. 지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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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뉴얼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늘리고 매장을 깔끔하게 단장한 지구숍. 천연 수세미는 가격이 저렴하고 유용해 제로웨이스트를 처음 실천하기에 좋다. © 문지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싶다면 지구샵으로 향하자.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는 카페 겸 숍이던 지구샵이 최근 리뉴얼 오픈했다. 자체 제작 상품을 추가하고, 실용품 위주로 상품군을 확대해 제로웨이스트 전문 편집매장으로 탈바꿈한 것. 탄소 발자국이 적은 것, 주인장이 직접 사용해보고 불편하지 않은 것, 최대한 포장이 없는 것.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한 제품만 판매해 더욱 믿음직하다. 그중 천연 수세미, 이브(EVE)의 실리콘 월경컵, 팜프리 비건 비누는 처음 실천하기 좋은 제품이라고. 12월까지 제로웨이스트에 관련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니 인스타그램을 주목하자.


ⓘ 트망트망 비건 비누 6,500원, 1pm~8pm, 월 · 일요일 휴무, @zerowaste_jigu




DSCF4008_수정.jpg © 문지연


OWNER'S PICK

“트망트망은 팜프리 비건 비누 브랜드입니다. 비누를 만들 때 대량생산으로 열대우림과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팜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죠. 주방용, 세탁용, 세안용으로 나뉘는데, 특히 주방용 비누를 추천해요. 친환경적일뿐더러 세제 잔여물이 남지 않아 계면활성제에서 해방될 수 있어요.”


by 지구샵의 박병길 대표






먹을 곳

4. 아시안보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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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셰프가 선보이는 베트남 정통 쌀국수는 인기가 좋다. 아시안보울은 이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레스토랑이다. © 문지연

“가정을 지켜야 하는 이주 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일자리입니다. 이곳이 그들의 희망이 됐으면 해요.” 사단법인 결혼이민가족지원연대 소속 권오희 대표가 식당을 열게 된 계기를 밝힌다. 아시안보울은 베트남 이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레스토랑이다. 현지 요리 경력을 갖춘 베트남 출신 셰프를 필두로 정통 베트남 요리와 다양한 아시안 음식을 선보인다. 양지로 국물을 우려낸 베트남 남부 스타일의 쌀국수와 신선한 채소를 듬뿍 넣은 월남쌈이 인기 메뉴. 직접 공수한 현지 식자재로 본토의 맛을 구현했으며, 화학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고 비정제 설탕을 사용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았다.


ⓘ 쌀국수 8,000원, 11am~10pm, 일요일 휴무, 070 7738 2222.






마실 곳

5. 공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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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 사인으로 장식한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공집합의 입구와 내부. 시그너처 메뉴인 제임슨 위스키와 아마레토 리큐어, 진저에일, 레몬을 첨가한 갓파더 하이볼. © 문지연

동네 이웃이 돌아가며 호스트가 되어 취향을 공유하는 바를 운영한다면? 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한 공집합은 블랭크 건축사사무소가 선보인 커뮤니티 바다. 한 달에 한 번 신청 가능한 ‘호스트 나이트’는 주제를 정한 후 그에 어울리는 음식과 주류를 준비해 3시간 동안 바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여행, 책, 영화, 전통주, 일하는 여성 등 다양한 관심사를 나누고, 이웃과의 네트워크를 넓혀갈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평상시에는 분위기 좋은 바로 운영하는데, 가볍게 마시기 좋은 하이볼 11종과 주정강화 와인, 위스키, 수제 맥주 등과 함께 간단한 안주를 즐길 수 있다. 최근 후암동에 공집합 2호점을 오픈했다.


ⓘ 하이볼 7,000원부터, 6pm~1am, 일요일 휴무, @gongzipop





잠잘 곳

6. 핸드픽트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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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문을 연 핸드픽트호텔은 서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로컬 호텔이다. © 문지연 미니멀한 객실은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 핸드픽트호텔
DSCF2924_수정.jpg 한식당 나루에서는 상도동의 오래된 주택 단지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 문지연

2018년 <모노클>이 선정한 전 세계 100대 호텔 중 유일한 한국 호텔. 대형 호텔을 제치고 값진 타이틀을 거머쥔 핸드픽트호텔은 서울의 삶에 스며드는 로컬 콘텐츠로 승부한다. 오래된 주택단지가 내려다보이는 특별한 시티 뷰를 자랑하며, 주변 가게와 협업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노포와 맛집을 환히 꿰고 있는 상도동 출신 직원들이 여행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한다. 게다가 43개의 객실은 헤븐리 베드와 고급 어메니티를 갖춰 안락한 휴식을 선사한다. 정갈한 한식당 나루를 비롯해 카페, 꽃집, 편집매장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루프톱에서 11월 말에 열리는 <햇꿀전>은 도시 양봉으로 올해 첫 수확한 꿀을 전시해 눈길을 끈다.


ⓘ 7만5,000원부터, handpicked.kr



DSCF2881_수정.jpg 핸드픽트호텔의 김성호 대표 ⓒ 문지연

LOCAL'S TIP

"조부모 때부터 대를 이어 운영하던 주유소 자리에 지금의 핸드픽트호텔을 세웠습니다.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한 상도동의 매력을 호텔을 통해 널리 알리고자 했죠. 위치상으로 강남과 강북 어디든 가기 좋은 교통 요지라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상도동은 1960년대에 개발된 서울의 첫 번째 주택단지예요. 언덕 위에 오래된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정겨운 풍경이 펼쳐지고, 노포와 재래시장에서 옛 서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답니다. 그저 골목을 산책하기만 해도 볼거리가 넘쳐나죠. 상도4동의 경우 도시 재생 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예스러운 매력을 계속 지켜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도로를 방문한다면 꼭 동네를 1바퀴 돌아보세요. 성대 시장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기도 하고, 장독을 파는 가게도 구경하면서 취향대로 자유로이 다니는 걸 추천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저희 호텔 뒤쪽 벽면에 유명 예술가 트리스탄 이턴 (Tristan Eaton)이 그린 대형 벽화가 있는데, 그 벽화가 보이는 골목을 따라다니면 됩니다."


by. 핸드픽트호텔의 김성호 대표





글/사진.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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