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로 우뚝 솟은 아파트와 다닥다닥 모인 구옥,
1949년부터 이어온 전통시장과 이제 막 문을 연 청년들의 가게.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골목에서
시대를 초월한 감성과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을 만나보자.
오픈팜은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테이블웨어를 소개한다. 1990년대 빈티지 오브제와 더불어 자체 제작한 복고풍 테이블웨어를 함께 선보이는 것. 뛰어난 안목으로 세심하게 고른 빈티지 오브제는 대부분 명품 브랜드의 미개봉 제품들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빈티지 감성의 자체 제작 상품은 비 플라워 글라스 라인을 시작으로 전통 향방에서 만든 천연 인센스, 1인용 우드 트레이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제품군을 늘려나가는 중이다. 가정집을 개조한 쇼룸에 방문하면 매달 다른 콘셉트로 꾸미는 메인 테이블을 통해 테이블웨어 스타일링도 엿볼 수 있다. 4월에는 테라초 인센스 홀더 출시와 함께 대리석이나 테라초 소재의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 비 플라워 글라스 1만9,000원, 12pm~7pm, 비정기 휴무, @open__farm
지방시 화이트 팔각 컵 앤드 소서
지방시와 일본 식기 브랜드 야마카(Yamaka)가 협업해 만든 1990년대 빈티지 찻잔. 두 브랜드가 합작한 시리즈 중에서도 지방시 특유의 분위기가 잘 드러나 소장 가치가 높다. 컵과 컵 받침 모두 팔각 형태에 금테를 두른 세련된 디자인이 인상적. 한정 수량으로 들어오는 만큼 희소성이 높으며, 1990년대 시대상을 반영하는 디자인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소장 가치가 높은 빈티지를 찾는다면 브랜드에서 생산한 제품을 추천한다. 발렌티노, 이브 생로랑, 폴로 랄프로렌 등이 대표적. 빈티지 식기류를 고를 때는 제품을 뒤집어 바닥을 체크하자. 빈티지 특성상 스크레치가 전혀 없을 순 없지만 바닥을 보면 제품의 보관 상태를 알 수 있다.
※ 알아두기
해외에서 들여오는 빈티지 식기류는 식약청의 인증을 받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여서 음식을 담기보다는 장식용이나 수집용으로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비(Bee) 플라워 글라스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에 벌어진 튤립 파동에서 영감을 받아 자체 제작한 유리컵. 당시 네덜란드에 처음 들어온 튤립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파동이 벌어질 정도로 꽃이 고가에 거래되고, 다양한 종류의 튤립이 개량되었다고 한다. 각기 다른 컬러와 화종의 튤립이 그려진 네 가지 디자인의 유리컵은 화려한 패턴과 강렬한 색감으로 빈티지 감성을 이끌어낸다. 빈티지 무드를 느끼면서 실생활에서 직접 사용 가능하다. 대량 생산하기 때문에 합리적 가격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금호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공간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골목이에요.
최근 한남동이나 이태원에서 넘어온 젊은 가게가 속속 생겨나고 있죠.
이런 기류에도 70년 전통의 금남시장을 포함해 옛 서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친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 김연미·김윤미 오픈팜 대표
오래된 동네 풍경과 새 아파트가 대비를 이루는 무수막길 언덕 꼭대기에 다다르자 프루스트의 서재가 불쑥 등장한다. 박성민 책방지기의 말에 따르면 오랫동안 책방을 하고 싶어서 자신이 나고 자란 이 동네에 터를 잡았다고. 그의 바람대로 책방은 2015년부터 줄곧 골목을 지키고 있다. 책방지기의 취향이 묻어나는 서가는 독립 출판물과 인문학 서적이 주를 이루며, 간간이 손때 묻은 헌책도 발견할 수 있다. 요즘 박성민 씨가 열중하는 일은 시집 수제본 만들기. 유통 과정의 실험적 시도를 통해 저자에게 책 판매 수량이 투명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예전처럼 책에 인지를 붙여 소량 제작한다고. 책방 초기 때부터 매주 열린 책 낭독 모임도 부담없이 참여하기 좋다.
ⓘ 1pm~8pm, 일·월요일 휴무, @library_of_proust
한 주간 열심히 일상을 보낸 뒤, 주말에 여유롭게 즐기는 브런치. 브루클린원은 김나희 대표가 미국 유학 시절 즐겨 찾던 브루클린의 브런치 레스토랑을 재현한 곳이다. 스트라이프 차양을 단 이국적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는 그때를 추억하는 정통 브런치 메뉴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버번위스키로 향을 입힌 앵커 버터를 발라 먹는 세이보리 프렌치 토스트. 캐러멜라이징한 양파와 그뤼예르 치즈로 풍미를 더한 어니언 수프를 함께 곁들여도 좋다. 종종 매장에서는 쿠킹 클래스, 대관 파티 등의 이벤트가 열리는데, 봄에는 함께 운영하는 한남동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바이갈로 셰프의 요리와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팝업 와인바를 열 예정이라고.
ⓘ 세이보리 프렌치 토스트 1만2,000원, 9am~8:30pm, 브레이크타임 4pm~5pm, 월·화요일 휴무, @brooklyn1_brunch
금호동의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잠시 목을 축이려는 이도, 일상의 탈출구가 필요한 이도 자연스럽게 모이는 블레스트는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카페다. 오픈한 지 2년도 채 안 돼 동네 주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편안한 분위기와 엄선한 원두로 선보이는 훌륭한 커피가 그 비결이라고. 플랫화이트에 크림과 크런치를 올린 크크플랫, 흑임자 크림을 올린 흑임플랫 등 장하현 바리스타가 개발한 크림 메뉴와 매주 발품을 팔아 선별한 원두로 내리는 오늘의 핸드 드립이 인기가 좋다. 창문에서 커피를 건네는 드라이브스루나어린이 손님을 위한 바닐라 맛 베이비치노 등 주민의 편의를 고려한 배려 깊은 서비스도 동네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다.
ⓘ 크크플랫 5,000원, 10am~6pm, 월요일 휴무, @cafe_blest
세탁소옆집은 부티크 맥주를 선보이는 맥주 편집매장이다. 전세계 브루어리에서 수입한 70여 종의 맥주는 남다른 개성과 고급스러운 향미, 감각적인 보틀 디자인으로 맥주 애호가를 열광하게 만든다. 주인장의 추천 맥주는 고제(Gose) 특유의 짭조름함과 산미가 어우러진 덴마크의 집시 브루어리 투올(To Øl)이 양조한 산타 고제 잇 올(Santa Gose it All). 현지 식자재를 추가하거나 배럴 에이징을 더한 독특한 맥주를 선보이 는 에스토니아 로컬 브루어리 뽀할라(Põhjala)의 프렌츨라우어 베르크(Prenzlauer Berg)는 라즈베리의 산뜻한 향미를 내 봄에 잘 어울린다. 유명 브루어와 협업해 한정판 맥주를 생산하거나, DJ 파티와 수제 맥주 클래스 등의 이벤트가 왕왕 열리니 인스타그램을 주목하자.
ⓘ 맥주 3,000원부터, 6:30pm~11:30pm, 토요일 6pm~11pm, 일·월·화요일 휴무, @next_to_laundryshop
글/사진. 문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