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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Sep 21. 2020

제주의 숲을 즐기는 여섯 가지 방법

한라산 중턱 우거진 숲과 나무로 둘러싸인 길을 따라 달린다. 걷고, 음미하고, 체험하며 만나는 숲의 다양한 얼굴들. 








1. 위 호텔 제주

숲속의 웰니스 호텔


위 호텔 제주의 편백나무 숲. ⓒ박가영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슈페리어 룸. ⓒ박가영


제주 시내에서 출발해 구불구불한 1139번 도로를 타고 위 호텔 제주로 향하는 구간은 드라이빙의 묘미와 함께 자연 속을 탐험하는 기분을 선사한다. 이 숲길을 1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어느새 한라산 치맛자락에 폭 안긴 호텔에 다다른다. 제주의 대표적인 웰니스 호텔로 꼽히는 위 호텔 제주는 진정한 휴식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이 푹 쉬고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명상, 스파 등 숙소 밖에 나가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기 때문. 특히 한라산 중산간 기슭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린 숲 테라피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위 호텔의 숲은 다양한 수종이 잘 보존된 원시림과 멋진 산책로로 이루어져 있다. 유네스코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제주도 한라산 자락 해발 350m에 위치해 자연적·생태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호텔에 비치된 지도를 보고 자유롭게 산책해도 좋지만, 숲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매일 오전 9시 10분에 시작하는 ‘힐링 포레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숲 해설사와 동행하며 숲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길가에 있는 작은 돌과 이끼마저 새롭게 보인다. 명상 호흡이나 스트레칭이 가미된 요가 등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줄 체험도 숲에서 즐길 수 있다. 객실에서도 창밖으로 펼쳐진 한라산의 푸른 숲을 만끽할 수 있다. 지대가 높아 날씨가 맑은 날엔 멀리 바다와 백록담까지 내다보인다. 



ⓘ 슈페리어 룸 15만8,100원부터(조식 불포함), 웰니스 센터 사전 예약제, 064 730 1200, 제주도 서귀포시 1100로 453-95, 
wehotel.co.kr






2. 서귀다원

노부부의 유기농 녹차밭

숲으로 둘러싸인 서귀다원. ⓒ박가영
다실에서 맛보는 우지차와 황차. ⓒ박가영


서귀다원은 한라산 동남쪽 끝자락, 1115번 도로와 1131번 도로(516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두 도로는 해안도로와는 또 다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제주의 드라이브 코스. 이 길을 달려 조용한 녹차밭까지 당도하는 여정은 그 자체가 힐링이다. 숲이 에워싼 6만6,000㎡의 다원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비밀 정원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지런히 줄지어 있는 녹차밭 주변으로 쌓아 올린 현무암 담장, 중간중간 불쑥 고개를 내밀고 있는 풍성한 동백나무가 동화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숲과 녹차밭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를 천천히 걷다 보면 눈과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곳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비단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해발 250m 청정 지역에서 깨끗한 공기와 물로 재배하는 싱그러운 유기농 햇차를 맛보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 허상종 할아버지와 안행자 할머니, 80대 노부부가 지금도 손수 농사를 짓고 차를 덖는다. 쭉 뻗은 가로수가 호위하고 있는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소담한 다실이 나오는데, 1인당 5,000원만 내면 할머니가 직접 내주는 녹차와 정과를 맛볼 수 있다. 맑고 개운한 우지차와 구수한 황차를 마시며 다원의 풍경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 입장료 1,000원(성인), 7am~4pm,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064 783 7482






3. 친봉산장

숲 속 산장에 온 듯

가가멜 스튜를 제조하는 김현철 산장지기. ⓒ박가영
친봉산장의 아이코닉한 간판. ⓒ박가영
속을 파낸 파네 빵에 담긴 가가멜 스튜. ⓒ박가영


스스로를 산장지기라고 칭하는 김현철 대표는 제주에 올 때 육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싶은 방식으로 살기 위해 고민하다 ‘친봉산장’을 열게 되었다고. 어릴 때부터 <허클베리 핀의 모험> 같은 모험기나 트리 하우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그는 아웃도어 라이프와 캠핑을 즐기며 자신의 취향을 발전시켜왔다.


산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헤이트풀8>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영화 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완벽한 산장 콘셉트로 실내를 장식했기 때문. 실내에 놓인 소품 하나하나가 심상치 않은데, 대부분 오래전부터 그가 하나씩 모아온 소장품이다.


친봉산장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도 흥미롭다. 나무에 매단 커다란 냄비에선 스튜가 보글보글 끓고, 종이 울리면 줄을 서서 소고기 스튜를 배식받는 방식. 스튜와 함께 위스키 향이 짙은 따끈한 아이리시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면 진정 험준한 숲속 산장에서 몸을 녹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숲 여행을 마치고 출출함을 달래며 잠시 쉬어 가는 코스로 제격이다.



ⓘ 아이리시 커피 1만 원, 가가멜 스튜 1만8,000원, 실내 노 키즈 존, 11am~21:30pm,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1389-4, @jeju_deerlodge






4. 탱크야 놀자

숲길을 달리는 ATV

울창한 숲과 너른 들판이 어우러진 탱크야 놀자의 풍경. ⓒ박가영
ATV를 타고 들판과 숲길을 달린다. ⓒ박가영
ATV를 타고 들판과 숲길을 달린다. ⓒ박가영


숲 여행이 늘 고요하고 정적일 필요는 없다. 사륜 모터사이클을 타고 너른 들판과 숲길을 달리는 신나는 액티비티도 있으니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원래 나 있던 길을 이용해 운행해요. 보통 ATV는 들판에서 많이 타는데, 여긴 우거진 숲길에서도 달릴 수 있어요. 이렇게 다채로운 코스를 만날 수 있는 곳은 흔치 않죠.” ‘탱크야 놀자’를 운영하는 이지훈 대표의 말이다. ATV로 통칭되는 사륜 모터사이클은 운전면허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는 액티비티다. 운전은 성인만 가능하며, 안전 교육을 받고 보호 장비 착용 등의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출발 전 테스트 운전을 하는데, 운전이 미숙한 사람은 체험이 제한된다. 

ATV에 풀썩 올라 앉아 ‘부르릉’ 시동을 걸고 들판으로 달려나갔다. 평소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했음에도 시동 거는 법부터 후진하는 법까지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중간중간 돌멩이를 밟을 때마다 ‘덜컹’ 하고 몸체가 크게 흔들리는데, 오프로드를 달리는 맛이 이런 건가 싶은 짜릿함이 있다. 길 양옆 나무들이 만들어놓은 숲 터널을 통과해 풀이 허리까지 자란 들판을 질주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훌훌 떨어져나가는 듯하다. 부대오름 앞, 말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평화로운 배경을 감상할 수 있는 건 덤이다.


ⓘ 1인 4만 원, 2인 5만 원(1대당 최대 2인 탑승 가능), 평균 30~40분 운행, 10am~6pm(마지막 탑승 5:30pm),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54-1, 070 4274 4664, @tankyanolza






5. 비밀의 숲

인스타그램 핫 스폿

인스타그래머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비밀의 숲. ⓒ박가영


붉은 흙길 양옆으로 강렬한 색채 대비를 이루는 독특한 형태의 측백나무, 길 끝에 자리 잡은 파란 푸드 트럭.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핫한 제주의 포토 스폿, 비밀의 숲이다. 안돌오름 부근 4만9,500㎡가량의 부지에 조성된 이 아름다운 숲은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로 ‘인생 샷’을 남기고 싶은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더 이상 ‘비밀의 숲’이 아닐 만큼 유명해졌지만, 그럼에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한 풍경임은 분명하다.

편백나무와 삼나무로 둘러싸인 들판엔 유채꽃, 메밀꽃 등 철마다 다른 꽃이 장관을 이룬다. 지금은 오렌지색 코스모스와 알록달록한 백일홍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정확한 개화 상황은 비밀의 숲 인스타그램으로 문의하면 친절히 알려준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 사이를 거닐다 보면 동화 같은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마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사진첩에 어느새 수십 장의 꽃 사진이 담긴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하고 싶다면 이른 아침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비자림로에서 진입할 경우 비포장도로가 있으니 운전에 특히 주의할 것. 공개된 곳 이외에는 출입을 삼가자.


ⓘ 입장료 2,000원, 10am~7pm,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2173, @secretforest75






6. 교래자연휴양림

제주 원시림의 숨결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된 교래자연휴양림. ⓒ박가영
교래자연휴양림. ⓒ박가영


울창한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1112번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도로를 따라 이동하다 차를 세우고 둘러볼 만한 숲길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도로 주변으로 사려니 숲길, 장생의 숲길, 절물 자연휴양림 등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휴양과 야영, 생태 체험과 삼림욕을 모두 즐기고 싶다면 교래자연휴양림으로 차를 돌려보자. 이곳은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최초의 자연 휴양림.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돌과 덩굴식물 등이 뒤섞인 곳을 뜻하는 ‘자왈’을 합친 제주어로 나무와 돌, 이끼, 수풀이 뒤섞인 제주도의 숲을 칭한다. 


휴양지구 입구로 들어가 매표소를 지나니 본격적인 숲 탐방이 시작됐다. 교래자연휴양림에는 두 가지 산책 코스가 있는 데, 큰지그리오름 전망대에서 돌아오는 2시간 반 코스 ‘오름산책로’와 트레킹 초보자도 가볍게 둘러보기 좋은 왕복 40분 코스 ‘생태관찰로’ 중 선택할 수 있다. 자갈과 이끼, 우거진 나무와 수풀이 얽혀 있는 숲속은 평탄하게 잘 닦인 수목원의 산책로를 걷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부러진 나무는 부러진 대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고, 울퉁불퉁하게 쌓여 있는 현무암 돌무더기는 촉촉한 이끼와 고사리로 뒤덮여 원시림 그대로의 매력을 뽐낸다. 비가 촉촉히 내린 날 방문하면 더 짙은 녹음과 더 진한 흙 냄새, 풀 냄새를 음미하며 자연에 온전히 녹아들 수 있다.



ⓘ 입장료 1,000원(성인), 7am~4pm,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064 783 7482





와인딩부터 오프로드까지 편안하게!

ⓒ박가영


롯데렌터카 제주 오토하우스에서 현대 팰리세이드 4WD를 대여해 제주의 숲으로 떠나보자. 8인승의 넉넉한 좌석과 여유로운 적재 공간은 캠핑 장비를 싣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브랜드 최초로 제공하는 험로 주행 모드는 새로운 HTRAC을 적용해 오프로드에서도 거뜬하며, 제주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을 때는 ‘차로 이탈 방지’ 보조 기능이 안전하고 편안한 드라이빙을 돕는다. 


ⓘ 대여 요금 16만4,450원부터(내륙 주중 24시간, 인터넷 더블골드 회원 예약 할인 기준, CDW 불포함, 기간별 할인율 상이)





글. 최신영 사진. 박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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