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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Dec 15. 2020

창문 앞에서 우주정거장까지,집에서 여행하는 법

코로나19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행자들의 갈망은 깊어지고 있다. 모니터 너머로 엿보는 누군가의 창밖 풍경부터 여행지의 거리, 국립공원의 광활한 자연, 멀게는 지구 밖 우주정거장의 모습까지. 집에서 즐기는 랜선 여행의 다양한 방법을 만나본다.






창밖 풍경 공유하기

ⓒ Window Swap

코로나19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창문 밖에 펼쳐지는 풍경은 작은 탈출구나 다름없다. ‘우리 집, 내 방의 창문 뷰를 공유한다’는 다소 생소한 개념의 윈도스와프(window-swap.com) 프로젝트는 똑같은 창밖 풍경에 실증을 느끼는 자가격리자들, 혹은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플랫폼이다. 


공동 창작자인 소날리 란지트(Sonali Ranjit)와 바이슈나프 발라수브라마니암(Vaishnav Balasubramaniam)은 “현실을 직시하세요. 우리는 모두 실내에 갇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여행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입니다”라는 뼈아픈 문장으로 소개를 시작했다. 또 윈도스와프는 “여행에 굶주린 모든 사람이 다시 우리의 아름다운 행성을 탐험할 수 있을 때까지, 서로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좋게 하기 위해 창문을 공유하는 인터넷상의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 Window Swap
ⓒ Window Swap

그들의 소개처럼,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는 누군가의 창문을 통해 만나는 풍경은 잠시나마 여행의 목마름을 해소해주는 창구가 된다. 무료로 로그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전 세계 사용자가 공유한 창문 밖 풍경이 무작위로 펼쳐진다.


미국, 인도, 이탈리아, 프랑스, 이집트, 아르헨티나, 이집트 그리고 한국 등 평소 여행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장소를 탐험할 수 있는데 창밖으로 그림 같은 노을이 물들기도 하고,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때때로 창가에 자리 잡은 고양이나 마당에 엎드려 쉬는 강아지, 새장에서 지저귀는 새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불쑥 등장하는 애완동물을 만나는 반가움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

ⓒ James Courtney Forte/ Shutter Stock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과거에 방영한 여행 프로그램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굳이 채널을 돌릴 필요 없이 온라인상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 수많은 여행 관련 영상을 언제든 찾아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보는 것만으로 여행 기분을 내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라이브 캠과 구글의 숨어 있는 서비스를 이용한 가상 여행이 도움이 된다. 


라이브 캠은 원하는 장면을 실시간 관람할 수 있어 편집된 영상과 다른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유명 관광지부터 아쿠아리움 속 물고기, 국립공원의 야생동물, 평화로운 해변, 원한다면 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까지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


특별히 야생동물이나 해양 생물에 관심이 많다면 익스플로어(explore.org/livecams)와 조지아 아쿠아리움(www.georgiaaquarium.org/webcam)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이슬란드의 밤하늘과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는 호텔 랭가(www.hotelranga.is/webcam), 우주인의 생활과 지구 밖 세계를 보여주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유튜브 채널도 매력적이다. 어스캠(www.earthcam.com)과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유튜브 검색창에 원하는 도시 이름과 라이브 캠을 넣고 검색하면 수많은 장소의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 Silky/ Shutter Stock

뉴 노멀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부터 구글 맵(Google Map)과 구글 어스(Google Earth)로 방구석 세계 여행을 해왔다면 구글 아츠 앤 컬처(Google Arts and Culture)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놓칠 수 없다.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내셔널 파크 서비스’. 


미국의 국립공원 5곳에 대한 버추얼 투어를 제공하는데, 360° 화면과 인터랙티브 기능, 생생한 사운드와 해설이 더해져 가이드와 함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박물관 가상 현실 투어 기능도 흥미롭다. 우피치, 오르세 등 세계적 박물관의 전시관 내부를 VR 화면을 통해 360°로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요 작품에 대한 설명까지 보고 들을 수 있어 유용하다.





실시간 소통하는 랜선 투어

ⓒ Port
ⓒ Port

“우리는 지금까지 전 세계 1,000명이 넘는 원격 여행객에게 여행을 제공했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을 할 수 없게 된 이들과 그 이전에도 직접 여행을 떠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현지 가이드와 함께 걷고 대화를 나누며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죠.” 포트의 공동 창업자 필립 맨(Philip Man)의 말이다. 


좀 더 실감 나는 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은 이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라이브 랜선 여행을 떠난다. 온라인 여행 사이트나 지자체에서 관련 여행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는데, 랜선 투어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올랐다.

화상 통화를 통해 온라인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포트(www.theportapp.com)에서는 서울, 케이프타운, 암스테르담, 타이베이 등에 거주하는 가이드와 함께 온라인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다. 흥미로운 점은 해외 여행자들이 원격으로 서울 투어를 즐긴다는 것. 포트를 통해 캐나다에서 서울 여행을 경험한 메리(Mary)는 “실시간으로 그곳에 있고, 여행 가이드와 실제로 대화하며 교류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후기를 남겼다.

지난 9월 말 하동군에서 추진한 ‘방구석 하동 여행’도 눈여겨볼 만하다. 힐링 여행, 가족 체험 여행, 슬로푸드 여행을 테마로 랜선 체험 여행을 진행한 것. 요가와 다도 수업, 아이스크림 만들기, 재첩 국수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원거리 여행객이 지역 특산물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접할 수 있었다.

국내 여행사 마이리얼트립도 랜선 투어 상품을 출시했다. 랜선 투어는 가이드가 미리 촬영해둔 영상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스튜디오 Live’, 가이드가 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나가 참가자들과 함께 라이브 투어를 하는 ‘현장 Live’의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한다. 미술관 도슨트 투어부터 랜드마크 투어, 야경 투어까지 여행지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현지 투어 상품을 랜선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글. 최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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