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여행지의 일상과 풍경들.
도시가 침묵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없어야 할 전대미문의 상황. 프로,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이 유례없는 장면을 담기 위해 조심스레 도시로 나섰다. 전 세계 60여 개의 셧다운된 도시를 촬영한 사진을 한데 모은 책으로, 정지한 런던 아이, 텅 빈 베네치아의 곤돌라와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 등 역사에 남을 사건에 대한 사진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의 사진작가 에밀리 리스테브스키(Emillie Ristevski)의 여행 사진집이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helloemillie)로 활동하는 그녀는 팔로워가 130만명이나 된다. 피드에는 나마비아의 사막, 그린란드의 빙하, 호주 오지의 붉은 안개 등 멋지고 놀랍고 아름다운 사진이 가득하다. 피드와 함께 올라오는 통찰력있는 글도 인기에 한몫한다. 책에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스폿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여행, 환경, 자연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셧다운이 지속되던 시기, 패션지 <보그>는 전 세계 모델, 배우, 예술가,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작가 등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편지를 써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Donatella Versace), 신디 셔먼(Cindy Sherman),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 시에나 밀러(Sienna Miller) 등 수많은 유명인에게서 받은 일상의 모습을 담아 책으로 묶었다.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20세기 미국 인쇄 광고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소수만 즐길 수 있었던 여행이 대중적 여가로 발전하면서 이루어진 ‘관광’산업의 급속한 성장을 통찰하는 책이다.자동차의 대량생산, 모텔의 등장이 여행 산업에 끼친 영향을 빈티지 광고들로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1900년부터 1999년까지 선보인 인쇄 광고들을 모아 2017년 출간된 이 책을 통해 눈부신 산업 성장이 여행에 끼친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글. 이은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