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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Mar 03. 2021

호텔 or 에어비앤비, 진정한 여행경험을 할 수 있는

많은 이들이 여행을 할 때 ‘진짜’를 추구한다. 그 장소와 그곳의 사람들을 정말로 알아간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많은 업체들이 여행자들에게 이 같은 진짜 경험을 제공하려고 애쓴다.





진짜 여행 경험을 갖는데 숙소는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까?ⓒKris Davidso Lonely Planet

존 월튼(John Walton)의 경험에 의하면 특히나 숙소가 그렇다.


잠깐, 여행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언젠가 공간에 푹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던 때를. 그곳이 어디인가? 나의 경우 일본에 있었을 때다. 나는 홋카이도의 외진 시레토코 반도 해안가에 자리한 목재로 지은 작은 식당에서 식탁 위의 그릴에 갓 수확한 맛있는 가리비를 올려 굽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밥 위에 성게와 게살을 얹은 돈부리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말할 것도 없이 끝내주는 맛이었고, 주변에는 나와 똑 같이 밥을 먹고 있는 일본 사람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곳이 진짜 정통 일본식이었냐고? 그 레스토랑 준 노 반야(Jun no Banya)는 사실 <북쪽지방에서(From the Northern Country, 기타노쿠니카라, 北の国から)>라는 일본 드라마에 나온 곳이다. 이런 연유로 식당은 일본이 드라마 팬들로 가득 차있었던 것이다(혹은 그냥 해산물을 즐기러 왔던가). 그래서 낚시찌, 그물, 그 외의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아주 ‘진짜’는 아니었던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조차 그곳에 가기 위해 수시간을 여행해야 하는 식당을 방문하는 건 절대적으로 ‘진짜’라고 생각한다. 현지인처럼 여행하는 건 내 생각에 여행의 즐거움 중 일부다. 


숙소도 이와 같다. 예를 들어, 일본에 여행 온 이들은 토요코 인 체인에 속하는 호텔들을 거의 반드시 보게 된다. 이들은 하나같이 파란색 로고 네온사인이 달린 여러 톤의 베이지색 조립식 건물이며 기차역, 중심 업무 지역 가까이 자리하고 심지어 공항 주변에도 있다. 




비즈니스 호텔

일본의 료칸은 비즈니스 호텔보다 더 진정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Fus Getty Images

이들은 일본에서 비즈니스 호텔이라고 부르는데,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숙소로 도쿄 외곽에서는 개인 화장실에 와이파이 잘 터지고, 푸짐한 조식이 포함되고, 조절 가능한 에어컨과 히터가 달려 있는1인 객실이 종종 1박에 50미국달러 미만이다. 아주 뻔한 호텔이지만 동시에 아주 일본답다. 비데 변기에서 깊은 욕조까지 모두다. 


이처럼 아주 비슷한 호텔들에서도 상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많이 했다. 나는 이를 감히 ‘진정한 현대 일본 경험’이라고 부르고 싶다. 언젠가 히로시마 현 지방의 한 체인 호텔에서 무료 카레 저녁식사를 하며, 점점 술에 취해가는 일본 회사원들과 함께 스모 경기를 관람하며 말할 것도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 아이폰의 구글 번역기와 몇몇 기초 일본어 표현 그리고 그들의 학교 수준 영어로 대화가 오고 가는 동안, 우리는 호텔 자판기의 맥주를 거덜내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이 같은 경험은 여전히 왠지 ‘진짜’ 일본이나 확실히 일본의 것이 아니라고 느껴지는가? 다다미 바닥에 요를 깔고 자는 하루에 500미국달러짜리 전통 료칸이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예약한 교토의 마치야 상점에 비하면 약간 덜 일본답다고 할 수 있을까? 이케아 가구로 채운 도심의 아파트는 어떤가?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여러 휴가지 민박, 휴일 임대 주택들은 그들의 숙소가 호텔보다 더 ‘진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광고하길 좋아한다. 하지만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써 이 같은 플랫폼을 통해 예약한 숙소들이 결국 매우 평이하고 단조로운 곳이었음이 드러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걸 알고 있다. 



에어비앤비제이션 Airbnbization(에어비앤비화)

우리는 어떤 나라에 자리한 서양 브랜드의 호텔에서 그 지역 브랜드의 호텔과 아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유사하게, 에어비앤비화 된 디자인이라는 건 우리가 마라케시, 멜버른, 모리오카, 몬테비데오 혹은 마이애미에서 서로 아주 흡사한 분위기의 아파트를 빌릴 수 있다는 거다. 중요한 건 같은 가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젠가 집 전체를 빌려서 아주 멋지고 진정한 지역적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호주 퍼스에서 나는 유칼립투스 덤불이 있는 산비탈에 자리한 별장에서 묵었었다. 그곳에는 해질 무렵 도시 너머 서쪽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진 발코니가 있었고, 저녁엔 집주인의 초대로 지역 와인을 몇 병을 나눠 마셨다.

경험이 진짜가 되는 핵심은 그것이 긍정적인 방식이던 부정적인 방식이던 간에 사람들에게 있다. 긍정적인 예로, 여행은 우리의 방식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하기도 하고, 세상과 우리 자신에 대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법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예로는, 매스 투어리즘(대중 관광)은 종종 장소가 지닌 기운이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차츰 무너뜨리기도 한다. 많은 도시에서 거주지들이 휴가지 민박으로 탈바꿈하면서 생겨나는 문제들, 또한 심지어 플랫폼 기반 아파트 렌털이 널리 퍼지기 전에도, 도심이나 밤에 파티를 벌이지 않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총각/처녀 파티 같은 부담이 크고, 가치가 낮은 관광업만 봐도 그렇다. 



베드 앤드 브렉퍼스트(비앤비) B&B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진짜를 찾을 수 있을까? 만약 그게 내가 추구하는 바과 같다면, 나는 좋은 홈스테이나 구식 베드 앤드 브렉퍼스트를 무척 좋아한다. 내가 프랑스에 살기 전에, 샹브르 도트(chambres d’hôtes)라는 프랑스 버전의 비앤비에 묵었을 때였다. 그곳은 종종 주인집 식탁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나누기도 했는데, 내 자신을 프랑스 문화에 흠뻑 적셔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였다. 내가 처음으로 도쿄에 여행을 갔을 때 나는 도쿄 외곽에 자리한 상냥한 전직 승무원 집의 손님방에 묵었었다. 그는 나에게 도쿄의 기차에 관한 것에서, 샤브샤브 먹는 법까지 모든 것을 소개해줬다. 

진짜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에 있다. 그리고 만약 그게 당신이 하고 싶은 거라면, 많은 다른 종류의 숙소에서 이를 경험할 수 있다. 




글. 존 월턴(John Walton) 편집. 평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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