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본섬에서 남서쪽으로 3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미야코지마. 오키나와의 숨은 보석으로 알려진 외딴 섬에서 경험한 최고의 순간을 소개한다.
미야코지마는 아름다운 해변에 대한 자부심이 유별나다. 오죽하면 자기네 바다 색을 가리켜 ‘미야코 블루’라고 할까. 트립어드바이저가 선정한 2016년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드(Travelers’ Choice Award)에서 ‘일본 최고의 해변 10곳’에 미야코지마의 해변 3곳이 이름을 올렸으니(몇 년째 변함없이) 터무니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3위를 차지한 스나야마 비치는 청색과 옥색이 뒤섞인 물빛도 아름답고, 하얀 거품이 밀려드는 고운 백사장, 프라이빗 비치라고 해도 좋을 아담한 규모에 한쪽에 자리 잡은 아치 모양의 바위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 해수욕 시즌은 3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미나아이야(皆愛屋)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 오키나와의 주식 중 하나인 두부 요리가 전문이다. 겉보기엔 우리나라에서 먹는 순두부와 다를 바 없지만, 간이 기막히게 밴 진한 국물과 부들부들한 순두부를 한 숟가락 떠 넘기면 눈이 번쩍 떠진다. 요령 부리지 않고 정면 승부하는 맛이랄까. 일반 순두부와 순두부 국수 중 선택할 수 있고, 양이 부족하다 싶을 땐 두부로 만든 주먹밥을 곁들이면 된다.
ⓘ 미나아이야 요시 두부 정식 500엔부터, 11am~, 부정기 휴무, +81 980 76 6778, 宮古島市下地字与那覇1450-62.
미야코지마 남쪽, 물이 좋기로 유명한 마을 구스쿠베(城辺)에 위치한 다라가와 양조장은 섬 내 6곳의 아와모리 양조장 중 하나로, 유일하게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곳이기도 하다. 풍부한 지하수,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환경, 천연 동굴 저장고가 술맛의 비결. 양조장 견학을 신청하면 양조 공장과 동굴 저장고를 둘러본 뒤 30년 동안 꾸준히 생산해온 대표 상품 ‘류큐왕조(琉球王朝)’부터 몽드 셀렉션(Monde Selection, 1961년 벨기에에서 설립한 국제 식음료 품평회)에서 수상한 ‘구온(久遠)’까지 다양한 아와모리를 시음하고 구입할 수 있다.
ⓘ 다라가와 양조장 관람료 무료, 류큐왕조 1병 1,898엔부터, 10am~4pm, 일요일 휴무, +81 980 77 4108, 宮古島市城辺字砂川85, taragawa.co.jp
© 표영소
미야코지마 체험공예촌(宮古島市体験工芸村)의 직물 공방은 미야코조후(宮古上布)의 직조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얇고 통기성이 좋은 모시의 특성에 뛰어난 직조 기술이 더해져 섬세한 무늬와 기품 있는 빛깔을 뽐내는 직물이다. 미야코조후로 만든 옷은 내구성 또한 훌륭해 흔히 ‘3대가 입는다’고 표현할 정도.
진짜 미야코조후를 짜는 것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체험용 씨실은 면실을 사용하고, 각자 원하는 색을 골라 원하는 무늬로 천을 짠다. 1시간 만에 완성한 것은 고작 사방 20센티미터 길이의 천 조각에 지나지 않지만, 특별한 기념품임에는 분명하다.
ⓘ 미야코지마 공예촌 직물 공방 60분 체험 2,000엔부터, 10am~8pm, 화요일 휴무, +81 90 7165 9862, miyakotaiken.com
항구 한쪽에 마련된 작업장으로 이동하니 싱싱한 참치 2마리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스티로폼 상자 안에서 대기 중이다. 곧이어 파란 티셔츠에 두툼한 방수 앞치마를 입은 남자가 나타나 참치를 꺼내 든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짙은 눈썹, 짧게 기른 턱수염까지, 어부보다는 해적에 어울릴 법한 외모지만 손놀림은 자로 잰 듯 정확하고 깔끔하다. 그의 동작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참치 1마리를 먹기 좋게 분해하는 것이 체험 참가자의 과제. 그리고 결과물은 잠시 후 회와 튀김, 국으로 탈바꿈해 점심 식탁 위에 놓인다. 생물 참치라 체험 내내 붉은 핏물이 도마 위로 흘러 넘치지만, 직접 손질한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막상 입에 넣고 나면 그 장면은 더 이상 생각나지 않을 테니 안심해도 좋다.
ⓘ 어부 체험 2,500엔(참치 해체 체험과 점심 식사 포함), 12:30pm~1pm(전날 5pm까지 예약 필수), plannet4.co.jp/hitotokisampo
© 표영소
섬 북쪽 끝자락의 이케마지마에서는 유키시오 제염소(雪塩製塩所)에도 들러보자. ‘눈꽃 소금’이라는 뜻의 유키시오는 미야코지마의 바닷물과 석회암 지형을 활용해 탄생한 지역 특산품. “유키시오는 나트륨 함량은 적은 대신 칼슘과 미네랄이 풍부해요. 한마디로 바다를 그대로 먹는 거죠.” 제염소 가이드가 자랑스럽게 말한다. 앙증맞은 유리병에 담긴 사이다나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유시키오를 맛보는 가장 쉽고도 맛있는 방법. 제염소와 나란히 있는 상점에 가면 유시키오로 만든 각종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 유키시오 제염소 견학 무료, 4~9월 9am~6:30pm, 10월~3월 9am~5pm, +81 980 72 5667, yukisio.com
© 표영소
미야코지마 시내의 번화가에 위치한 우사기야(うさぎや)는 오키나와의 전통 민요와 술자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붉은 기와 장식과 돌기둥, 각종 소품 등 전통 양식으로 꾸민 실내는 좌식과 입식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아늑하고 친밀한 분위기다. 아와모리 소주와 통삼겹살 조림 라후테(ラフテー), 토종 흑돼지 찜, 파파야 볶음 등 지역 별미를 즐기는 동안 한구석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선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오늘의 초대 가수는 미야코의 인기 싱어 송라이터 시게짱(重ちゃん). 미야코 민요나 류큐(15~19세기 오키나와 현 일대를 통치하던 왕국) 민요를 주로 부르는데, 이름처럼 육중한 몸집 때문에 노란색 꽃무늬 셔츠 가슴팍에 안은 산신(三線, 오키나와 전통악기)이 앙증맞아 보인다.
ⓘ 우사가야 5pm~12am(라이브 공연 7pm, 9pm), +81 980 79 0881
혹여 흐린 하늘 아래 미야코 블루가 자취를 감추고 비바람이라도 몰아치는 궂은 날이라면, 유토피아 팜 미야코지마(ユートピアファーム宮古島)를 찾아가자. 약 1.8헥타르 대지에 들어선 이곳은 남국의 식물 50여 종을 만날 수 있는 관광 농원이다. 비닐하우스에서는 파파야, 애플망고, 아테모야, 드래곤프루트 등 쉽게 보기 힘든 열대 과일이 자라고, 부겐빌레아 온실에 들어서면 흰색과 진홍색이 꽃잎이 수북이 쌓인 꽃길이 펼쳐진다. 200여 종의 꽃이 형형색색의 빛깔을 품어내 한 걸음 뗄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못 배긴다.
ⓘ 유토피아 팜 미야코지마 입장료 280엔, 4~9월 9:30am~6pm, 10월~3월 9:30am~5pm, +81 980 76 2949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와 다음 브런치가 여러분의 여행기를 기다립니다.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와 함께 최고의 여행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