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신의 존재를 믿었다면,
그리고 진짜로 신이 있다면,
신은 그 순간 나와 함께 했으리라.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건
세상과의 타협이 아니다.
자신과의 타협이다.
어디선가 나처럼
류블랴나를 사랑스러워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와는 왠지 사랑에 빠져도 좋을 것 같다.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이
다 ‘빠이' 때문이었다.
이런 나날이라면
명절에 가족이 다 함께 모여야 한다는 편견,
한번쯤 깨도 괜찮지 않을까.
거대한 남미 대륙의 끝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있는 곳. 파타고니아를 걷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떠났다.
하나의 섬이 가면, 또 다른 섬이 오니까.
그렇게 시작과 끝이 조금 다른 섬을 그리고 있어.
이 곳은 인간이 꿈꿀 수 있는 완벽한 공간에 가깝다.
어쩌면 유토피아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