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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May 26. 2016

봄 기운 가득한 여수 자동차 여행

해안 상공을 떠오르는 열기구 체험부터 바다 앞 캐러밴에서의 하룻밤, 모두를 배려하는 모던 식당, 싱싱한 활어회를 내는 어촌 마을까지. 여수 반도와 주변 섬을 오가며 봄 기운 가득한 자동차 여행을 떠나보자.


여수 자동차 여행 계획하기

여수레져 → 예울마루 → 나마스떼 글램핑파크 → 여수1923 → 돌산공원 → 향일암 → 금오도
총거리 약 80km로 여수 소호동 디오션 리조트의 여수레져에서 시작해 대경도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여수 구시가와 돌산도, 금오도를 돌아보는 여정이다. 



1. 여수레져 열기구

디오션 리조트 내에 위치한 여수레져 열기구 이륙장. © 임학현

소호동 남쪽의 디오션 리조트에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이색 액티비티도 기다린다. 여수레져에서 준비하는 열기구 체험이 바로 그것. 사방이 탁 트인 여수 하늘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여수 앞바다의 안온한 풍경을 감상하는 일은 열기구를 처음 접하는 이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열기구 체험은 사전 예약이 필수인 데다 운도 제법 필요하다.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초속 4미터 이하의 바람이 부는 날에만 운행을 하기 때문이다. 연중 100일 정도 비행이 가능한 열기구 체험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발길을 돌리진 말자. 간이 트랙을 깐 이륙장에서 카트와 스윙카 레이싱을 즐기며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으니까.

여수레져 열기구·카트 각 2만5,000원
061-682-3361~2(열기구 전화 예약 필수) 
ysky.co.kr


2.예울마루

과거 여천과 여수의 경계를 이루던 웅천친수공원 끝자락에 4년 전 문을 연 이곳은 여수 화학 공단을 바탕으로 성장한 GS칼텍스가 지역 사회에 기증한 문화예술 공간. 장도와 마주보고 있는 예울마루는 주변의 한적한 바다 풍광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언뜻 언덕에 파묻혀 있는 듯 보이는 이곳은 이화여대 ECC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의 손길을 거쳤다. 

대극장에선 지방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대형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이 열리며, 분기마다 지역 주민을 위한 브런치 콘서트를 준비한다. 매년 봄에는 4층 전시관에서 개관 특별전을 개최하는데, 첫해의 배병우 사진가 특별전에 이어 4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살아있는 그림展>을 진행 중이다. 하이퍼리얼리즘, 즉 극사실주의 작업을 이어온 국내 작가 20명의 작품이 전시관을 흥미롭게 채우고 있다.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한 그의 철학은 글래스 리버(Glass River)라 불리는 150미터의 유리 지붕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어요. 언덕을 따라 계단식으로 건물을 설계해 하나의 작품 같은 예술 공간으로 완성했지요.
- 예울마루 홍보담당 박민주

개관특별전 5,000원
10am~6pm, 월요일 휴무
yeulmaru.org


3.나마스떼 글램핑파크

모든 캐러밴에 글램핑 텐트를 연결한 나마스떼 글램핑파크에서는 낭만적인 캠핑의 기분을 낼 수 있다. © 임학현

갯장어 식당 거리를 지나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마스떼 글램핑파크에 닿는다. 이곳 해안가에 설치되어 있는 총 60개의 정박식 캐러밴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캐러밴은 일반 캠핑과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우선 장비를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캐러밴 내에 침대와 간이 주방, 욕실 등을 갖춘 것은 물론, 글램핑 텐트와 연결되어 있어 넉넉한 공간 속에서 아늑하게 캠핑 기분을 내기에도 제격이다. 게다가 바비큐 파티까지 예약하면 금상첨화. 이곳에서 준비한 등심, 삼겹살, 꼬치 등 각종 육류와 조개, 오징어 등 푸짐한 해산물을 장작불에 구워 먹으며 야외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잔잔하게 물살이 이는 대경도 앞바다의 낭만적인 풍경은 여수 밤바다의 정취를 더한다.

나마스떼 글램핑파크 캐러밴 12만5,000원부터(비수기 기준), 바비큐 5만 원(1인) 
010-2114-7474
glampingpark.kr


4. 여수 1923

여수1923의 정인숙 대표(가운데)와 함께 일하는 채린(왼쪽)과 조해린(오른쪽). © 임학현

최근 엑스포 해양공원 인근 공화동에 문을 연 여수1923으로 향하면 여수의 주요 먹거리를 소소하게 맛볼 수 있다. 원래 30년 가까이 허름한 식당으로 운영하던 이곳은 지난 겨울, 장진우 대표에게 인테리어부터 메뉴 구성까지 세세하게 조언을 받아 여수1923이란 이름으로 오픈했다.

먼저 대표 메뉴라 할 수 있는 여수 정식을 주문하면 돌게장과 서대회를 메인으로, 일곱 가지 반찬을 채반에 정갈하게 담아 낸다. 날마다 인근 항구에서 들여온 싱싱한 해산물을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방풍 나물, 갓물김치, 꼬시래기 등 입맛 돋우는 반찬 또한 여수에서 난 식자재로 준비한다.

채반에 정갈하게 반찬을 담아 내는 여수1923의 정식 메뉴. © 임학현
많은 여행자가 여수의 음식을 제대로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여수에 정착해 식당에서 함께 일하는 다문화 여성 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 여수1923 정인숙 대표

여수 정식 1만2,000원
10am~6pm(금~일요일 10pm까지), 월요일 휴무
061 651 5909
여수시 공화남2길 21


5. 돌산공원

돌산공원 방면에서 해상 케이블카를 타면 거북선대교 너머로 오동도까지 바라보인다. © 임학현

2014년 말부터 공식 운행을 시작한 해상 케이블카는 여수를 대표하는 명소다. 자동차 여행자라면 널찍한 주차 공간을 갖춘 돌산공원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는 게 한층 수월하다. 돌산공원과 건너편의 자산공원을 넉넉하게 돌아볼 수 있을뿐더러, 케이블카가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여수 앞바다의 전경을 감상하게 되니 더욱 흥미롭다.
돌산공원 방면에서 케이블카에 탑승하자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 너머로 웅장하게 주탑이 솟아 있는 거북선대교가 보인다. 시간이 넉넉한 이라면 자산공원에서 옛 시멘트 저장고를 개조한 전망 타워 아래로 내려가 제방길로 이어진 오동도를 쉬이 1바퀴 돌아보자. 다시 돌산공원으로 돌아오는 케이블카에선 둥글게 떠 있는 장군도와 언덕 비탈에 놓인 여수 구시가가 어우러진 포근한 전경을 조망할 수 있다.

일반 캐빈 왕복 1만3,000원
크리스탈 캐빈 왕복 2만 원
9am~10pm(토요일 11pm까지)
yeosucablecar.com


6. 향일암 & 언덕에 바람

해를 향해 나 있는 돌산도의 향일암에서 바라본 일출은 잊지 못할 장관을 선사한다. © 임학현

여수 반도와 2개의 다리로 연결된 돌산도는 섬이라기보다 뭍의 일부 같다. 그러나 다리를 건너는 순간, 오밀조밀한 여수 구시가 일대와는 전혀 다른 넉넉한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굴전마을 일대를 지날 때면 앞바다에 드넓게 펼쳐진 굴 양식장이 펼쳐지고, 이어 몽돌이 깔린 무술목해변과 만난다. 그중에서도 돌산도를 가장 기억에 남게 해주는 장소는 단연 섬 최남단의 향일암일 것이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동향으로 난 향일암은 전국 최고의 일출 명소로 손꼽힌다. 동시에 한낮에 찾더라도 특별한 정경과 마주칠 수 있다. 다도해 국립공원에 면한 돌산도에서 거의 유일하게 망망한 수평선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


7.금오도&안도마을

안도항에는 좌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바다 어장이 있다. © 임학현

금오도는 자동차 여행자에게도 분명 매력적인 섬이다. 비렁길을 걸으려는 방문객을 실은 관광버스가 비교적 뜸한 평일 오후에 이 섬을 찾으면 섬 동편으로 난 해안 도로를 온전히 독차지할 수 있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금오도의 풍경을 감상하느라 달리는 속도는 하염없이 느려진다. 차창 밖으로 어느 순간 진달래가 채색한 산등성이와 옥빛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도로는 안도대교를 지나 아담한 어촌 안도마을에서 종착을 맞는다.


안도마을 초입에는 제일식당이 있다. 민박을 겸한 이 식당의 수수한 외관만 보고 대단한 미식을 기대하기란 힘들다. 그러나 이곳에서 회정식을 주문한 뒤,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운 음식을 보고 나면 생각이 곧 달라질 것이다. TV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을 통해 잘 알려진 거북손, 배말, 군소, 군벗 등 도시에서 접하기 힘든 희귀한 해산물이 줄줄이 올라오니까.

제일식당 회정식의 기본 상차림. © 임학현

제일식당 

회정식(소) 1인분 2만 원
061-652-5640
여수시 남면 안도해변길 47



돌산도의 동쪽 해안을 따라 이어진 계동해안길. © 임학현


드라이빙 포인트


계동해안길

돌산도에서 향일암으로 가는 차량 대부분은 17번 국도를 타고 죽포리에서 향일암로로 빠지는 코스를 택하는데, 그 이전 평사리에서 시작하는 계동해안길로 우회하자.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해안 절경이 펼쳐지는 구간이 7킬로미터가량 이어진다. 두문포 마을을 지난 뒤에는 향일암로와 만나게 된다.


돌산로

향일암에서 돌산읍까지 이어진 돌산로는 돌산도 남부에 솟아 있는 봉황산 자락과 바다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향일암과 가까운 금성리 일대 산악 구간의 커브가 비교적 험한 편이며, 작금항을 지나갈 때에는 언덕에 바람 카페에 차를 세워 잠시 쉬어가자. 신기항 인근에 지난해 말 완공한 화태대교 너머로 지는 일몰 풍경이 근사하다.


금오로

함구미 마을에서 안도 마을까지 금오도 동쪽 방면으로 20킬로미터가량 이어진 해안도로다. 통행 차량이 적은 편이지만, 커브 구간이 많고 자전거로 섬을 돌아보는 여행자가 많아 속도를 낮춰야 한다. 섬 가운데에 자리한 우학면과 최남단의 안도 마을에 있는 민박에서 하룻밤 머물고 금오도 여행을 이어나가도 좋다.


고현 · 사진 임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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