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삼면이 바다인데, 왜 고등어는 멀리서 올까

혜영의 바다 연애 이야기

by 이혜영

요즘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고등어 왜 이렇게 비싸?” 조금만 더 들어가면 이렇게 이어진다.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이 반토막 났대.” 여기까지만 들으면 고등어가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번 고등어 이야기는 ‘고등어가 없다’기보다는, 우리가 어떤 고등어를 먹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다. 지도만 보면 고등어가 넘쳐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 바다는 얕고 연안이 복잡하며, 어업 밀도가 매우 높다. 고등어처럼 떼로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이 크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머물기에는 그리 넉넉한 환경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는 오랫동안 고등어를 너무 많이, 너무 당연하게 먹어왔다. 한때 ‘국민 생선’이었던 고등어는, 고갈이라는 단어가 붙기 전에 이미 연근해 자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 결과 지금의 한국은 국내 어획만으로 고등어 수요를 채우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 여기서 한국은 하나의 선택을 해왔다. 고등어를 국내에서 무리해서 잡기보다는,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들여오자는 선택이었다. 그 선택의 중심에 노르웨이가 있었다.


노르웨이 바다는 고등어에게 거의 이상적인 환경이다. 넓은 회유 경로와 차가운 수온, 플랑크톤이 풍부한 먹이 환경 덕분에 대규모 어군 형성이 가능하다. 그래서 노르웨이는 한 번에 많이 잡을 수 있고, 크기가 비교적 균일하며, 연중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가격과 물량, 품질을 모두 고려했을 때 한국 입장에서는 계산이 맞는 선택이었고, 그렇게 노르웨이 고등어는 한국 식탁의 ‘기본값’이 되었다.


그런데 올해, 노르웨이가 멈췄다. 노르웨이 정부는 고등어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어획 쿼터를 16만5천 톤에서 7만9천 톤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중요한 건 고등어가 갑자기 사라져서 못 잡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 속도로 계속 잡다가는 앞으로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보고, 사라지기 전에 먼저 브레이크를 건 선택에 가깝다. 쿼터란 결국 지금은 덜 잡더라도, 그래야 나중에도 계속 잡을 수 있다는 데 대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선택이 한국 식탁에 닿는 방식이다. 한국이 먹는 고등어의 80~90%가 노르웨이산이니, 노르웨이가 덜 잡으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고등어도 바로 줄어든다. 우리는 마트에서 “고등어가 귀해졌네”라는 감각을 먼저 느끼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고등어는 없어진 게 아니라 우리가 오랫동안 의존해온 공급 구조가 잠시 멈춰 서 있는 것이다.


삼면이 바다여도, 우리가 먹는 생선은 그 바다에서 자동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수십 년간의 선택과 효율, 그리고 편의가 만들어낸 결과다. 가까운 바다는 비워두고, 멀리 있는 바다에 가장 중요한 것을 맡겨온 건 아니었을까. 이번 고등어 가격은 그 질문을 식탁 위로 올려놓는다.


나는 이 이야기가 고등어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어떤 변화는 문제가 생겨서가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누군가 먼저 멈췄기 때문에 지금에 드러난다. 우리는 그 불편을 ‘사라짐’으로 느낄 뿐이다.


나는 오늘도 바다랑 연애 중이다. 연애를 하다 보면 알게 된다. 사라진 줄 알았던 것 중에는, 사실은 지켜지고 있는 관계도 있다는 걸.


<사진출처>

https://www.zoochat.com/community/media/school-of-atlantic-mackerel-scomber-scombrus-nov-10th-2018.428182/

https://koreajoongangdaily.joins.com/news/2026-01-04/business/industry/Koreas-mackeral-exports-hit-ironic-high-despite-domestic-shortages/2492378

https://www.sildelaget.no/en/all-news-articles/six-reasons-to-choose-norwegian-macker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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